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이브 새 생명 선물
크리스마스이브 새 생명 선물
  • KMC뉴스
  • 승인 2014.12.2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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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 장기기증 아내 박선화 씨의 뜻 이어받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한 진정한 산타가 나타났다. 그 주인공은 바로 24일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타인에게 자신의 신장 하나를 기증한 김충효 씨(45세, 경기도 화성)다. 김 씨는 아내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지 1년이 되던 때에 생존시 신장기증을 결심했다. 그리고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그 결심을 실제로 실천에 옮기게 되었다.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박진탁)는 24일,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으로는 처음으로 순수 신장기증을 실천하는 주인공이 탄생한다고 밝혔다. 이번 신장기증 수술은 서울아산병원에서 진행되며, 아무런 연고도 없는 타인에게 신장을 기증하고자 나선 이는 뇌사 장기기증인 故 박선화 씨의 남편 김충효 씨다.
“아내의 뜻을 이어 이제는 제 생명을 나눕니다”
지난 2013년 6월 1일, 김충효 씨의 아내 박선화 씨는 갑작스런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자리에서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급히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뇌출혈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결국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 의료진은 아내 박씨가 뇌사상태로 추정된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판정을 내렸다.
“아내를 그렇게 허망하게 떠나보낼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뇌사 장기기증을 고민하게 됐고, 아내의 언니인 처형이 제 장기기증 의사에 동의를 해주어서 많은 생명을 살리고 떠날 수 있었어요.”
아내 故 박선화 씨는 지난 6월 15일,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물을 전하고 떠났다. 당시 김 씨는 호스피스 교육 과정을 이수중이었다. 가족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교육받던 중에 본인의 아내를 잃은 것이다. 김 씨는 아내의 죽음 앞에서 자신보다 남겨진 세 아들이 걱정됐다. 막내는 아직 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어린 나이었다. 이에 김 씨는 아이들이 엄마와의 이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아내의 장례식이 끝나고 난 후, 세 아들과 함께 이별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아이들과 저에게 위로가 되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제 아내가 5명의 이식인들의 삶을 통해 살아 있다는 것이에요.”
아내가 떠난 지 1년 쯤 되던 지난 6월, 김 씨가 다니고 있는 예수향남교회에서 사랑의장기기증캠페인이 진행됐다. 그리고 본부 박진탁 목사의 설교를 듣고 김 씨는 순수 신장기증이라는 나눔을 결심했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생명을 살리고 떠난 아내의 사랑을 이어가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어요. 아내는 더 많은 생명을 살렸는데, 저도 할 수 있다면 그 나눔을 이어가야죠.”
그리고 지난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김충효 씨는 신장기증을 실천하며 아내에 이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생명나눔의 기적을 이루게 됐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만성신부전 환우에게 자신의 콩팥 한 개를 기증하며 새 삶을 선물한 김 씨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나중에 제 아들들이 신장기증을 하겠다고 한다면, 저는 기꺼이 응원할거에요. 제 아내도 하늘에서 응원할거고요. 제 신장을 이식받는 분이 앞으로 더욱 더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아가시길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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