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끝자락
서해 어느 바다를 맴돌던
한 줌 바람이
앙상한 갈꽃을 분요(紛擾)케 하는
신성리 갈대밭
한 길 넘어 웃자란
오솔길마다
지나온 날들이 서걱거리고
손톱 하나 크기로
모래톱 은밀한 곳에 둥지 튼
어리석었던 지난날이
세월의 벽을 넘어
메말라가고 있었다
해넘이 시간 따라
추억은 점점 갈색의 옷을 벗고
피하듯 떠나온 이곳
낡은 앨범 속 소녀의 모습으로
누렇게 마멸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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