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베스와 이가봇
야베스와 이가봇
  • 이구영
  • 승인 2022.04.08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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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에 역대상, 역대하 이런 책이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역사를 보면, 하나님에게서 멀어져서 하나님의 꾸중을 받게 되고, 그래서 나라가 망하고, 포로로 끌려간 때가 있었습니다. 그랬다가 70여년의 세월이 지난 후에 이들의 후손들이 다시 고국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자, 여러분이 왕이라면 이 돌아온 사람들에게 무슨 교육을 시켜야 할까요?
저라면 역사교육을 시킬 것 같습니다. 원래 우리나라는 이런 나라이었다. 라고 하는 역사교육! 하나님께서 아담과 하와를 지으셨고, 그 후손들이 생기게 하셨고, 그 후손들 중에 아브라함이 있었고, 그 아브라함의 후손 중에 야곱이 있었고, 그러면서 쭉 족보이야기를 하고, 그 족보이야기를 하면서 아주 특출 났던 조상들, 예를 들면 다윗이 라거나 솔로몬이라거나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려주면서 뿌리에 대한 긍지를 가지게 할 것 같습니다. 비록 너희들이 포로로 끌려가 있던 상태에서 태어났고, 이제 한 번도 밟아본 적이 없는 고향땅에 오게 되었지만 너희들은 자랑스러운 하나님의 백성들이다. 그러니 이제라도 내가 누군지 알고 내 뿌리를 알고, 근원되시는 하나님의 뜻대로 살면서 다시는 나라를 빼앗기는 일이 없도록 하자!!

뭐 이런 교육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자 이런 일을 누가했을까요?
포로로 끌려갔다고 다시 돌아온 사람 중에 에스라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요즘으로 하면 율법과 이스라엘 역사에 박사님이셨습니다. 그분이 그래서 책을 한 권 씁니다. 포로에서 돌아온 사람들을 위한 역사교육용 교과서! 너무 두껍게 써서 전편과 후편으로 나누었습니다. 전편의 이름을 역대상이라고 하고 후편의 이름을 역대하라고 합니다.

역대상을 읽어보면 1-9장까지는 족보이야기입니다. 역대상 1장은 아담이라는 이름에서 시작합니다. 그 후로 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나옵니다. 그런 후에 사울 왕 이야기, 다윗이야기를 전개하면서 족보에서 역사로 내용이 바뀝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시작된 역대기는 4장에 특이한 내용하나가 들어 있습니다. 역대상 4장은 야곱의 12아들 중에 넷째 아들인 유다의 족보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대상 4:1] 유다의 아들들은 베레스와 헤스론과 갈미와 훌과 소발이라 여기서 아들들은 진짜 아들이 아니라 후손이라는 뜻입니다.

역대기는 긴 역사를 요약해야 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압축했고, 이름만 적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 압축에서도 무려 2절을 할당해야 했던 특출한 인물이 있었습니다. 바로 야베스입니다. 야베스의 말 뜻은 ‘슬픔’입니다. 역대상 4장 9절에 야베스를 ‘귀중한 자’ 라고 표현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귀중한’ 은 ‘존귀한’ 혹은 ‘단단하고 무거운’ 이라는 뜻입니다. 존경을 받다. 부유하다, 영예를 얻다는 뜻도 있습니다.

아버지의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의 조상중에 아스훌이라는 사람도 있는 유다의 자손임에는 틀림없는 사람 야베스!!
새번역은 ‘야베스는 그의 형제들보다 존경을 받았는데’ 하고 번역했고, 공동번역은 ‘야베스는 일가 가운데서 가장 세력 있는 사람이었다’ 라고 번역했습니다. 어쨌든 그는 씨족 공동체 사회에서 아주 특별한 인물이었음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야베스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나봅니다. 그 당시 모자가정 너무 슬픈 환경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육체노동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던 시대에 혼자된 여자가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무척 힘든 슬픔의 시대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이 태어나자 ‘슬픔’ 이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구약 성경에 비슷한 이야기가 하나 더 나옵니다. 사사시대 거의 끝에 엘리 사사가 있었습니다. 제사장이기도 했습니다.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전쟁에서 그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패했습니다. 이미 엘리는 나이가 많았는데 그 아들 비느하스가 전쟁에 나갔다가 죽었습니다. 같은 날 아들의 사망소식을 듣고 시아버지 엘리도 충격을 받고 죽었습니다. 여호와의 법궤도 빼앗겼습니다. 이제는 소망이 사라졌습니다. 남편이 전쟁에 죽고, 시아버지도 죽었는데 바로 그 부인이 아들을 낳았습니다. 엘리 제사장의 며느리는 아들의 이름을 이가봇이라고 지었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이스라엘에게서 떠났다는 뜻입니다’ 이제 끝장났다는 뜻입니다. 그 아들 ‘이가봇’ 은 그 후로 성경에 나오지 않습니다. 그의 형제 아히둡이 제사장이 되어 하나님의 일을 이어갑니다.

야베스와 이가봇!
두 사람 모두 똑 같이 슬픔 가운데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정 반대의 인생을! 슬픔의 인생을 산 사람도 있고, 행복하고 존경받는 인생을 산 사람도 있습니다. 궁금해져요. 어떻게 이게 가능했을까? 10절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대상 4:10] 야베스가 이스라엘 하나님께 아뢰어 이르되 주께서 내게 복을 주시려거든 나의 지역을 넓히시고 주의 손으로 나를 도우사 나로 환난을 벗어나 내게 근심이 없게 하옵소서 하였더니 하나님이 그가 구하는 것을 허락하셨더라

역대상을 써 내려가는 에스라 목사님은 백성들에게 선포하고 있습니다. ‘유다의 후손 중에 야베스라는 사람이 있다. 그는 아주 슬픔 중에 태어난 사람이었다. 그렇지만 그가 하나님께 기도하고 꿈을 꾸고, 하나님만 의지하며 살았더니 이렇게 존경 받고 넉넉하고 유력한 사람이 되었다. 그러니 이제 포로에서 돌아온 당신들도 마음을 하나님께 두고 그분에게 기도하고 그분이 주시는 꿈을 꾸며 하나님을 의지하고 살면서 야베스처럼 존경받고 풍성한 삶을 누려보자고...‘ 기도하지 않았던,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았던 이가봇은 그렇게 슬픈 인생으로 살다가 죽었지만 야베스는 슬픔을 감격으로 바꾸었고, 탄식을 존경으로 바꾸었습니다. 오직 한 가지 하나님을 절대적으로 의지하며 응답의 확신을 가지고 구체적인 기도를 이어갔기 때문입니다.

오늘 절망과 양극화의 시대, 혼란의 시대에 야베스를 생각합니다. 나는 하나님만 의지하고 기도함으로 존경받고 세력을 얻은 야베스일 수도 있고, 슬픈 운명을 탄식하던 이가봇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성령님의 도우심속에 야베스처럼 기도하며 야베스처럼 복에 복이 더하여지는 사람이 되길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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