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준비에 빨간등
WCC 준비에 빨간등
  • KMC뉴스
  • 승인 2011.06.15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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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큐메니칼권 불신, 성공회 한국 준비위원회 불참 고려

뉴스미션 기사입니다.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 준비 과정에서 팽배했던 에큐메니컬 진영의 불신이, 아직 구성도 되지 않은 준비위원회 이름으로 WCC 총회 본부에 전달된 공문으로 인해 수면 위로 떠올랐다.

▲ 지난3월 WCC 총무 방한 당시 예장통합이 개최한 초청 간담회. 이 자리에서는 총회 개최 호스트가 누구냐는 질문까지 나왔다. ©뉴스미션

공식 합의 없는 문건, WCC 총회 발성

문제가 된 공문은 준비위원회 김삼환 목사 명의로 발송된 것으로 한국 측 준비 상황과 조직 구성 내용 및 예배위원 선정에 대한 내용이다.

지난달 4일 WCC준비기획위원회 회의를 토대로 △한국 준비위원회가 복음주의권을 포함한 1백여 명의 실행위원회를 조직해 준비 중인 상황 △박성원 목사를 대표로 내쇼널코디네이터팀 구성 △한국 측 예배위원에 주현신 목사, 음악감독에 동광교회 장빈 목사 선정 사실을 알린 것이다.

공문 발송 후 프랑스개혁교회와의 선교협정 체결을 위해 유럽을 방문한 통합 총회장 김정서 목사 및 임원단은 스위스 WCC 본부를 방문했다. 어떤 식으로든 WCC 준비와 관련 한국 측의 입장이 전해졌음은 당연하다.

WCC 공식창구 교회협, 공문 간 줄도 몰라

이 공문이 파문으로 번지고 있는 이유는 두 가지다. 공문 발송 사실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물론 다른 회원교단 누구도 모르게 진행됐다는 것과 이 내용이 확실한 결정 사항이 아니라는 것이다.

교회협 측은 공문이 발송됐다는 것을 알고 WCC 본부 측에 연락해 이 공문을 받아봤다. WCC와 실무적인 관계를 하고 있는 교회협이 모른 채 회원교단에 의해 공문이 발송된 것이다.

교회협 관계자는 “공문이 발송된 걸 전혀 몰랐다”며 “오히려 WCC 측에 연락해 내용을 보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교회협이 공문을 받아 본 결과 이 공문에는 준비기획위원장 김삼환 목사와 부위원장 박종화 목사, 이영훈 목사의 사인이 담겨 있었다.

박종화 목사와 이영훈 목사는 “합의된 내용이니 서명해 달라는 요청이 왔다”며 “WCC와의 공식 창구는 교회협이고, 실질적 총 책임자는 교회협 김영주 총무라는 것은 분명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문 내용, 최종 합의 사항은 아니다

공식 창구인 교회협 모르게 공문이 발송된 것은 차치하고 공문 내용이 합의 사항이 아니라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회의에서 실무를 누가 맡을 것인가를 두고 김영주 목사와 박성원 목사가 거론됐지만, 결론이 나지 않고 마무리 되지 않았기 때문에 최종 확정 회의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회의에 참석한 김명혁 목사는 “이날 회의에서는 실무 대표자로 박성원 목사와 김영주 목사를 두고 논의가 있었지만 결론은 나지 않았다”며 “이날 회의는 최종 확정 회의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성공회 김광준 신부 역시 “이날 회의에서 합의된 것은 내쇼널코디네이터를 사용하지 않기로 한 것뿐”이라며 “회의 확정 사항도 아닌 내용을 세 명의 이름만으로 보낸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성공회, 한국 준비위원회 불참까지 고려 중

협의를 기본으로 하는 에큐메니칼의 균형이 깨지면서 WCC 준비가 예장통합 중심으로 굳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성공회는 준비위원회 불참까지 고려 중이다. WCC 총회 목적이 에큐메니칼의 저변 확대에 있기 때문에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양보하고 중재하면서 원만하게 추진하려 했지만, 이번 일은 참담한 결과라는 것.

김광준 신부는 “김삼환 목사가 최종 결정을 자신이 하겠다는 말도 했다”며 “위원장이 결재권을 주장한 것은 조직을 사유화하겠다는 뜻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김삼환 목사 체제를 신뢰할 수 없다”며 “신뢰가 깨진 상황에서 더 이상 참여가 어렵지 않겠느냐. 교회협 회원교단으로 협력은 하겠다. 곧 공식 문서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사태와 관련 예장통합 조성기 사무총장은 “지난달 말까지 준비위 상황을 알려달라는 것이 WCC의 요청이었다”며 “현지에서는 한국 총회 포기론까지 나오는 심각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WCC 총회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 교회협에 믿고 맡길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WCC와의 공식 창구 역할을 해 온 교회협에 대한 예장통합의 불신과 준비기획위원회에 대한 회원교단들의 불신의 고리가 WCC 준비를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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