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세대 어떻게? … 교회의 허리가 사라진다!
청년세대 어떻게? … 교회의 허리가 사라진다!
  • 정택은
  • 승인 2017.05.25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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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 이래 최고의 스펙’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 청년, 그러나 이들에게는 ‘3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 포기), ‘4포 세대’(3포+취업), 더 나아가 ‘6포 세대’(4포+집, 인간관계), ‘7포 세대’(6포+꿈)로, 심지어는 자신의 목숨까지도 포기하는 ‘8포 세대’(7포+생명)라는 부정적인 별칭을 가지고 있다.

오늘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청년세대들은 바빠도 너무 바쁘다.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 절망적으로 인식하면서도 이를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스펙 쌓기, 방대한 학습량, 경제적인 이유로 아르바이트 등 바쁜 일상을 살다보니 시간적 여유가 없다.

최근 한국교회 현상 가운데 하나는 이런 청년세대들이 교회에서 빠져나가면서 대학·청년부 조직이 없는 교회 수가 점점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면서 교회의 평균 연령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활력을 잃고 교회학교나 찬양대에 봉사할 사람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회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성세대와 다음 세대를 연결하는 고리와 같은 역할이 청년세대인데, 이 중요한 세대가 점점 교회를 이탈하고 있다. 신앙생활을 하더라도 개인적 차원으로 만족하고 공동체에 관여하며 깊숙이 참여하려 하지 않고 있다. 또한 젊은 세대들은 교회를 떠나면서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교회에 나오기를 강요한다’는 말을 하고 있다. 교회가 아무런 감동도 주지 못하면서 헌신하라고만 강요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청년세대들의 성향과 불만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을 교회는 제시해야 한다. 초대교회가 카타콤에서 지상으로 올라오고 난 뒤에 제국의 잔치에 초청돼 윗자리에 앉기 시작하면서 퇴색하기 시작했다. 한국교회도 급속한 양적 성장을 경험하면서 복음이 변질되고 생명력을 잃고 제도화, 형식화, 교리화 되면서 본질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교회의 진정한 모습은 현실 세상과 구별된 삶을 살아가는 데서 나오는데, 즉 현실세상에서 주지 못하는 참된 위로와 소망을 줄 때 나타나는데, 청년세대들의 눈에 비친 현재 한국교회의 모습은 세상과 닮아도 너무 닮았다는 것이다.

결국 한국교회가 가지고 있는 총체적인 문제의 한복판에서 젊은 세대들이 시름하다가 교회를 이탈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금 초대교회의 구별되고 거룩한 삶을 지향하며 이를 삶으로 살아내려 했던 초기 신앙인들의 모습을 본받아 이를 실천하려는 교회와 기성세대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오늘날 무신론적 합리주의로 무장된 지성사회가 던지는 각종 질문과 비판 앞에서 기독청년학생들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다. 신앙적 정체성이 확고하게 서지 않은 청년들은 쉽게 흔들리고 있다.

기독청년들이 이런 위기에 빠진 원인은 그동안 교회에서 배웠던 신앙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교회나 선교단체의 각종 성경공부와 세미나가 현실 적합성을 지니지 못했다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추상적인 교리교육에 치중했을 뿐,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고, ‘무조건 믿어야 좋은 믿음’이라는 설교만 들으며 자랐기 때문에 시대적 과제나 사회적 이슈에 대해 어떤 의미를 가지고 대응하고 방법을 찾아야 할지에 대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세대들에게 적합한 성경공부 교재와 사회적 현안에 대해 신앙적으로 고민하고 대처할 수 있는 다양한 세미나 등을 교회나 교단차원에서 마련해 이들이 교회와 사회에서 경험하는 이중적인 괴리를 해소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청년세대들에게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배의 회복이라고 할 수 있다. 참된 예배를 통해 하나님과의 진지하고 인격적인 만남을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바로 잡아야 할 부분은 문화적 콘셉트의 남용이다. 예배에서 문화적 도구를 활용하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영적인 목적성을 상실한 문화도용은 문제다. 예배기획팀은 영적목적성 없이 ‘청년들을 잡으려면 문화적으로 뒤처지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예배를 기획한다. 이런 생각으로 기획된 예배는 믿음이 없거나 연약한 청년들에게 하나님과의 만남을 어렵게 한다. 그들은 대부분 예배 가운데 계신 하나님을 보기보다는 자신들에게 익숙한 문화적 요소를 느끼고 즐길 뿐이다. 말씀과의 만남이자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해야 하는 예배 시간이 문화적인 흥분과 인지만 하는 시간으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청년들은 문화적인 배려를 받기 위해 교회에 오는 것이 아니라 사랑받고 위로받기 위해 교회를 찾는 것이다.

최근 한국교회의 다음세대에 대한 우려가 높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다음세대와 기성세대를 연결하는 중요한 위치에 있는 청년세대들을 다시금 건강하게 세울 수 있도록 교회와 교단의 아낌없는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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