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해야 할 지방 추가 부담금
신중해야 할 지방 추가 부담금
  • 민돈원
  • 승인 2018.02.27 09: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감리교회 의회제도는 장정에 규정되어 있다. 그 의회는 기초단위인 당회를 비롯하여 구역회, 지방회, 연회, 총회의 순이다. 여기서 각각 대표들이 모인 가운데 중요한 안건을 협의하고 토론하면서 어떤 의제를 의결하기도 하며, 필요한 일꾼을 선출하기도 한다.

예배가 위로부터 주시는 하나님의 뜻과 계시에 초점이 맞추어 있다면 위에 열거한 회의는 여기에 참석한 대표들의 뜻을 존중하는데 있다 할 것이다. 그래서 예배는 하나님의 계시에 대한 우리의 응답이고, 회의는 다양한 토의와 합의로 의결한 안건에 대한 시행이다. 따라서 예배는 은혜가 넘쳐야 하고, 회의는 회의답게 활발한 토의가 전개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예배는 회의처럼 되어서는 안 되고, 회의 또한 예배처럼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난주일지방회를 마쳤다. 준비하는 자들로서는 애썼겠지만 왠지 마음이 석연치가않다. 회의 진행의 미숙이야 너그럽게 넘길 수 있다손 치자. 그러나 실망스런 것은 원칙 없는 공천위원보고 내용, 지방회 때 발표된 임원을 지방회 닫힌 후 번복, 게다가 공감과 납득하기 힘든 성지순례 과다부담금 책정 등이었다.

먼저 특히 예민한 순서 배정자나 과정, 자격고시위원들 명단을 보니 원칙을 무시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감리회는 주요 인선작업에 연급을 존중해오고 있다. 그런데 이 지방은 언제부터인가 연급이 낮아도 지방회 온 순서를 주장하는 자들, 이른바 텃새를 부리는 경향이 짙다.

그런데 익히 알듯이 세상도 그렇지는 않다. 예컨대 보통 시, 군 경찰서장은 1년 임기로 해마다 바뀐다. 그렇다고 그보다 오래 근무한 자들이 상관에 불복하고 텃새 부리는 게 가당한가? 또 판, 검사는 어떠한가? 이들 역시 새로이 부임해 간곳에 자신들보다 직급이 낮은 경우 오래 근무한 순서가 아니라 사법연수원 기수 순이 엄격하게 지켜지지 아니하던가? 그렇다면 이들 세계보다 교역자들의 격이 현저히 떨어져서 그런 것일까?
그래서 감리회는 엄연히 정회원 허입연도가 매년 각 연회 회의록에 반드시 기록되어있다. 따라서 지방이든 연회이든 특히 실행부위원들은 이것을 고려하고 존중할 줄 아는 것이 지방내의 바람직한 질서이다. 이런 원칙이 지켜져야 문제가 있을 때 혼란하지 않고 답변할 근거를 가질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 지방 책임자가 사사로운 감정에 치우쳐 임의대로 선정함으로써 지탄받을 수도 있다.
이번 지방회가 그러했고 순서나 공천위원 명단을 볼 때 어떤 변명도 피할 수 없을만큼 지적을 받았는데도 여기에 관련된 당사자들은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했다.

또다른 하나는 과다한 지방 부담금 책정도 그러했다.
사전에 교역자회의를 거쳤다고는 하나 충분한 협의가 되지 않았다. 더욱이 모든 교역자들의 합의를 거치지도 않은 채 분과 토의 재정분과 안건으로 상정되었다. 더 납득하기 힘든 것은 재정분과 재적위원 16교회18명중 불과 4명밖에 참석하지 않은상태에서 각 교회 재정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교역자 성지순례기금으로 기존의 지방부담금 2%외에 1%를 금년에 추가한다는 안건이었다. 적잖은 액수이다. 나는 교회담임자로서 예산을 단 몇 푼이라도 절약해서 남기려고 재정이 소요되는 공사나 일이 발생한 경우 몇 일을 숙고하고 여러 군데 업자 등의 비교견적을 꼼꼼히 살핀 후 저비용 고효율을 택하여 교회 재정을 비축하려고 애쓰는 편이다.

그런데 이런 중요하고 무거운 안건을 불과 4명이 모여 채택한 것도 이해할 수 없지만 더더욱 이렇게 보고하면 통과된다는 밀어붙이기식 발상이 일부 교역자들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에 나를비롯한 두 분의 다른 목사님의 문제제기와 반대 여론에도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통과하려는데 급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 책임자는 지방 대표들이 모였으니 찬, 반에 대한 설득력 있는 토론 등을 거치게 하는 지혜롭고 공정한 회의를 주재하기보다는 통과하는 쪽으로 유도했다. 더 가관인 것은 불과 지난 하반기에 논의된 이 성지순례 건을 서둘러서 내년 2월로 간다는좌충우돌의 빌미가 되는 무리수를 띄우다보니 가장 손쉬운 방법인 부담금 추가 책정을 택한 것이다. 적어도 성지순례를 가되 교역자들이 몇 년을 준비하다가 그래도재력이 부족할 때 아무 영문도 모르는 각 교회대표들이지만 그래도 그들이 모인 지방회에서 공감을 얻는 것이 회의를 존중하는 페어 플레이 정신이 아니었겠는가?

운동경기에서페어플레이 정신에 빗나가면 규칙을 엄격히 적용하여 주의를 주기도 하고 심하면 퇴장시키든가, 더 나아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에는 영구퇴출 시키는 것을 보아왔다.

그런데교회끼리 모여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해야 할 지방회가 원칙무시, 연급무시, 지방대표를 무시하면서 민감한 안건을 통과시키는 것은 독선이고, 은혜로운 회의를 빙자한 횡포나 다름없다. 이런 결정이 차후 재발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