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리교회는 급변한 새로운 한 시대를 감당하기에 적합한 차원으로 도약해야 합니다.
한국감리교회는 급변한 새로운 한 시대를 감당하기에 적합한 차원으로 도약해야 합니다.
  • 곽일석
  • 승인 2020.10.05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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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감리교회, 패러다임 전환기와 세대교체기와 시대교체기를 함께 겪고 있습니다.

벌써 수년 전 전국적으로 일어났던 전감목 운동이 미완의 실패로 끝나기는 했지만 130년 최초의 대중적 목회자 운동으로서 그 역사적 의의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운동의 시발점이 감신 82학번 100인 기도회가 모태가 되었습니다. 2008년 4월 16일, 경기연회가 열리던 기간 중 경기도문화회관 옆 폰토스라는 레스토랑에서 26명의 동기생들이 모여서, 감리교사태의 중심을 헤치고 나아갈 역사를 도모하였던 일들이 새삼스럽기만 합니다.

한편 선각자 전덕기 목사는 당시 조선의 위기 현상을 ‘삼천리 땅에 이 천만 생령들이 삼천년 깊이 든 잠을 자고 있는, 코고는 상태’로 파악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삼천리 너른 땅에 이 천만 생령들의 코고는 소리 천지를 진동하여, 삼천년 깊이 든 잠을 누구라서 깨워볼까. 원수는 처처에 일어나서 잠든 사람을 보는 대로 사지를 결박하여 놓았으니 혹 그 후에 잠을 깰지라도 자유 활동은 할 수가 없도다. … 이런 때를 당하여 누가 … 자기 몸은 돌아보지 아니하고 힘을 다하여 잠든 형제를 깨워 주리요. … 누구든지 성신의 감화하심을 받은 자라야 할지니. 만일 성신의 힘을 의지 하지 않고 사람의 힘과 이 세상이치로 잠을 깨워주려 할 것 같으면, 그 육신의 잠은 깨울 수 있더라도 영혼의 든 잠이야 어떻게 깨 울 수 있으리오.”

지난 날 한국감리교회는 1966년 9월과 10월 제 10회 총회에서 성화파와 호헌파와 정동파로 나누어져 무려 “제110차”투표를 하고도 감독을 선출하지 못했으며, 이후 1967년 3월 특별총회를 열어 제3차 투표에서 10대 변홍규 감독을 선출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시대가 변하여 1970년대 들어와 이 두 번째 패러다임이 낡아지면서 한국감리교회는 큰 혼란과 위기를 겪으며 새로운 지평으로 나아가야 했습니다.

1971년 3월, 11회 총회의 부정을 규탄하며 인천 숭의교회에서 경기연회를 창설하고 분립해나갔습니다. 정동파는 경기연회에 동조했습니다. 1973년 4월 정동교회에서 장정개정을 위한 특별총회를 열었습니다. 여기서 윤창덕 감독은 당시 감리교회의 위기 상황을 몸에 맞지 않아 ‘찢어질 처지에 처한 의복’을 입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알렸습니다.

"감리교회는 9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40여년 전에 우리 감리교회가 250여 교회와 3개의 연회와 하나의 감독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연중 40여 년 동안에 우리 감리교회는 교회의 수가 1,500여 교회, 교인의 수가 33만여 명에 달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회도(40년 전과 같이) 세 연회, 감독도 그대로 한 사람의 감독을 가지고 있게 되었으며, 마치 세 살 때에 입던 의복을 30세 된 때에도 그대로 입으려고 하는 데서 생기는 무리한 일과 같은 일 등이 우리 교단에서도 있는 것입니다."

이 때 장정개정위원회가 제시한 개정 기본방침은 “총리사 (감독)는 제 12회 총회 때에 3~4명을 선거하여 총리사회를 조직하고 1년씩 윤번제로 의장이 되고 총리사 중에서 재단이사장 각국 위원회 위원장 신학교 이사장직을 각각 분담케 한다.”, “중앙집권제를 지양하고 개체 교회 중심으로 연회와 지방 분권제를 실시토록 모든 기구를 개편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재 한국감리교회는 기존 패러다임이 낡아 신앙공동체가 와해되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적으로 큰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패러다임 전환기와 세대교체기와 시대교체기를 현재 함께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심각한 관심과 집중된 헌신이 없으면 쉽게 극복해내기 힘든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 위기의 시간을 기회의 때로 돌려 지혜롭게 뚫고 나가서 신앙의 새 지평과 역사의 새 차원으로 한 단계 도약해야 합니다.

우리는 진공 속이 아니라 주어진 한 시대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생명 진리를 믿고 받아들이며 세상에 전하여 하나님 나라를 실현해가는 선교활동을 펼쳐나갑니다. 우리가 몸담고 숨 쉬고 있는 이 땅의 시대는 고정된 죽음체가 아니라 살아서 역동하며 변하는 생명체입니다.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사명을 요구합니다.

첫째로, 감리교회의 위기는 시대교체를 요구합니다.

둘째로, 감리교회의 위기는 세대교체를 요구합니다.

셋째로 감리교회의 위기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합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섭리는 각 시대를 흐르면서 그때그때마다 자기에게 필요한 아들딸들을 낳으며 필요한 일꾼을 부르십니다. 인간은 시대와 환경의 산물이면서 동시에 때가 차면 그 산 역사에 새로운 비전과 헌신을 가지고 참여하고 개입하면서 자신과 역사가 진실로 원하는 참된 삶의 지평 곧 하나님 나라를 실현해갑니다.

그러므로 한국감리교회는 급변한 새로운 한 시대를 감당하기에 적합한 차원으로 도약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가장 낮은 자리에 처해 생명의 존엄을 유린당하는 이들을 찾아와 새로운 세상에 대한 꿈을 심어주셨습니다.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는 새 창조와 생명의 원형(archetype)입니다. 각 시대에 요청되는 신앙생활과 교회운영의 패러다임(paradigm)은 이 원형의 생명력과 창조력을 해석하는 모형입니다. 그 패러다임의 초점과 조명을 받으며 역사구조와 신학적인 담론(discourse)을 생성해내며 한 시대를 건강하고 창조적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예수님 자신이 당신의 세력을 불리거나 명예를 과시하기 위해 살지 않았고 오히려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에 천하보다 더 소중한 자기 생명을 내어줌으로써 모두가 서로 사랑하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부활생명의 하나님 나라를 개척해냈습니다. 이 십자가와 부활의 하나님 나라 실현에 동참한 사람들이 그리스도인들이요, 이 그리스도인들이 모여 그리스도의 산몸을 형성한 신앙공동체가 바로 기독교공동체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넷째 패러다임을 만들어내며 새 차원으로 거듭나야하는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렇게 치열한 현실 속에서 투덜대며 불평만 하고 살기엔, 두려움에 사로잡혀 살기엔 우리의 삶이 너무 고귀합니다. 침묵하던 성직자들과 상당수의 교인들이 진정한 개혁을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었기에 종교개혁은 가능하였던 것입니다. 우리 마음에서 올라오는 절망감과 두려움을 신앙으로 물리치며, 하나님 나라를 향해 담대히 가슴을 내밀며 나아갑시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우리를 사랑하시고 영원한 위로와 좋은 소망을 은혜로 주신 하나님 우리 아버지께서, 너희 마음을 위로하시고 모든 선한 일과 말에 굳건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살후2: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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