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8개월간의 글쓰기를 마치면서
7년 8개월간의 글쓰기를 마치면서
  • 민돈원
  • 승인 2022.12.27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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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존재하는 삼라만상에는 모두 시작과 끝이 있다. 이에 전도서 3장은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라고 시작하면서 여러가지 때(time)에 관해 14가지로 나열하고 있다. 금년 2022년도 시작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끝자락에 들어섰다. 시작만큼이나 끝은 더더욱 중요하다. 동시에 그 과정 역시 소중하다.

이제 나에게도 이러한 소중한 과정을 거쳐 시작과 끝이 있음을 알리는 때가 왔다. 오늘 지금 이 시간 끝내기하는 글을 쓰고 있다. 이곳에 글쓰기 해왔던 KMC 뉴스 매주 화요일 연재 담당 “민돈원 목사와 차 한 잔을” 이라는 목회현장이야기 마지막 기사이기 때문이다.

발행인의 요청으로 이 글을 쓰기 시작한 때가 7년 8개월 전인 2015년 4월 25일이었다. 그 당시 첫 기사로 보냈던 제목이 “강단펌프와 마중물”이라는 글이 소품사진과 함께 실렸다. 그 이후부터 오늘까지 내 기억으로는 한주도 거르지 않고 줄곧 오늘까지 7년 8개월(394주)이란 비교적 장수한 편에 속한 글을 매주 써온 것 같다.(한 두주 차이가 날 수도 있음) 어느 때는 시간에 쫓겨 오전 중에 원고를 보내지 못한 경우에 발행인으로부터 ‘원고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라고 원고 작성 중에 메시지를 여러 번 받기도 했다. 내 경우 글을 쓰는 시간은 거의 새벽기도 후 떠오르는 착상을 펜 가는 대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러는 평소 메모해 놓은 생각에 살을 붙여 글로 옮기기도 했다. A4 2장에 못 미치는 분량의 원고를 송고하고 나면 오전 11시~12시가 훌쩍 지나 아침을 거르고 아침 겸 점심을 먹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글을 완성했다는 그 뿌듯함에 힘들지만 힘든지 모르게 지난 7년 8개월, 394주, 이를 연속날짜로 바꿔 계산하면 394일을 매일 하루 한편씩 글을 썼다는 결론이 나온다. 분명한 것은 하나님의 은혜가 없으면 글이 써지지 않는다. 그 은혜가 있었기에 아무 조건 없이 한결같이 기쁜 마음으로 이 같은 일이 가능했다.

‘목회현장 이야기’라는 성격의 글을 요청받았기에 초기에는 거의 내가 목회하는 교회와 성도들 사이에 일어나는 미담이나 일상속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관심사들, 또는 그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재를 주로 제목으로 다루었다. 그러다가 가끔 목사로서 거리낌 없이 있는 사실을 그대로 직관에 따라 솔직담백한 주장을 펴야 할 필요를 느꼈다. 예컨대 교단 문제라든가 최근 사회 이슈인 동성애 문제, 뿐만 아니라 지난 3년 전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한국교회에 대한 과잉 대응을 과감하게 비판했다. 즉 예배 금지 명령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때로는 당시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에 각을 세워 비판하는 주장을 펴기도 한 그런 내용 들이 고스란히 녹아내려 있다.

지금까지 394편의 원고 제목과 조회수 중에서 오늘 날짜 이 시각 현재로 검토해 보았는데 그중에 “교회전용인 호칭과 존칭”(2018.3.6.)이 6,601회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고목나무가 들려주는 생명의 소리”(2015.5.30.)가 5,991회, “개근이 없어지는 학교, 교회”(2018.2.6.)가 4,842회 순으로 비교적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교회 주변 이야기 중 미담이나 감동, 일상적인 생활 속의 소재, 감리교회와 한국 교계에 대한 제언, 성경에 반하는 사회적인 이슈, 그리고 시사토픽 등을 폭넓게 섭렵(涉獵)하여 다루려고 노력해 온 게 아마 지금까지 남겨진 글이 졸필이지만 다소라도 나의 소탈한 목회철학을 반영하고 있을 것이고, 아울러 이 시대 상황의 한 단면을 증명해주리라 본다. 지금 돌이켜 보면 어떻게 7년 8개월 동안 한주도 거르지 않고 쓸 수 있었는지 스스로에 감탄하게 된다. 이게 가능했던 것은 어떤 일이 있어도, 아무리 바빠도 원고 보내는 데드라인(deadline)을 지키겠다. 라는 결심을 접지 않았던 굳은 의지를 주심도 이 또한 하나님의 은혜로 오늘에 이른 것 같다.

끝으로 지금까지 부족한 사람의 글에 관심 갖고 애독해주시고 격려와 조언해 주신 KMC 뉴스 애독자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특히 매주 글을 편집하느라 묵묵하게 수고해 주신 발행인에게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바라기는 앞으로 KMC뉴스의 큰 발전과 함께 어두운 사회와 교계를 찾아가 미담과 정론를 펼치는 기수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다시한번 애독자 여러분들의 가정과 사역과 생업 위에 하나님이 복 주시는 은혜와 평강이 넘치시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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