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좀 하면서 살자
생각 좀 하면서 살자
  • 정택은
  • 승인 2017.04.26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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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 한 남자가 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밖에서 한 아이가 ‘열림’ 버튼을 누르고 아직 오지 않은 엄마를 향해 소리쳤습니다.
“엄마 빨리 와! 엘리베이터 닫힌단 말이야!”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아이의 엄마는 헐레벌떡 뛰어 왔고, 뒤이어 문이 닫히자 엄마는 아이를 꾸중했습니다. “그렇게 하지 말랬지?!”
남자는 아이가 열림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었던 것에 대해 다시 교육시키나 보다 생각하고 속으로 흡족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어지는 엄마의 다음 말, “엘리베이터가 뭐야. 자, 따라해 봐! 엘리베이러~.”

이 이야기는 한 신문에 소개된 유머입니다. 그런데 이 유머의 글을 그냥 웃고 넘기기에는 왠지 답답한 마음이 들면서 ‘교육이 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참 교육은 무엇인가? 엘리베이러인가? 아니면 남을 배려치 않는 행동에 대한 잘못을 지적하는 교육을 해야 하는가?

이 이야기는 오늘날 한국사회의 교육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씁쓸했습니다. 먼저 사람 사는 세상 속의 일원이 되는 교육에는 인색하고, 그저 작은 책 안에 갇힌 몇 글자를 인생의 전부인 냥 가르치고 거기에 올인 하게 하는 오늘 우리들의 모습과, 그 안에서 초췌한 눈망울을 굴리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교육의 참 모습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결국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생각 좀 하면서 살게 하자’는 것입니다. 철학자 파스칼은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했습니다. 인간은 갈대처럼 약하지만 생각하는 능력이 인간을 인간되게 하는 것임을 보여주는 좋은 이해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인간의 우월하며 창조적인 이 특징은 많은 호기심을 해결하도록 했으며, 그 결과로 오늘 우리가 누리는 문명의 혜택도 그러한 생각하는 힘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아이들과 청소년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모두 생각하는 것에 있어서는 사치로 생각하고 어쩌면 생각하는 것을 포기하고 살게끔 방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 때가 많습니다. 참으로 마음이 아픕니다.

우리의 아이들은 TV나 컴퓨터에 길들어져 이미 그것들이 결론 내린 답에만 의존하고 더 이상 생각하기를 멈춰버립니다. 자신의 독창성이나 생각하는 힘을 사용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우리의 아이들은 자기만의 색깔을 잃어버린 채 교육이라는 명목아래 획일화된 틀에 자기를 맞추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 틀에 가장 잘 적응하는 아이가 인정받는 아이가 되고 그렇지 않은 아이는 아무리 독창성이 있더라도 모두 열등생으로 대우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21세기는 더 이상 철학자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생각하는 아이로, 독창성을 인정하고 마음껏 자기주장을 하고, 주변의 친구와 이웃을 돌아보며 어떤 것이 더불어 사는 세상인지를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과 교육적 자극을 주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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