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한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초인종을 누르는 순간 아빠들은 기대하는 것이 있다. “아빠 오셨어요?”하며 한 달음에 달려 나올 아이들 얼굴. 그런데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아빠는 썰렁한 실내 공기를 감지한다. 잠깐 머리만 내밀고 이내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리는 아이들, 오히려 뭔가 방해했다는 느낌에 미안함마저 들게 된다. 다시 아빠들은 고개를 숙인다.
최근 가전업계들의 광고들을 보면 발달된 디지털 기술로 인해 인간은 윤택한 삶을 살게 되고 편리함으로 행복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다는 이미지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미지와는 달리 디지털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오히려 더 삭막하며 사랑이 식어가고 가정의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
가정은 디지털 환경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곳 중의 하나이다. 가정이 디지털 네트워크 사회의 영향을 받기 시작하면서 가족관계가 건조해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게임이나 SNS 등으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실제로 인터넷 접속이 가장 많은 시간대는 저녁 9시부터 새벽 3시까지로, 가족이 다 모일 시간대에 이용자수가 제일 많다.
부부간 대화의 단절도 문제이다. 인터넷 접속환경이 좋아지면서 집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자료를 찾고 일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늦은 시간 귀가해 다시 컴퓨터에 앉아 일에 몰두하는 남편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로 인한 부부간 대화의 부족은 물론이거니와 가정과 직장의 구분이 모호할 정도로 일에 매여 있는 것은 오늘날 가정 문제의 원인이 되고 있다. 집에 오면 아내나 자녀와의 대화의 시간이 평균 20초를 넘지 않는 가정이 많다는 조사를 접하면서 기본적인 가정교육 및 생활에도 큰 구멍이 뚫려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대인관계보다는 인터넷 상에서의 대화를 훨씬 더 편하게 느끼게 된다. 그 이유는 사람은 감정에 따라 쉽게 달라지고 일일이 고려해야 하지만 컴퓨터는 한결같기 때문이다. 컴퓨터에 익숙한 아이들은 감정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사람보다는 컴퓨터를 더 좋아하고 의존하게 된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 아이들은 점차 자신의 변하지 않는 신실한 친구는 컴퓨터 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점점 대인관계를 소홀히 하게 되고 폐쇄적인 성격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모습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의 문제가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교회는 가정사역에 대해 보다 관심을 갖고 문제해결을 위한 방안들을 꾸준히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가정사역은 모든 가정에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고, 성경적 원리대로 가정을 회복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가정사역은 각 개인과 가정으로 하여금 원래의 창조목적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가정 안에서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가운데 하나님을 경외하는 관계를 갖도록 하고, 이를 통해 교회 안에서도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역이라고 할 수 있다.
좋은 가정은 좋은 집과 마찬가지로 좋은 기초위에 세워져야 하는데, 그 기초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삶의 중심으로 모시고 그 기초 위에 가정을 세워야 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깨어진 가정에서 건강한 가정으로 다시 세우기 위해 목회자들은 더욱 영적 긴장감을 가지고 가정을 세우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그러나 가정사역은 단지 목회자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의 주체들인 교인들과 함께 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교인들에게 가정사역의 중요성과 목표를 알려주고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교회 내에 가정사역을 위한 전담부서를 만들어 동역자들을 확대하고 자료를 수집,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한 가정사역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프로그램은 다양하고 전문적이며 단순히 교회중심적인 것만이 아니라 가정에서 실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그리고 가정사역의 궁극적인 목적은 가정을 세움으로써 교회가 성장하고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정사역 프로그램은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지역을 복음화 시키는데 주안점을 두고 실행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