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 천사가 된 딸이 꿈에 놀러 와 주길 기다립니다
매일 밤, 천사가 된 딸이 꿈에 놀러 와 주길 기다립니다
  • KMC뉴스
  • 승인 2023.07.31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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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250가정에 가족 지킴 키트 전달하며 응원의 마음 전해

2021년, 사랑하는 딸 전소율 양(기증 당시 5세)을 하늘로 떠나보낸 전기섭 씨(45세, 남)는 매일 밤 천사가 된 딸을 기다리며 잠든다. 길에 핀 작은 들꽃에도 밝게 인사를 건네던 소율 양은 난임을 이겨내고 얻은 소중한 딸이었다. 하지만 가족들의 ‘행복 충전기’로 불릴 만큼 사랑스러운 소율 양과의 시간은 찰나의 꿈처럼 짧았다. 2019년, 당시 세 살이었던 소율 양은 키즈 카페를 찾았다 불의의 사고로 의식 불명 상태에 빠졌다. 작은 몸에 수많은 호스를 연결한 채 가녀린 호흡을 이어가던 소율 양은 2년 뒤, 뇌사 상태에 빠져 결국 하늘의 별이 되었다. 오랜 투병 기간 동안 딸의 곁을 지킨 전 씨는 질병으로 고통 받는 어린 환자들을 위해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2021년 10월 28일, 故 전소율 양은 장기기증으로 심장과 신장을 기증하며 3명의 환자에게 새 삶을 안겨주고 세상을 떠났다.

매일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7.9명이 사망하고 있는 가운데 故 전소율 양과 같은 뇌사 장기기증인의 숭고한 나눔으로 매해 1천 8백여 명의 환자들이 새 삶의 기적을 만나고 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사별을 경험한 기증인의 유가족(이하 도너패밀리)들은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슬픔 속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이에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하 본부)는 도너패밀리가 슬픔 대신 생명나눔에 대한 자긍심을 품고 살아갈 수 있도록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네이버 해피빈 및 전북현대모터스FC(이하 전북현대)와 함께 도너패밀리 ‘가족 지킴 키트’ 지원을 위한 모금을 진행했다. 그 결과 해피빈 기부자 1,433명과 전북현대의 참여로 마련된 후원금으로 지난 7월 28일, 전기섭 씨를 비롯한 도너패밀리 250가정에 가족 지킴 키트를 발송할 수 있었다. 키트에는 더위로 지친 가족들의 기운을 북돋아줄 전복 삼계죽과 유산균 및 영양제, 장마철에 유용한 우산 등 여름을 응원하는 소정의 선물과 함께 건강하게 살아가는 장기 이식인들의 모습이 소개된 책자가 담겼다.

본부가 보낸 키트를 선물 받은 도너패밀리 강호 씨는 “먼저 떠나간 아들이 이번 여름 건강하게 잘 보내라고 준 선물 같다.”라며 “아들은 비록 떠났지만, 아들의 이름을 기억해주는 사람들과 함께 슬픔을 나누고 위로를 얻을 수 있어 큰 힘이 된다.”라는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한편, 본부는 지난 2013년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모임인 ‘도너패밀리’를 발족하여 소모임 및 이식인과의 1박 2일 캠프 등을 통해 유가족 및 이식인 간의 지속적인 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생명나눔을 기억하는 사진 전시회, 심리 치유 프로그램 등의 예우 프로그램과 뇌사 장기기증인 유자녀를 위한 장학회를 운영하고 뇌사 장기기증인 기념공간 건립하는 등 유가족을 지원하는 사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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