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으로 시작하는 침묵기도의 실제
찬양으로 시작하는 침묵기도의 실제
  • 김수천
  • 승인 2017.06.2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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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교회는 찬양 중간에 통성기도 또는 조용한 기도를 통하여 성령의 임재를 갈망하거나 자아를 성찰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말씀이나 거룩한 단어 등을 묵상함으로써 생각을 모으고 하나님의 사랑에 집중하던 렉시오 디비나의 방법을 적용하면 더 나은 찬양시간이 되지 않을까 한다. 즉 찬양시간 중에 음악을 끄거나 조용한 음악을 배경으로 성경 말씀이나 찬양 가사 중에서 집중하기 좋은 내용을 묵상하도록 하는 것이다.

먼저, 찬양을 시작하기에 앞서 하나님의 사랑이나 은혜를 표현하는 성경 말씀을 함께 묵상하면 좋겠다. 현재 대부분의 찬양시간은 찬양인도자의 대표기도나 회중의 통성기도로 시작된다. 물론 찬양인도자가 성령의 임재 가운데 드리는 기도는 예배에 참여한 회중들의 생각을 하나님께 모으게 하고, 신령과 진정으로 찬양에 임하도록 도와준다. 그런데 대표기도나 통성기도 보다는 말씀을 각자 묵상하게 한다면 좀 더 자발적으로 생각을 모으도록 할 수 있지 않을까?

필자가 오랜 기간 동안 목회 현장과 교단 강의를 통하여 경험한 바에 의하면 신자들은 대표기도 시간에 그들의 주의를 최고로 집중하지 않는다. 대표기도자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함께 기도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소극적인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찬양을 시작하기 전에 성경 말씀을 제시하고 청중들이 직접 묵상하게 하면 훨씬 능동적으로 생각을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찬양 전에 묵상할 본문은 1절 정도의 분량이면 적절할 것이다. 내용은 하나님에 대한 찬양이나 감사가 좋을 것이다. 시편이나 유사한 성경 본문들을 활용할 수 있다. 그 본문을 화면에 띄워 주고 각자 묵상하게 하는 것이다. 이때 조용한 음악을 연주해 주면 좋을 것 같다. 자막이 위로 올라가는 에니메이션 PPT이면 더 효과적이다. 왜냐하면 사람은 움직이는 것을 따라갈 때 더 집중을 잘 하기 때문이다. 찬양인도자의 기도보다 말씀 묵상이 더 유익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성경 본문 자체가 생각을 모으게 하는데 더 영향력이 있다. 찬양인도자가 대표기도를 잘하지만 늘 하다 보면 자칫 의례적인 것이 될 수도 있다. 둘째는, 자발적인 묵상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갈망하게 된다. 스스로 말씀으로 다가오시는 하나님 앞에 머무는 시간을 통해 좀 더 능동적으로 찬양을 향해 열린 태도를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 드리는 찬양집회를 위한 또 다른 보완점은 찬양 중간 중간에 적절한 가사를 묵상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는 주로 통성이나 묵상기도 시간을 갖는데 이러한 기도 시간과 더불어 가사를 묵상하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찬양을 부른 후에 가사를 묵상하는 것이다.
사랑합니다 나의 예수님 사랑합니다 아주 많이요
사랑합니다 나의 하나님 사랑합니다 그것뿐예요
사랑한다 아들아 내가 너를 잘 아노라
사랑한다 내 딸아 네게 축복 더하노라
이 찬양을 부르다 보면 대부분의 찬양자들은 하나님의 깊은 사랑을 체험하게 된다. 그런데 그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반응을 표현하는 기도도 좋지만 그냥 그 사랑을 더 깊이 느끼고 무엇보다 그 사랑에 오래 머물기 위해 그 가사를 묵상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침묵기도를 하게 하는 것이다. 이 가사처럼 하나님은 우리를 잘 아신다. 바울은 자신이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되기를 힘쓴다고 고백하였는데(빌 3:9) 이처럼 가사를 묵상하며 드리는 침묵기도를 통해 우리는 자신을 더 깊이 성찰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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