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의 공동 반성문 제안
교수들의 공동 반성문 제안
  • KMC뉴스
  • 승인 2018.08.0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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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서신] 존경하는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님들께

총장서신

[존경하는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님들께]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평화가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총장으로 약 두 학기를 지내는 동안 부족한 저를 여러모로 도와주시고 안내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어려운 시기에 각자의 위치에서 맡겨진 임무를 감당하시고, 학교를 지켜 주신 노고에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을 보면서 감신대 교수님들께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어서 부득이하게 몇 가지로 정리하여 서신을 띄우니 용서하시고 읽어보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첫째, 교수님들 평안하게 지내시기를 바랍니다.

감신 교수님들 <평화로운 사람이 되시고 평화를 만드는 사람 : Peaceful Man and Peace Maker> 이 되시기 바랍니다. 혹시라도 개인적으로 아픔이 있고 미움이 있을지라도 학교를 위해서 교회를 위해서, 그리고 함께 살기 위해서 참고 절제하고 평화로운 길로 나가시기를 간곡히 부탁합니다.

요즘에 감신에서 일어나는 일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감신교수들 또 싸운다. 언제까지 싸울 건가? 저런 학교를 누가 도와주겠나> 이렇게까지 말합니다. 제가 총장의 직무를 시작하면서 항상 강조한 것은 <화해하고 일치하며 상생하고 발전하는 감리교신학대학교>를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우리 학교가 그동안 입은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이 탄생하는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학교가 이전보다 평화로우며 학생들도 훨씬 밝아지고 학생들이 학원 생활에 전념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러나 아직도 교수님들 사이에는 상처가 심하고, 불화가 계속되어 학교를 불안하게 만드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제 지구가 너무 뜨거워져 예수님 재림과 지구의 종말이 임박한 징조가 보이는데 이 땅에서 얼마나 오래 산다고 신학교에서 교수들이 싸운단 말입니까? 교회들과 동문들은 이러한 감리교신학대학교를 보면서 또 다시 불신과 염려로 우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우리는 가까스로 다시 일어나려는 용기마저 잃어버릴 것이요, 교회들은 감신에 대하여 남은 신뢰는 물론 동정심마저도 거두어들일 것 같습니다. 제가 이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일으키는 감신회복운동과 후원사업도 문이 닫히고 말 것입니다. 요즘 교회를 방문할 때에 감신에 대한 더 거세진 불신과 비난의 소리를 듣습니다. 감신은 진짜 문을 닫아야 한다는 험한 말까지도 듣습니다. 이러한 소리를 들을 때마다 저는 너무나 부끄럽고 실망감에 휩싸이게 됩니다.

속히 불화와 혼란이 사라지고 화해와 발전의 길을 열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저는 이런 긴급한 상황에서 우선 교수님들의 마음이 평안해지고, 서로 간에 깨진 관계가 회복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학교가 더 이상 과거 지향적이지 않고, 밝은 미래를 향하여 전심전력으로 나아가도록 간절히 소망하고 기도합니다.

둘째, 교수님들도 경건한 목사이기를 기대합니다.

우리 대학 교수의 다수가 감리교 목사입니다. 신학교 교수는 교수 이전에 목사라는 것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목사는 하나님께 평생을 헌신하고, 거룩한 삶을 살며, 하나님의 일에 전 생애를 드려 충성하는 자입니다. 신학교 교수는 신학교의 담임목사입니다.

목사는 그가 받은 책임과 권한 때문에 평신도보다 훨씬 더 엄한 심판을 당할 것이라는 리차드 박스터의 말이 요즘 자꾸 떠오릅니다. 그리고 신학자는 하나님에 대하여 너무나 말을 많이 하기 때문에 실수를 많이 할 수 있으며, 또 그 책임을 져야함으로 그래서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교회의 유익을 위하여 모든 말과 가르침에서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 칼 바르트의 말도 생각납니다. 따라서 신학교 교수들도 경건한 목사이어야 합니다.

