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준비 왜 늦는가?
WCC준비 왜 늦는가?
  • KMC뉴스
  • 승인 2011.07.2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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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협 실행위서 WCC총회 준비 ‘곪은 상처’ 터졌다

뉴스미션 기사입니다.

세계교회협의회 총회 유치 후 준비 과정에서 곪아 온 교단 간 갈등이 터졌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기실행위원회에서는 WCC총회 준비 과정에서 특정 교단의 독주에 대한 반발, 교회협의 위치와 역할에 대한 교단 간 의견 차가 그대로 드러났다.

실행위원회서 ‘WCC준비 늦어지는 이유’ 촉구

21일 오후 2시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실행위원회는 51명의 실행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작됐다. 이미 ‘WCC 공문 사건’으로 감리교, 기장, 성공회 세 교단이 이미 성명서까지 발표한 상황에서 교단 갈 갈등은 예상됐지만 파장은 컸다.

그간 준비 과정에서의 성토가 쏟아져 나오자 회의 분위기는 급속히 냉각됐고, 예장통합에 대한 직설적인 비판이 나오자 일부 통합 인사들은 자리를 떠났다.

교단 간 갈등은 WCC 총회 프로그램으로 김영주 총무가 안건으로 내놓은 ‘평화열차 프로젝트’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평화열차 프로젝트’는 유럽 참가자들이 기차로 러시아 모스크바를 거쳐 중국, 평양, 서울을 거쳐 부산까지 이동하는 일정으로 여러 나라의 교회와 정부의 협력이 필요한 대규모 사업이다.

이 안건은 ‘WCC총회준비위원회가 구성되기 전에 실행위원회에서 가결되면 혼선이 있다’는 예장통합 측의 반대에 부딪쳐 WCC총회준비위원회 구성 전까지 연구위원회에서 다루기로 결의됐다.

준비위원회 구성에 대한 얘기가 불거지자, ‘준비위원회가 왜 늦어지는지에 대해 이유를 밝히라’는 실행위원들의 요구가 거세졌다.

감리교 실행위원 김순영 목사는 “WCC 논의 과정을 매스컴에서 듣기를 원치 않는다. 실행위원회에서 알아야 할 상황을 들었으면 좋겠다”며 “덕스럽지 않은 이야기들이 오가는 것 같은데, 속시원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말해 달라”고 했다.

“통합이 주도해 가려다 보니 이렇게 됐다” 성토

실행위원들의 요구가 거세지자 기장 배태진 총무가 말문을 열었다. 배 총무는 WCC로 보낸 공문 내용과 절차를 지적하면서 예장통합에 대해 직접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배 총무는 “총회기획위원회가 회의를 하는 동안 결정하지 않은 내용이 WCC 본부로 갔다”며 “내셔널코디네이터를 누가할지 4개 교단이 의견이 달라 결의하지 않았는데, 통합 측 박성원 목사가 내셔널 치프로 정해졌다는 내용을 기정 사실로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준비위원회 구성이 늦어지는 모든 문제는 통합이 주도해 가려고 하기 때문에 비롯된 것”이라며 “기장도 감리교도 이런 부분에 동의할 수 없기 때문에 성명서를 낸 것” 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 총무의 성토가 이어지자 예장통합 측 인사 일부는 자리를 떠났다. 조성기 사무총장은 공문에 대해서 “총회준비기획위원회에서 시정하겠다”면서도 통합 측의 독점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조 사무총장은 “총회준비위원회가 통합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위원장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지 않느냐”며 “4개 교단 총무가 함께 있었고 부위원장도 있어 논의 구조가 분명한데 한 교단의 독점이라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교회협 위치 때문에 갈등…“3개 교단 입장 같이 하겠다”

이런 교단 간 갈등의 중심에는 WCC총회 준비 실무 주체로 교회협을 어느 정도로 인정할 것인가에 대한 교단 간 시각차에 있음이 이날 회의에서 명백히 드러났다.

이미 지난 18일 교회협과 WCC 회원교단에 한국측 총회준비위원회 불참을 통보한 성공회 측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나타냈다.

김광준 신부는 “그 동안 9인 기획위원회의 회의에도 불구하고 총회준비위원회가 구성이 안 된 이유는 교회협의 입장을 어떻게 두느냐에 대해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며 “교회협이 WCC에 얼마나 기여를 해야 하는지 협의해야 한다. 교회협이 중심이 되지 않는 WCC 준비위원회는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이날 실행위에서는 교단 간 입장 차만 확인됐을 뿐, 해결을 위한 방안은 다뤄지지 않았다. 교단 간 감정이 격해지자 더 이상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서둘러 폐회하는 모양새였다.

폐회 후 한 실행위원은 “그 동안 맺혔던 모든 문제들이 수면 위에 떠오르게 됐다”며 “오늘을 계기로 에큐메니칼적 논의와 합의가 진행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감리교‧기장‧성공회 이상 3개 교단은 실행위 폐회 후 ▲WCC 총회 준비만을 다루기 위한 교회협 임시실행위 소집 요청과 ▲WCC측에 보낸 공문에 대해 절차에 대한 해명과 내용에 대한 사과 촉구를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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