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해자입니다
나는 가해자입니다
  • 이구영
  • 승인 2017.05.05 0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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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의식은 우리의 삶을 망가뜨리는 독소 중에 하나입니다.
늘 억울한 생각, 손해 보고 산다는 생각이 내 사기를 떨어뜨리고, 삶을 우울하게 합니다.
피해자로 산다는 것!
그것은 내 삶의 성숙을 방해하는 아주 큰 걸림돌입니다.
더 큰 힘을 가진 집단이나 사람들에 의해서 어느 정도 피해를 보고 살아온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나는 피해를 본 것만 아니라 때로는 누군가를 공격하며 살아왔음을 알게 됩니다.
의식적이었든 무의식적 이었던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가 상처받은 사람일수도 있지만 나 때문에 상처받은 사람도 많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내가 시험받았을 수도 있지만 나 때문에 누군가 시험 들었을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내가 피해자이었던 적도 있지만 가해자이었던 적도 있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롯은 아브라함의 조카입니다.
평생 아브라함의 도움 속에 살았지만 소돔과 고모라를 향하여 떠나며 큰아버지 아브라함에게 큰 상처를 주었습니다.
물론 그 사실을 롯은 알지 못했습니다. 그것이 큰아버지에게 상처가 된다는 것을!
야곱도 아버지 이삭이나 형 에서에게 참 큰 상처를 주었습니다.
엄청난 가해자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열등감과 피해의식에 살던 야곱은 이것을 의식하지 않았습니다.

의식적 가해자 보다는 무의식적 가해자가 더 문제입니다.
공격을 하고도 공격을 한 줄 모릅니다.
당연한 듯 진행됩니다.
어릴 적 부모님께 학대를 당했다는 사실이 평생의 짐이 된다는 사람도 있지만
어릴 적 불순종하는 자녀들 때문에 수많은 속 아픔을 당하며, 그것이 암 덩어리로 굳어진 부모님께 내가 가해자이었음을 고백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부부간에도 한 마디의 말이나 행동으로 서로를 공격하면서도 그것이 당연한 듯 여겨질 때가 있습니다.
자녀들에게도 공격적이지만, 자녀들이 부모를 향하여 내미는 공격도구도 작지 않음을 알아야 합니다.

문제를 삼지 않는다고 하여서 가해자가 아닌 것은 아닙니다.
고발을 당하지 않는다고 하여서 무죄인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나의 행동이나 말이 오늘 누군가에게 무섭고 날카로운 흉기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고 보면 나는 피해자이었던 적 보다는 가해자 이었던 적이 더 많았습니다.

나의 게으름이 그에게는 큰 부담이었다면 나는 가해자입니다.
나의 거짓말이 그에게 큰 아픔이었다면 가는 가해자입니다.
나의 교만이 그의 마음에 나를 멀어지게 하는 수단이 되었어도 나는 가해자입니다.
나의 자랑이 그의 마음에 상처를 주었다면 나는 가해자입니다.

나는 피해자이전에 가해자입니다.
죄인입니다.
주여! 나를 용서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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