또한 신학교 교수는 교회와 세상을 살리는 목회자 양성의 사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스로가 목회자의 인격과 성품, 거룩한 삶을 살지 못한다면, 어떻게 우리가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겠습니까? 학생들은 교수들의 지성, 영성, 경건에 영향을 받습니다. 신학적 사고, 영성적 삶, 인격 함양에 있어서 교수님의 영향력은 막중합니다. 우리 스스로가 하나님 앞에 거룩한 인격과 성품을 갖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여 우리의 학생들에게 본보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셋째, 부지런히 연구해서 명예롭고 행복한 신학자가 되어야 합니다.

교회를 맡은 목회자는 매주일 설교 준비, 매일 새벽기도, 심방 등 긴장되고 분주한 목회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목회자의 일을 하지 않는 신학대학 교수들은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서 부지런히 연구하여 훌륭한 강의를 하고 훌륭한 논문과 저서를 내놓아야 한다는 것을 누가 부인하겠습니까? 교수의 명예와 행복을 어디서 어떻게 얻어야 하겠습니까? 오로지 학문연구와 저작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훌륭한 학자이신 교수님들께 이런 말씀 드리게 되어 너무 죄송합니다.

교수님들은 학생의 신학적 지식의 건축과 영성의 형성을 책임진 사람들입니다. 동시에 교회를 위하여 성서와 복음을 해설하는 신학자이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서 불신자와 세상에 감동을 주는 복음의 해설자가 되어야 합니다. 더 많은 시간 동안 연구실에 머무르면서 더 좋은 강의와 논문과 책을 써주셔서 학계로부터 존경받는 교수님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수한 저서를 출판하면 출판기념회도 열어주고 상도 줄 것을 약속합니다. 이러한 모습은 학생과 교회가 동문들이 가장 기대하는 것입니다.

넷째, 외부활동을 절제하고 본교에서 맡은 강의와 연구에만 충실해야 합니다.

감리교신학대학 교수들은 본교에 부름을 받았으며, 다른 대학이나 다른 곳에 부름을 받지 않았습니다. 또한 본교에 고용되어 본교에서 급여를 받으며 본인과 가족의 명예와 행복을 얻습니다. 교수님들께 간곡히 부탁드리는 것은 연구와 강의, 학생 지도 등 교수의 본분을 실행하는데 방해가 될 수 있는 다른 대학의 강의나 외부활동을 금해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활동을 최소한으로 자제해 주기를 권면합니다. 본교 외의 다른 대학과 교회와 외부의 활동에 과도하게 참여하다 보면, 본교에서 맡은 일과 본교 학생 지도와 연구에 소홀하게 됩니다. 최근 학내 사태를 지켜보는 동문들이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교수들의 연구가 부족하고 수준이 낮으며, 저서가 부실하다는 비판의 소리입니다. 더 나아가서 과거에는 명문신학대학으로 최고의 교수진과 연구업적으로 감신에 대한 자부심을 가졌는데, 이제는 감신이 학문적으로나, 학교 평가로나 명예가 추락하여 부끄럽다는 소리를 자주 듣게 됩니다. 이것은 교수님들이 비본질적인 일에 과도하게 관여할 뿐 아니라 외부 활동에 과도하게 참여하기 때문에 본질적인 일에 충실하지 못한 결과라는 말로 들립니다. 이러한 비판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깊게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신학도와 평신도와 동문 목회자들이 교수님들의 저서를 애독하고 사모할 때가 속히 오기를 바랍니다. 따라서 속히 비본질적인 자리와 일에서 떠나 본교의 사명에만 충실하여서 훌륭한 논문과 저서를 가지고, 교회와 세상을 감동시키는 교수님들이 되기를 부탁드립니다. 정기적인 외부 행사와 타 대학 강의를 하고자 할 때는 총장에게 보고하여 허락을 받기를 권면합니다.

다섯째, 모든 종류의 부당하고 적절치 않은 단체를 해산하고 활동에서 떠나야 합니다.

