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에 의한 사랑
제자들에 의한 사랑
  • 주성호
  • 승인 2012.07.09 09: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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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제자들에 의한 사랑

1987년 Fuller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나니 바로 그 이듬해부터 강남대학에서 강의를 시작하게 되었다. 첫 학기부터 필수 교양과목인 기독교 개론을 가르쳤는데 신입생이 1,000 여명 되고 보니 봄, 가을 학기로 나누어 중강당에서 마이크로 강의를 하게 되었다.
첫 강의를 시작하면서 250여명의 사진이 붙은 출석 카드를 체크하는 것부터 시작해 강의 시간에 구석진 곳에서 둘이 잡담하고 있기에 그곳을 가리키며 “꺼져버려”하면서 군기를 잡기 시작하고 특별히 신과 40명의 학생 중 첫 학기에 7명에게 F를 주었으니 악명 높은 교수로 소문나 버렸다. 그 후 강의한 곳이 네 곳이나 되었고, 한영신학대학교에서 전임으로 정년퇴임하기 까지 제자들의 수는 엄청났다.

강의도 강의이지만 가장 엄격한 것이 학점 관리였다. 한영 신학대학교수 당시 교수회를 주도한 한영철 총장은 교수들에게 당부하기를 주성호 교수처럼 학점 관리를 철저하게 해 달라는 부탁까지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교수 말년엔 많이 후해지기도 했지만 초기에는 A+는 단 한명만 주곤 했다. 왜냐하면 1등은 한 명뿐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렇게까지 했는데도 교수 정년퇴임 3년 전부터 해마다 사은회 석상에서 인기 교수를 무기명으로 추천해 선물 받기를 거듭했을 때 특히 여자 교수들이 비결을 물었을 때 “교수야 강의를 잘 해야 하지요” 말하곤 했다.

어느 날 몇 년이 지났는데 제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이름을 대지 않고 C+이에요 하는 것이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은 내 강의 때문에 그해 장학금을 받을 수 없게 되었으니 한동안 마음이 괴로웠던 것이었다. 그러나 같은 학기 동기와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주례를 부탁하는 것이었다. 더욱 재미나는 것은 동기생들끼리 주교수님은 짓궂은 교수님이라 주례사에 C+ 이야기를 꼭 할 것이라고 했다는데 주례를 하면서 오늘의 신랑 김종식군은 A+이었는데 신부 홍구연 양은 C+이라는 말을 하고 말았기에 결혼식장에 큰 웃음바다를 자아내고 말았다.

교수로서의 보람을 갖게 하는 것은 가르칠 때보다 정년퇴임 후에 제자들로부터 사랑을 때때로 경험을 하기 때문이다.
뉴욕의 기독교 방송 국장을 지낸 최은종 목사는 미국 Missouri 주에 있는 Midwest University M Div 과정 설교학 강의 할 때 만난 제자인데 자칭 수제자가 되겠다는 말을 했으며 뉴욕 교역자 집회와 친구인 뉴욕 초대 장로교회 신년 성회를 인도하도록 섭외를 했으며, 김포에 살 때는 역시 M Div 과정에서 만난 김포 서울 치과의원 류승희 원장이 치과 부분을 돌보아 주었고, 동두천에 이사 온 후에는 서울에 있는 동대문 나눔 치과병원 정태봉 이사장이 자상하게 돌보아주고 있다.
그리고 특별이 감사한 것은 중국 선교를 11년 전부터 계속해 오고 있는데 자비량으로 계속하고 있는 것도 쉽지는 않는데 내가 쓴 책 가운데 중국어 번역본이 세권이 있어 출판해서 중국의 조선족과 한족 신학교 교재로 사용하는 하고 있는데 출판 비용이 제법 든다.
그런데 출판비를 담당해 준 제자들이 있다. 전 POSCO 부사장이었던 황태현 집사가 도움을 주어 로마서와 설교학 중국어 대조 판으로 출판해 베이징에 가서 강의 할 때 이 이야기를 들은 조은희 전도사가 대학원 과정을 수강하면서 역시 중국어 번역본 출판에 큰 힘을 실어 주었다.

아마도 나에게 가장 큰 도움을 준 제자로는 내 아내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한 때 Gospel Singer로 활동도 하고 미국 버지니아에서 목회도 했지만 귀국 한 후 상처한지 7년 된 나에게 3년 전 다가와 말 그대로 돕는 배필의 역할을 감당해 주니 가장 큰 감사의 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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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골장로 2012-07-14 08:31:08
감동의글,잘 읽었습니다. 훌륭한 강의는 귀한 제자를 배출합니다.
또,히트 치셨어! 은근히가 아니라, 노골적으로 아내 자랑도 하셨고!
브라보!!<김기태장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