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지는 리더를 보고 싶다.
책임지는 리더를 보고 싶다.
  • 조성종
  • 승인 2021.10.26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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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미국 투루먼 대통령의 집무실 책상에 놓여 있던 문구라고 합니다. 지금도 회자되고 있는 리더의 책임에 대한 이야기이다. 리더십은 영향력이다. 리더는 그 영향력에 책임지는 자라고 할 수 있다.

요즈음 교단직영 신학대학 H대학 문제로 언론이 뜨겁다. 대한민국의 모든 언론이 이 사건을 다 다룬 듯하다. 하기야 총장의 폭행, 협박의혹이 얼마나 쏘킹할 만한 사건을 찾는 기자들에게 좋은 이야기거리가 되었으랴. 학문의 전당이라고 부르는 대학에서, 그것도 총장이 그런 짓을 했다는 의혹 자체가 충격인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그 와중에 계산이 되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 교단의 이미지가 말할 수 없이 추락한 일이다. 본인도 20여년 전에 H대학에서 수 년을 경영학 강의를 했던 학자로서 학교를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이다.

우리나라에서 대학의 총장은 적어도 몇가지 요건을 요구받는다고 하겠다. 첫째는 학문에 대한 우월성이다. 총장이면 적어도 그의 학문에 대하여는 학자들의 인정을 받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 한 가지는 CEO의 역할이다. 대학의 발전을 위하여. 대학의 연구를 활발히 하기 위해 기금을 모아오고, 투자를 유치하는 역할이다. 몇 해 전, 미국의 모 주립대학은 어느 총장의 재임시에 그 대학이 가지고 있던 기금의 몇 배를 끌어와서 투자하여 그 대학의 랭킹을 수직상승시킨 전설적인 이야기도 있다. 셋째, 대학의 비전을 제시하고, 그 비전을 통해 구성원들에게 영향을 주는 영향력을 있어야 한다.

H대학의 총장은 학자가 아닌 분으로 학문적인 수월성은 따질 필요가 없을 듯하다. (아직도 이해가 안되는 것은 재단에서 총장을 선임할 때, 어떤 기준으로 총장을 추천하였느냐는 것이다. 신학대학이 있는 대학교에서 그렇게 학문적인 인재가 없었는가 하는) 그러나 CEO의 역할도 제대로 하지 못한 것같이 보인다. H대학은 교육부의 ‘2021년 대학 기본역량진단’(기본역량진단)에서도 탈락했기 때문이다. 탈락 대학은 향후 3년간 총 140억원에 이르는 대학 ·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비를 받지 못하게 된다. 앞으로 학교이 재정투자, 시설투자 등이 힘들 것이고, 학생들도 여러모양으로 피해를 받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총장이 그런 규모의 자금을 끌어올 상황도 아닌 것 같다. 서울의 유수한 여대와 경기도권의 모 대학도 이 선정에 탈락하여 총장이 사의를 표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었다. 그런데 이 두 대학은 H대학과 다르게 동문들의 힘이 막강하여 충분히 정부지원 정도는 충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총장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영향력을 발휘하는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배부른 소리같다.

대학의 기본역량진단에서도 탈락하여 충격인 와중에 불미스러운 총장의 폭행과 협박의혹은 대학 교원들 뿐만 아니라, 재학생, 동문들에게도 충격적인 사건이 된 것이다. 그런데도 이 대학의 총장님은 사의를 표명한 적도 없다. 적어도 내가 책임지는 조직에서 문제가 생겼다면, 도의적으로라도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지 아니한가? 또한 교단의 이미지 추락은 또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가?

하기야 토지를 개발하고 도저히 이해하기도 어려운 몇 몇 사람이 투자금액대비 수 천배를 거두어가는 상황에서도 그 개발설계자이며, 최종책임자인 여당 대선주자는 한 마디 사의가 없고, 왜곡된 역사인식으로 질타를 받은 야당 대선주자는 겨우 유감표명을 하고 개에게 사과한다는 이미지를 만들어 국민을 우롱하는 이 시대,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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