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전과 극락전
대웅전과 극락전
  • 이구영
  • 승인 2012.02.09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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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불국사에 가면 극락전이 있습니다.
불국사는 일반 사찰과 달리 부처님의 나라를 형상화해서 만든 절입니다. 입구에서부터 마지막 극락전까지가 모두 인생의 흐름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하문이 있고, 극락을 뜻하는 안양문도 있고, 올라가는 계단도 젊음을 상징하는 청운교와 노년을 상징하는 백운교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말 그대로 불국(佛國)을 상징하는 사찰입니다.
뭐니 뭐니해도 사찰의 절정은 대웅전입니다.
모든 절의 최후, 최고의 명소는 대웅전입니다. 특히 불국사의 경우는 석가탑, 다보탑이 있어서 사찰의 위용을 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불국사에는 다른 절에서 찾아보기 힘든 극락전이 있습니다.
대웅전보다 화려하지 않지만 꽤 큰 크기의 극락전입니다.
그런데 참으로 묘한 것은 극락전의 문에는 손잡이가 없습니다. 모든 사찰의 문은 전통적인 한옥의 문이고 그 문마다 둥근 원형의 문고리가 쇠로 만들어져 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극락전에는 문고리가 없습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가이드가 간단하게 대답해줍니다.
대웅전은 내가 석가모니불을 찾아가는 곳이기에 문고리가 있고 내가 문을 열어야 하는 곳 이지만
극락은 내가 아무리 가고 싶어도 스스로의 힘으로 갈 수 없고 오직 안에서 석가모니불이 허락하고 열어주어야 갈 수 있기에 극락전의 문은 안에서 밖으로 열리게 되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성경과 비슷한지...

구원은 내 힘으로 받을 수 없습니다. 내가 가고 싶다고 천국에 가는 것이 아닙니다.
회개도 하고 결단도 하고 믿음도 가지지만 이러한 결단 이전에 하나님의 부르심이 있었음을 잊으면 안됩니다. 그 부르심에 대한 응답이 결단이고 고백이 되겠지요.
전적으로 타락한 인간은 스스로의 힘으로 구원을 얻을 수 없고 천국의 문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큰 은혜를 베푸시는 주님이 문을 열어주셔여 합니다.

그런데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 주님은 문을 닫아 놓지 않으십니다. 늘 문 열어 놓고 아직도 상거가 먼데 기다리시는 하나님 이십니다.
불국은 내가 선한 행함을 의지해서 갑니다. 수련과 고행을 통해 갔다가 나의 그 행함을 보고 석가모니불이 극락의 문을 열어주어야 완성이 됩니다.
그런데 천국은 주님이 먼저 사랑으로 불러주십니다. 아직도 죄인 되었을때에, 연약할때에, 온전치 못할 그때에 먼저 긍휼하심으로 불러주십니다. 만나주시고, 고백하게 하시고, 시인하게 하시고 계속해서 두드려주십니다. 그저 나는 문을 열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주님이 오셔서 천국으로 인도해주십니다. 굳게 닫힌 극락전의 문보다, 늘 열어 놓고 기다리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나를 행복하게 합니다.
천국문은 오늘도 열려 있습니다. 찾아오는 이를 기다리시는 주님도 계십니다. 단지 그 길과 문이 좁고 협착하여 찾는 이 없음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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