교수님들의 부당하고 적절치 아니한 단체와 개별적 활동이 학교의 분열을 초래하고, 학교 공동체를 파괴하며, 학교의 평화와 명예와 발전에 중대한 장애가 되기 쉽습니다. 그러한 단체나 개인적 활동이 있다면 멈추고 해산하시길 바랍니다.

작금에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은 목사요, 교수요, 박사들이 할 일이 전혀 아니라고들 말합니다. 수년간 사태와 혼란을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는 말로 들립니다. 아직도 더 싸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제 그만 해야 한다고들 말합니다. 계속 물고 뜯으면 자멸하고 공멸할 것입니다.

교수들의 불화는 교회와 사회에 실망과 반감과 혐오감을 줍니다. 분파와 불화를 일으킬 수 있는 모든 단체와 모임을 해산시켜 주십시오. 교수님들은 교수회의에 참석해주시고, 그 회의에서 의견을 표현해 주시고, 건강한 토론과 대화가 일어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교수들이 불화하고 학교가 혼란하면 총장이 활동하기가 곤란해지고 후원도 끊어집니다. 요즘 교회를 방문해보면 감신에 대한 쓴소리를 듣다가 후원에 대해서는 말도 못 꺼내고 들어오게 됩니다. 파벌 정치의 분열로 학교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교수님들 이제 분열적인 모임과 활동을 중지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만 평안해지시기를 바랍니다.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서로 용서하고, 존경하고, 협력하는 화해의 공동체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섯째, 보직 임명은 연구와 강의, 저작 등 교수의 본업에 장애되거나 짐이 되지 않도록 조절할 것입니다.

보직 임명과 각 위원회 임명을 총장이 학교운영에 유익하도록 할 것이오니 염려하시지 마시고 지나치게 관여하지 마시고 맡든지 안 맡든지 평안한 마음으로 기도와 경건생활, 그리고 학문연구에 더 많은 시간과 힘을 쓰시기를 바랍니다. 혹시라도 보직에 과도하게 마음 쓰는 분이 없길 바랍니다. 보직을 맡은 기간 봉사하는 것이며, 보직 안 맡을 때에는 항상 연구와 저술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보직자는 맡은 모든 행정업무에 수행에 있어서 관련규정을 철저히 지키고 공정하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일곱째, 연구를 위한 연구학기와 안식년을 반드시 지켜주십시오.

학교의 규정을 따라 안식년을 꼭 지켜주시기를 바랍니다. 학문의 집중적 연구를 위해서 매 3년에 한 학기 또는 매 6년에 1년 동안 학교를 떠나서 연구에만 집중하면서, 또한 심신이 더 쉴 수 있도록 안식년을 지키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고, 교수님들의 특권입니다. 더 깊이, 더 넓게 연구하고, 더 유익한 강의와 훌륭한 연구와 저작을 가지고 복귀해야 할 것입니다. 총장은 교수님들의 연구안식년을 위해서 규정에 따라서 지원해 드릴 것을 약속합니다. 연구안식년을 지키지 않는 교수님들에게는 총장이 권면하여 꼭 지킬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여덟째, 연구 활동에서 표절이 없도록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모든 저작 활동에 있어서 표절을 반드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글을 쓰다 보면 부지중에도 표절의 실수를 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저술 중에 표절의 유혹을 받아 의도적으로도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교수들의 표절 문제가 예민하여, 비판의 목소리가 최고치에 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술할 때에 표절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십시오. 한 번의 표절 실수가 교수님의 학문의 여정에 타격을 주고, 학교의 명예를 추락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불행이 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홉째, 연구 저작물 중에서 혹시 표절되는 부분이 있다면 보고해 주시고 책임질 것은 속히 이행하시길 바랍니다.

