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신고로 소방차 출동
119신고로 소방차 출동
  • 민돈원
  • 승인 2016.09.0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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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물론이고 물체까지 그 각각 모두는 제자리에 있을 때 안전하고 아름답다.
영국의 경험주의 철학자였던 프란시스 베이컨(1561~1626)은 인간을 세 종류의 사람으로 분류하였다. 이를테면 남을 해치는 거미 같은 사람, 자기만 위해 사는 개미 같은 사람, 그리고 남에게 유익을 주는 꿀벌 같은 사람을 일컫는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필요한 제자리에 있을 때만큼은 생태계에 유익하게 존재하도록 만들어진 생명체일 것이다. 문제는 제자리를 이탈하거나 그들의 주거지도 아닐 뿐만 아니라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 사는 곳에 침입할 때는 이 세 가지 모두가 해를 가져다주는 것 또한 사실이다. 예컨대 물고기는 물속에서 살아야 가장 안전하고 자유롭게 살 수 있다. 땅도 공중도 아니다. 앞에 언급한 세 가지는 집밖에서 살아야 역시 안전하고 사람에게 해를 주지 않는다. 새들은 공중을 날며 다녀야 퇴화되지 않고 먹이도 구하고 제 수명을 살 수 있다. 물도 아니고 땅도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밖에 살아야 할 개미가 방안에 들어오다 보면 독이 있는 것들 중에는 사람을 물어 해를 주기도 한다. 벌도 그렇다. 꿀을 만들어주고 꽃을 피워 열매 맺게 하는 고마운 꿀벌일지라도 밖에 날아다닐 때 그런 유익을 준다. 그러나 허락하지도 않는 집안에 들어와 누구라도 그것들에 쏘이면 사람에게 크고 작은 해를 입히는 해충이 된다.

지난 약 일개월전부터 집안에 땅벌이 어디서 들어왔는지 매일 3-4마리씩은 으레 발견하게 되었다. 게다가 몇 일전에는 아내가 그 벌에 팔뚝을 쏘이기까지 하였다. 방안에 들어올 만한 틈새를 밀봉했는데도 소용이 없었다. 더군다나 어린 늦둥이가 있으니 매우 긴장이 되었다.

결국 뒤늦게 안 사실은 119 소방서에 연락하면 벌집을 제거해 준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다. 연락 후 10분쯤 되어 화재가 날 때만 출동한 줄 알고 있던 큰 불자동차가 교회 앞에 도착한 것이다. 이 소방대원들에게 연락하기 전 사전에 집 밖에 벌들이 들어갈 구멍을 예측 조사하던 중 환기통이 나와 있는 틈과 지붕 이음새 부분 등의 틈새로 그 땅벌들이 들고 나는 것을 찾아냈다. 소방대원들은 이곳에 집중적으로 살충제를 투여하였다. 이어서 방안으로 다시 들어와 동일한 방법으로 분사하였다.
이렇게 하고서 얼마 지난 후 천장에 달린 LED 전등 소켓을 빼내었더니 세상에! 80여 마리의 죽은 벌들이 천장에서 우르르 떨어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아마도 밖에서 들어온 벌들이 천장 속에 벌집을 지었는가 보다.

지난 몇 달 전에는 지붕을 씌운 예배당 옥상 틈새로 참새들이 집을 지어 제거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사택의 틈새로 침입한 벌들과의 전쟁을 치러야 했다. 문제는 이번에도 틈이었다.

소방대원들이 이렇게 하고 난 후 지금에 와서 그 벌들이 사라졌다. 참 고마운 분들이다. 이분들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어린아이를 둔 부모입장에서 아내는 지금도 불안에 떨었을 것이다. 그들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해주고 지키기 위해 현장에서 생생하게 몸으로 뛰는 산 증인들이다. 이에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 라는 말에다 ‘벌집은 소방사에게’ 라는 말로 이어서 새롭게 덧붙이고 싶었다.

한편 틈새 전략은 더 이상 사람들의 창업자에만 쓰이는 용어가 아니었다. 참새들에게 굳이 붙인다면 새끼 번식을 위한 ‘틈새 생존 전략 ’ 벌들에게도 ‘틈새 종족 번식 전략’이라고나 해야 할까?

그러나 무엇보다도 죄는 틈을 주는 그 순간에서부터 오지 않던가?
그래서 성경의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엡5:27)는 경고를 귀 기울여 들을 필요가 있음을 본다.

이처럼 틈새가 많은 허술한 집은 해충들의 출입구를 제공하는 것처럼 허술한 믿음, 허술한 삶은 그 원인을 냉정하게 진단해 보면 이런 틈새가 많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런 부실하고 허술한 믿음과 삶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무리 힘이 들고 비용이 들어도 믿음의 새로운 집을 짓는 마음으로 새롭게 출발하든지, 아니라면 원인을 찾아내어 전면 보수하든지 해야 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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