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막장 교단 총회를 탄식한다.
2023년 막장 교단 총회를 탄식한다.
  • KMC뉴스
  • 승인 2023.09.2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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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성명서

올해 9월 교단 정기총회는 막장 드라마였다. 그 드라마는 ‘통합이 시작해서, 합동이 마무리’했다. 예장통합 총회는 개최 전부터 명성교회 세습 정당화의 마침표를 찍으려는 시도로 모든 주목을 받았다. 원론적으로 다시 묻자. 자식이 대를 이어 담임목사직을 이어받는 게 도대체 무슨 문제란 말인가? 더구나 교인들이 동의했는데 말이다. 그러나 웬만한 교회 담임목사 청빙에도 얼마나 많은 목사들이 넘치도록 많은 이력서를 제출하는지, 그리고 대형교회에 자식을 앉히기 위해 얼마나 강압적이고 부끄러운 요식절차를 만들고 있는지,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교회는 하나님의 것이라 설교하는 바로 그 목사들이 교회를 사유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명성교회 세습은 일반적인 세습과도 크게 다르다. 김삼환 목사는 교회의 사유화를 넘어 자신이 총회장을 지낸 대형교단 자체를 쥐락펴락하며 교단 사유화를 진행 중이다. 게다가 한국교회와 사회의 큰 자산이었던 NCCK마저 사유화하고 있다. 돈의 힘, 권력의 힘이 신앙과 양심을 뒤덮고, 이를 정당화하는 너무나도 처참한 몰골이 통합 총회에서 계속 일어나고 있다.

김의식 총회장은 취임 전부터 그 부끄러운 사명을 누구보다 철저히 감당할 것을 다짐하였다. 그는 시종일관 치유와 화합을 외쳤지만, 그것은 하나님을 위한 것도, 총회를 위한 것도 아니라 오직 김삼환 목사만을 위한 충성구호일 뿐이었다. 통합 총회는 끊임없이 구설수에 오르는 김 총회장 개인의 도덕성 문제와 의혹부터 철저히 확인하고, 숨김없이 밝혀야 한다.

그 모든 논란과 구설수를 잠재우기 위해서인가? 통합 총회는 올해도 어김없이 동성애 반대 이슈로 단합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가 서로 화해, 치유하며, 전도와 선교에 앞장서자고 호소했다. 그러나 양성 차별과 폭력은 억지로 감추고, 오직 성소수자를 악마화하는 성(性)총회는 성(聖)총회가 아니다. 자신을 부인하지 않고 권력만 탐한다면 교회의 외침은 공허한 소음이 될 뿐이다.

반면, ‘교회다움’을 회복하겠다며 대전새로남교회당에서 소집된 예장합동 총회(9월 18~21일)는 개혁주의 신학을 확산하고자 하는 의지로 회무를 시작했다. 능동적 순종과 회심 준비론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고, 목사 장로 정년 연장안을 부결시키고, 총신대학교에 매년 10억 원씩 후원하기로 결의하는 등 긍정적인 결과도 만들어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헌법 개정안이 또 1년 더 연장하여 재검토하기로 하는 한편 대회제는 아예 논의되지도 못하고 무산되었다. 교단 내 성폭력을 예방하고 사건을 처리하기 위한 지침을 마련할 기대를 모았지만 ‘성폭력’이라는 용어를 애써 피하느라 ‘성윤리를 ‘예방’한다는 해괴한 지침을 담은 ‘성윤리 예방 및 대응 매뉴얼’로 끝내 버렸다. 더구나 교회 성폭력 사건의 희생자 편에서 활동한 기독 언론과 단체에 대해 ‘계속 주시하기로’ 결의하고, 성폭력 피해자 편에서 일한 목사는 일방적으로 면직 출교하기로 했다.

특히 상정된 여성 목사안수 청원 헌의안은 들여다보지도 않은 채 여성 강도권을 허락하기로 결정했다가 파회 직전에 앞선 결정을 다 뒤엎으면서 여성 강도권도 취소하는 총회 역사상 유례없는 추태를 드러냈다. 여성 목사를 강도권으로 대신 한 것도 ‘꼼수신학’으로 비난받을 만한데 그나마도 일사부재의(一事不再議)의 회의법을 무시한 채 전격 취소함으로써 예장합동 교단이 얼마나 무원칙한지를 만천하에 공표하였다. 그렇다면 여성 강도권을 허용했던 신학적 근거는 무엇이며, 또한 그것을 취소한 이유는 무엇인지를 예장합동 교단은 명명백백히 밝혀야 할 것이다.

예장합동과 통합은 역사와 교세로 서로 ‘장자 교단’을 겨루는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교단이다. 그러나 슬프게도 이들은 하나님과 이웃 사랑 대신 누가 더 완고하고 불통인가를 겨루는 볼썽사나운 꼴만 남기고 올해도 총회를 마치고 말았다. 소망이 사람에게서 나온다면 한국교회와 총회는 이미 오래전에 끝났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암담하고 어두울 때 벼락같은 하나님의 은혜가 임했듯이 우리는 다시 그것을 바라보며 호소할 뿐이다. 그러나 동시에 하나님은 항상 참고 기다리지만은 않으신다는 엄연한 사실을 한국교회와 교단은 두려운 마음으로 깨우쳐야 할 것이다.

우리의 주장

예장통합은 이제라도 세습 방지 헌법을 수호하여 하나님의 거룩함과 교회의 공공성을 지키고, 명성교회와의 부끄러운 밀착을 끊어야 한다.

예장통합은 먼저 김의식 총회장을 둘러싼 부끄러운 추문을 명백히 밝히고, 명성교회와 김삼환 목사가 아닌 하나님의 교회를 위한 교단으로 거듭나야 한다.

예장합동은 여성 강도권을 허용했던 신학적 근거는 무엇이며, 또한 그것을 취소한 이유는 무엇인지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 또 고전 14:34~35 말씀을 어떻게 여성 목사 불가의 사유로 해석할 수 있는지 정확한 근거를 밝혀야 한다.

2023년 9월 25일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공동대표: 강호숙, 구교형, 김승무, 김의신, 이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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