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해보라
일단 해보라
  • KMC뉴스
  • 승인 2020.08.0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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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랑 친하면서, 연세가 좀 있는, 어느 목사님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시골교회에 이 목사님이 부임합니다. 이 시골은 높은 산 위에 있는 산골로, 고추와 담배 농사가 잘되는 지역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목사님이 부임하시기 한 해 전에 태풍으로 큰 피해를 당하는데, 온 마을이 물에 휩쓸리면서 집은 물론이고 모든 밭이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됩니다. 그리고 몇 개월이 지나도록, 이 시골은 여전히 복구 중이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이 목사님은 교회 사람들의 마음을 돌봐주는 것을 넘어서, 마을 복구에 같이 힘을 써야 하는 사명을 생긴 셈입니다.

이 마을을 어떻게 복구해야 할지 고민하던 목사님! 일단 마을 곳곳을 살피다가, 마침 눈을 들어서 산을 보는데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여기가 고랭지니까, 곰치를 한번 해볼까?” 대학교 때 곰치가 고랭지에서 잘 자란다는 것이 떠올랐던 것입니다. 그때만 해도 곰치를 심는 마을이 별로 없었던지라, 목사님은 마을 사람들에게 고추, 담배도 하면서 곰치를 하자고 제안합니다. 사람들이 처음 듣는 식물에 한때 저항하지만, 농대 출신의 제안에 일단 받아들입니다. 텃밭보다 조금 더 크게 농장을 만들고 곰치를 심은 뒤에 조그맣게 판매를 시작합니다.

어떻게 될까요? 곰치가 잘 팔리기 시작합니다. 예상치 못한 호황에, 온 마을이 들썩거리기 시작합니다. 다음 해가 되자 사람들이 농장을 만들고 곰치를 키우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침울했던 마을이 다시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그 결과 홍수가 있은 지 2-3년 뒤, 단 한 사람도 빚을 남기지 않고 다 갚게 됩니다. 덕분에 마을은 다시 회복될 수 있었습니다.

현재 늦장마가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습니다.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는데, 계속된 비로 벌써 많은 생명이 죽거나 다쳤습니다. 재산피해도 큽니다. 많은 농작물과 가축이 죽고, 건물들이 무너졌습니다. 교회도 예외가 아닙니다. 교인들의 피해를 바라보면서 목사로서 마음이 아픈 것도 있지만, 교회 건물에도 비가 새고 바닥이 잠기는 일이 들리고 있습니다. 거대한 비바람 앞에서 많은 사람이 눈물을 흘리고 한숨을 짓고 있습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요? 그때 우리가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뭐라도 하는 것입니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랍에미리트의 에미레이트 항공에서 최근에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았습니다. 자신들의 비행기를 탔다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 의료비 및 격리 비용을 지원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왜 이런 제안이 나왔느냐? 코로나 19로 인해 침체에 빠진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역발상을 한 것이었습니다.

물론 역발상에는 부작용도 생길 수 있습니다. 해열제를 먹고 비행기를 탄 뒤에 확진 판정을 받고 돈을 받는 사례도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이 항공사를 주목하지 않을까요? 다른 항공사는 몰라도 이 항공사의 비행기는 신뢰하지 않을까요? 이 전략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알 수 없지만, 고민만 하는 것보다는 훨씬 효과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19, 극심한 경제불황, 그리고 지금의 늦장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한 이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하나입니다. “일단 뭐라도 해보십시오.” 그러면 뭐라도 해보는 가운데 길은 반드시 열릴 것입니다. 교회도, 모든 인생도, 우리 사회가 다시 일어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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