내적 성찰에 대한 마카리오스와 에바그리오스의 교훈(2)
내적 성찰에 대한 마카리오스와 에바그리오스의 교훈(2)
  • 김수천
  • 승인 2017.09.20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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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리오스의 사상 가운데 첫째로 주목할 수 있는 것은 성화(sanctification)를 넘어선 하나님과의 연합에 대한 강조이다. 신령한 설교 10편 4장에서 마카리오스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간절히 하나님과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사람은... 하늘의 성령에 대한 열정적인 사랑으로 심령이 상하여, 은혜로 말미암아, 하늘에 계신 신랑에 대한 불타는 열망을 가지고 있다. 이 열망은 그에게 성령의 성화를 통해 주님과 신비롭고 말할 수 없는 교제에 완전히 들어가기를 원하게 한다. 그의 영혼의 얼굴에 드리워졌던 베일이 걷히고 말로 다할 수 없는 신령한 빛 안에서 하늘의 신랑의 얼굴을 직접 대면하여 본다. 그러한 영혼은 믿음의 확신 안에서 그분과 하나가 되며, 그분의 죽으심에 동참한다.

여기서 마카리오스는 성령을 통한 성화에 대하여 언급한다. 그러나 성화에 대한 마카리오스의 관념은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도록 성장하는 것 또는 하나님의 성품을 닮는다는 개념을 넘어서는 것임을 볼 수 있다. 마카리오스의 비전은 하늘의 신랑과의 대면적인 교제를 통하여 그분과 하나로 연합하는 것이다. 마카리오스는 이 하나님과의 직접적인 교제와 연합을 하나님과 인간의 독특한 인격적 관계의 측면에서 설명한다. 신령한 설교 45편 5장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하나님은 하늘과 땅, 해와 달, 바다, 열매를 맺는 나무, 온갖 종류의 동물들도 지으셨다. 그러나 신은 그것들 중 어느 것 안에서도 안식하지 않으셨다. 신은 그들을 다스리시지만 그들 안에 자기 보좌를 마련하시거나 그것들과 교통하시지 않으셨다. 오직 인간만을 기뻐하셨고 그와 함께 교제 하시며 그의 안에서 쉬신다. ...그러므로 현명하고 지혜로운 영혼은 모든 피조물들을 이해한 후에 그것들 안에서 안식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오직 주님 안에서만 안식을 발견했다. 또 주님도 오로지 인간 안에서만 기뻐하셨다.

하나님과의 이 직접적인 교제를 통해 인간은 질그릇 같은 존재(고후 4:7)이지만 영광된 존재로의 변화를 추구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마카리오스는 “모세의 얼굴에 나타난 영광은 참된 영광의 상징이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모세의 얼굴의 영광을 주목하지 못하였던 것처럼’(고후 3:7), 지금 그리스도인들도 그들의 영혼 속에 영광의 빛을 받는데, 어두움은 그 빛의 광채를 견디지 못하여 눈이 멀고 사라지게 된다”고 말한다. 따라서 하나님과의 직접적인 교제를 통한 신성과의 연합이라는 주제가 마카리오스 신학의 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하나님과의 연합은 동방정교회의 신앙적 비전인 신화(神化-deification) 사상과 관련이 있다. 아리우스파 정죄에 기여했던 동방정교회의 교부 아타나시우스에 의해 강조된 이 신화사상은 벧후 1:4에 근거한다. “이로써 그 보배롭고 지극히 큰 약속을 우리에게 주사 이 약속으로 말미암아 너희가 정욕 때문에 세상에서 썩어질 것을 피하여 신성한 성품에 참여하는 자가 되게 하려 하셨느니라.” 자유의지에 의한 구원론을 믿었던 동방정교회에서는 이 땅에서의 신화를 신앙의 목표로 삼았는데 마카리오스는 그 신화를 위해 필수적인 성령의 임재와 마음의 역할을 강조하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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