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엔돌핀 리더에서 세로토닌 리더로
32-엔돌핀 리더에서 세로토닌 리더로
  • 조박사
  • 승인 2013.09.05 07: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리더십을 강의하거나 연구하다 보면, 시대에 따라 리더에게 요구되는 거대한 흐름이 있다는 것을 느낀다. 리더십이 유행을 타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가 리더에게 요구하는 시대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라 생각한다.

오늘은 시대의 흐름을 호르몬에 대한 이야기로 풀어보고자 한다. 최근에 가장 두드러진 의학분야의 발달은 뇌과학과 호르몬분야이다. 이 흐름에 맞춰 우리나라 사회를 호르몬의 특성으로 이해하고 그 호르몬의 특성에 맞는 리더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엔돌핀 사회

그동안 큰 흐름으로 보면 198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가 우리사회는 엔돌핀이 강조된 사회였다. 엔돌핀(endorphin) 호르몬은 적당한 기쁨과 쾌감을 만들어 내는 신경호르몬의 일종이다. 정신과 의사인 이시형 박사의 말에 의하면 흥분상태를 유지시켜 주는 이 엔돌핀 호르몬은 중독성향까지 있어서 시간이 갈수록 강도 높은 흥분상태를 요구하고 더 높은 강도의 자극을 원한다고 한다. 신(新)자유주의 시장경제를 추구해 왔던 우리의 성장 중심, 생산성 중심 사회의 모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시스템은 사람들에게 알게 모르게 적당한 흥분을 고조시켜 왔다. 재미 의학자 이상구 박사가 주창해서 온 나라에 알려지게 된 엔돌핀 호르몬 이론의 열풍은 황수관 박사의 ‘신바람’ 이론과도 잘 조화되면서 국민적 인기와 관심을 모았다.

돌이켜 보면 1970~1990년대는 국민들로 하여금 엔돌핀 호르몬을 자극해서 성공이라는 가치를 향해 질주하게 만든 시대였다. 성공의 모든 가치는 돈과 권력의 획득, 그리고 경쟁에서의 승리 등이 우리 사회가 추구해왔던 가치관이었다. 이렇게 어떤 목적과 성공을 향하여 모든 것을 투자했던 우리 사회는 2002년 월드컵과 촛불시위 때 절정을 이룬다. 얼마나 국민적인 큰 동력이 자발적으로 모이고 외쳤던가? 이 시대 리더십은 추종자에게 동기를 부여해 주고, 열정적으로 그들을 인도하며, 그들의 안에 있는 열정을 불러 일으키는 리더십이었다. 열정과 카리스마 리더십이었다. 그리고 성공적인 리더십으로 인정받았다.

세로토닌 사회

그런데 이제 2000년도 이후에 들어오면서 우리 사회는 세로토닌 사회로 진입했다. 세로토닌(Serotonin)은 시상 하부에서 분비되는 신경 전달 물질로 이것이 부족할 때는 우울증, 스트레스 증가, 폭식으로 인한 비만, 치매 등을 가져오게 된다. 때문에 세로토닌은 삶의 의욕과 생기를 주고 편안한 기운을 주게 하는 행복물질이라고 한다. 이 호르몬은 온화한 행복과 긍정적인 마음을 만들고, 부정적 감정과 충동을 조절한다. 우울증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SSRI(  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도 세로토닌을 활용한 치료법이다.

결정적으로 우리사회가 세로토닌 사회로의 진입하게 된 사건은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큰 영향을 몰고 온 사건이 미국발(發) 금융위기이다. 물론 우리나라가 가장 빨리 이 위기를 극복했다고 자화자찬했지만, 금융위기 이후에 사람들은 경제성장만이 궁극적인 구원과 행복의 가치가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특히 이시형박사는 이 깨달음이 세로토닌 효과라고 주장한다. 거대한 가치의 중심이 이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성공의 추구에서 행복한 삶으로의 추구로 변화된 것이다.

많은 정신의학자들은 세로토닌 사회로의 전환을 읽는 코드는 재미, 의미, 웰빙, 배려 등이라고 한다. 첫째, 사람들은 재미없는 삶을 거부한다. 직장인들도 단지 생계를 위해 일하지 않고 행복하기 위해 일한다.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면 만족했던 시대가 아니라, 이제는 과정과 결과가 즐거운 것을 원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문화콘텐츠, 엔터테인먼트 산업 등이 각광을 받는 것이다.

둘째, 의미있는 삶을 원한다. 공정무역, 공정여행, 공정기업 등은 한 가지를 이용해도 그것이 나와 사회에 어떤 의미를 주는 것인지 생각하고 소비하는 사회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성공을 위해서 모든 것을 버리는 사회가 아니라, 의미를 추구하는 사회로 변하게 된 것이다.

셋째, 잘 먹고 잘사는 웰빙 삶를 원한다. 아웃도어 시장의 급격한 발달, 친(親)환경, 유기농(有機農), 무공해 먹을거리, 올레길 여행 등이 보여주는 것이 웰빙사회이다.

넷째, 경쟁보다 나누고 배려하는 삶의 소중한 가치를 중시한다. 성공에 대한 가치 중심이 이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나누고 배려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목회자 리더는 시대적 흐름을 빨리 읽어야 한다. 그리고 그 시대에 맞는 복음적 옷을 갈아입고 복음을 전해야 한다. 열정적인 교회부흥과 성장은 엔돌핀 시대에 맞는 흐름이었다. 이제는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영혼에 대한 사랑으로의 전도, 의미있는 삶으로의 초대, 웰빙과 웰다잉의 궁극적인 인생의 추구 등을 강조하며 이끌어 나가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