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학교 교사는 소명 받은 사명자
교회학교 교사는 소명 받은 사명자
  • 정택은
  • 승인 2017.05.10 2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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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에게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는 건축물을 지을 나무를 구하는 일이다. 나무가 좋아야 좋은 건축물을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궁목수는 직접 나무를 사는 일이 없다. 진짜 궁목수는 나무를 사지 않고 산을 산다. 자신이 언젠가 사용할 나무를 얻기 위해서라도 그것들을 키워낼 산을 사는 것이다. 산을 사놓고 나무를 키워가는 궁목수는 건물의 필요에 따라 나무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나무의 상태에 따라 지을 건물을 그려 나간다. 나무가 가진 개성과 성질을 무시하지 않고 그것들을 잘 파악해서 그 나무의 개성과 성질을 살리는 쪽으로 건물을 구상하고 짓는다. 그래서 궁목수에게 쓸모없는 나무는 없다. (출처: 정진홍-감성 바이러스를 퍼트려라)

일본에서는 사원과 오래된 건축물을 짓는 사람을 ‘궁목수’라고 합니다. 일본의 호류사라는 사원은 1,400년 전에 지어졌는데 지금도 창건 당시 목조건물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건물은 1993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최고의 목조 건축물입니다.

호류사를 지은 궁목수는 나무를 사지 않고 산을 사 그 산의 나무의 특성을 따라 사원을 지었다고 합니다. 사원은 목수의 생각대로 지어진 것이 아니라 나무의 생김새를 따라 지어졌습니다. 그러고 보면 사람의 생각 속에서 인위적으로 만든 것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살려서 만든 것이 더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나무를 볼 때나 사람을 볼 때 곧은 것, 바른 것을 고르려고 합니다. 그런 것들이 집을 지을 때 수월하고, 사람도 그런 사람이 조직생활을 하는데 더 잘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나무나 사람도 좌로 휘었든, 우로 휘었든 혹은 심하게 구부러지고 비틀렸더라도 그것은 쓸모없는 것이 아니라 아직 그 쓸모를 발견하지 못한 것일 뿐입니다. 언젠가는 그 휨과 비틀림 그리고 구부러짐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건축물에 아주 긴요하게 쓰일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궁목수는 알고 있었던 것처럼, 우리도 그런 안목을 가지고 사람을 대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사람을 볼 때 그 처음 생김새부터 보고 눈에 편하고 좋은 것, 문제가 없는 것을 좋게 여기며 판단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평가되어질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사람은 하나님이 창조한 그대로 존중을 받아야 하고 그리고 대접받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그를 지으신 그대로 사랑하시고, 어떤 식으로든 아름답게 쓰시기 때문입니다. 조금 비틀어졌다고 해서, 조금 휘어졌다고 해서 버려질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고 보면 하나님은 우리를 너무 아름답게 보시고,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교회교육 현장을 보면 다양한 아이들이 존재합니다. 툭하면 다른 아이들과 다툼을 벌이는 아이도 있고, 툭하면 우는 아이, 잘 떠드는 아이, 산만한 아이, 남을 시기 잘하는 아이, 욕을 잘하는 아이 등 교사로서 아이들을 잘 통제하면서 가르쳐야 하는데 그런 아이들로 인해 전체 진행이 방해되고, 교육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결국 방법은 하나, 강압적인(?) 방법으로 아이들을 교사 자신에게 맞추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굽은 아이는 강제로 펴고, 단체생활에 불필요하다고 느끼는 아이들의 성격은 과감하게 잘라 버립니다. 그래야 교육하기 편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교회교육은 그래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은 아이들 모두에게 자신을 있게끔 하는 독특한 성격과 성향, 그리고 특징을 주셨는데 그런 것들이 우리가 교육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그런 것들을 제하여 버린다면 이는 아이의 미래도 함께 잘라내 버리는 어리석은 일일 것입니다.

교회학교 교사라면 좀 더 다른 마인드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그동안 교육에 있어서 주체는 교사였습니다. 당연하죠. 교육이 가르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바뀌어야 합니다. 교육의 주체는 아이들이 되어야 합니다. 교육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교사의 역할은, 특별히 교회학교 교사의 역할이 무엇일까요? 배우는 아이들에게 맞추는 것입니다. 교사에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맞추어야 합니다. 지금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잘 살려갈 수 있도록, 아이들의 특징이 잘 드러낼 수 있도록, 비록 시간과 노력이 몇 배나 더 들 수 있겠지만 그것조차도 우리는 그냥 일반 교사가 아니라 교회학교 교사이기에 감내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소명을 받고 사명으로 일하는 사람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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