현재 학교 외부에서 교수님들의 표절이 다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상한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모두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스스로 교수님들의 연구 활동을 개혁하고, 미리 대처함으로써 학교를 지켜야 합니다. 혹시 부지중에라도 표절한 것이 발견되면 그것으로 인해서 얻은 모든 이득을 반환하시는 것이 평안하다고 생각하시면 속히 그렇게 하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표절의 실수가 나타나더라도 책임지고 다음부터 철저히 조심하면 더 좋은 학자가 될 것입니다.

우리 학교의 부정적인 일들이 외부에 낱낱이 공개되면 우리 학교의 명예가 추락합니다. 제가 후원 사업을 이끌어낼 수가 없습니다. 교수님과 학교의 명성에 오점이 남지 않도록 모두 조심하시고, 모교의 명예를 지켜 주셔서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 학교에 대한 부정적인 일들이 밖으로 먼저 나가면 우리 모두가 피해를 당하고 모두가 공멸하는 일입니다.

표절의 제보가 있을 경우에 공식적인 절차와 학교의 규정에 따라 표절 조사가 이뤄질 것입니다. 이러한 공식 기구를 통해서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조사할 것입니다. 따라서 모든 제보는 학교의 공식 기구를 통하시기 바랍니다. 연구윤리위원회의 모든 조사는 규정에 근거하여서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처리하기를 바랍니다.

열째, 이번 가을 학기를 시작할 때에는 교수님의 반성문을 공동으로 작성하여 발표할 것을 제안합니다.

우리에게 실망한 교회, 동문들에게 반성문을 발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위해 교수님들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동의를 물을 때, 솔직한 심정을 말씀해 주시고, 모든 분들이 하나님께 회개하는 마음으로 반성문을 작성하고 발표하는 것에 전적으로 참여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사랑하고 존경하는 교수님들 부디 <평안히 지내시기를 바랍니다.>

교수님들, 하나님이 우리를 목사 시켜주신 것을 감사하면서 특별히 교수들은 남달리 신학교 교수 시켜주신 은혜를 감사하면서 교수의 본업에만 충실해야 하겠습니다. 과거에 상호관계에서 실수나 잘못이나 오해가 있을지라도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으로 용서하고,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여서 동료 교수간의 우정과 신뢰가 다시 건립될 수 있기를 간곡히 소망합니다. 이제 모든 비난과 비판, 그리고 고발과 싸움을 이제 그만 멈춰주십시오. 감리교신학대학교가 이제는 화해의 공동체, 일치의 공동체, 상생의 공동체가 되어 밝은 미래를 향하여 일취월장 발전하여 감신 가족 모두가 거룩하고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성경에 <서로 물고 뜯으면 피차 멸망할까 조심하라. 갈 5:15> 라는 말씀, 그리고 <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모든 사람 앞에서 선한 일을 도모하라.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라. 롬 12:17-18> 라는 말씀을 생각합시다.

우리 옛말에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 고 했습니다.

서로서로 함께 차도 마시고 밥도 먹고 대화하고 교제하면서 서로 존중하고 칭찬 많이 하고 우정을 다지면서 <평안하게 살아갑시다>

교수님들! 새 학기부터는 모든 부정적인 것들 버리고 긍정적인 것들만, 파괴적인 것들 버리고 건설적인 것들만, 악한 것들은 버리고 선한 것들만, 과거지향적인 것들 버리고 미래지향적인 것들만, 퇴보적인 것들을 버리고 발전적인 것들을 도모하면서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아봅시다!>

교수님들 <평화로운 사람, 평화를 만드는 사람이 됩시다!>

교수님들! 우리의 기도와 봉사와 헌신으로 이제 감리교신학대학교가 개혁되고, 발전되어서 과거의 명문신학대학교의 영광을 다시 보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잔소리 같이 들릴지라도 부득이하게 이런 글을 올리게 되었사오니 용서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총장으로서 이런 편지라도 써보내야 한다는 의무감이나 압박을 갖게 되었습니다. 무더운 여름에도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주후 2018년 7월 30일

우리의 영원하고 거룩한 노스탈지아

냉천동 감신동산에서

감리교신학대학교 총장 김 진 두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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