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회장 직무대행과 감리교 본부의 답변과 사과를 요구합니다.
감독회장 직무대행과 감리교 본부의 답변과 사과를 요구합니다.
  • KMC뉴스
  • 승인 2020.05.11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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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개월 우리 감리교회의 개체교회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감리교 본부에 대한 아쉬움을 넘어, 그 무관심과 무능함에 대한 분노를 느꼈습니다.

대중과 언론이 교회를 공격할 때, 본부는 교회의 곁에 있지 않았습니다. 개체교회의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현장 예배의 문제로 갈등할 때, 본부는 조정자의 역할을 감당하지 않았습니다. 교회와 성도들이 빗발치는 폭우를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동안, 본부는 지붕의 역할을 조금도 감당하지 않았습니다. 설령 무언가를 했다 하더라도 현장에 있는 목회자들과 성도들의 피부에 와 닿지 않았다면,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와 같은 본부의 무능과 무관심에 대한 개혁운동을 펼치기에 앞서 자발적인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우리는 지난 4월 28일에 있었던 총회실행위원회(총실위)에 아래와 같은 질의서를 전달하고 사과와 대책을 요구했었습니다.

질의 1.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하여, 본부는 예배에 대해 어떠한 조치를 했습니까?

지난 2월 본격적인 코로나19의 확산이 시작되면서, 천주교와 조계종은 종단에 대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각급 교회와 사찰을 순조롭게 통제하고, 명확한 지침을 하달함으로써 개체교회와 사찰의 혼선을 사전에 방지했습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통합)만 하더라도 교단의 강력한 통제를 통해 현장 예배에 대한 개체교회의 혼선을 막았습니다.

물론 감리교 본부도 ‘목회서신’의 형태로 권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지시’나 ‘지침’과 달리, ‘서신’은 강제성이나 통제력을 갖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미온적인 태도 때문에 개체교회와 지역사회, 그리고 목회자와 성도들은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갈등에 노출되었습니다. 물론, 통제에 따르지 않는 교회들은 어쩔 수 없었겠지만, 교단 차원에서의 명확하고, 신속하며, 단호한 지침이 있었더라면, 적지 않은 수의 교회들이 지금 겪고 있는 갈등은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질의 2.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하여, 본부는 개체교회와의 소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습니까?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기장)는 집중적으로 확진자가 발생하는 대구를 중심으로 SNS를 활용한 신속한 현지 상황전파와 대응을 해왔으며, 교단 홈페이지에 ‘코로나19 대응 상황실’을 만들어 실시간으로 교단 내 코로나 대응 상황과 지침, 행동요령을 안내했습니다. 더불어 안정기에 접어든 현재는 ‘코로나 사태 이후 목회 전략실’이란 이름으로 명칭을 변경하여 코로나 이후를 대비하기 위한 기술적, 목회적, 영성적, 신학적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감리회는 본부-연회-지방으로 연결된 행정조직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개체교회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어떤 조치를 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질의 3.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여 본부는 감리교 파송 선교사를 위해 어떤 역할을 했습니까?

선교부 산하 세계선교 사역부의 주요정책은 선교사 관리업무로서, 교리와 장정 제 143조 선교국의 직무 14번에 해외선교사 복지 증진을 위한 업무가 명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감리교 본부의 대응은 그 시의성과 적절성에 있어서 문제가 있습니다. 이미 코로나19 사태의 전 세계적 확산이 한참 진행된 4월 12일이 되어서야 ‘위기 대책반’이 꾸려졌다는 언론의 보도가 있었고, 그나마 어느 곳에서도 구체적인 대응이 이루어졌다는 소식을 들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질의 4.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하여, ‘총회 실행부위원회’는 소집되었습니까? 소집되었다면 어떤 논의와 실천이 있었습니까?

‘총회 실행부위원회’는, 전례가 없는 교회의 위기를 가져온 작금의 상황에 대해, 가장 신속하고 주도면밀한 대응을 해야 하는, 감리교회의 최고위(最高位) 의사결정기구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어디에서도 ‘총회 실행부위원회’의 활동에 대한 소식을 알 수 없었으며, 어떤 논의가 이루어지고, 어떤 결의가 되고, 그로 인해 어떤 정책적인 변화가 있는지에 대해서 알 길이 없습니다.

질의 5. 본부는 언론에 대하여 어떠한 대응을 했습니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중과 언론은 개신교에 대한 강력한 불신과 비난을 퍼부었지만, 이에 대한 교단의 언론대응은 너무나 미비했습니다. 더욱이 이단, 사이비인 신천지가 ‘교회’로 언급되는 상황, 대다수 교회가 정부 수칙에 따라 교회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교회가 정부 조치를 따르지 않는 비상식적 집단으로 보도되는 문제는 개체교회의 목회와 선교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했습니다.

감리교 본부의 조직에 행정기획실 산하 기획홍보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중앙언론사들에서는 전혀 본부의 대응을 찾아볼 수 없었는지, 그리고 본부는 언론대응을 위한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에 대해 소상히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질의 6. 본부는 재난 상황이나 사회적 혼란의 때에 대응하는 어떠한 매뉴얼이 있습니까?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본부의 대처를 보면, 감리교 본부는 위기 대응에 관한 규정이 부재할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매뉴얼조차 없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만약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매뉴얼이 있다면 어떤 내용인지,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위와 같은 내용을 4월 28일에 열리는 총실위에 정식으로 상정하기 위하여, 4월 27일, 행정기획실에 공문을 접수하였고, 5월 7일까지 답변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감독회장 직무대행과 본부는 이를 무시했습니다. 총실위에 기타의제로도 상정하지 않았고, 이에 대한 어떠한 답변도 없었으며, 답변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설명조차도 없었습니다. 개인이 아닌, 한 지방의 실행부위원회 이름으로 올린 공문을 완벽하게 무시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랑하는 감리교와 교회들을 위하여 부득불 이를 공론화하고, 다시 한 번 공개적으로 질의합니다. 감독회장 직무대행과 본부는, 이 질의에 대하여 조속히, 공개적으로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정죄하거나, 트집을 잡아 끌어내리려는 의도가 없습니다. 특정인의 자격을 문제 삼고자 하는 것도 아닙니다.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없습니다. 적어도, 대내외적으로 상식적인 기능을 하는 본부를 보고 싶은 것이고, 혹여, 이와 같은 사태가 또 다시 찾아올 때에, 단축근무나 결의하는 본부가 아니라, 개체 교회를 먼저 생각하고 돌보는, 변화된 본부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일을 위하여,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하고자 합니다. 이에 뜻을 같이할 수 있는 지방과 교회, 그리고 목회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요청합니다. 취지는 공감하나 변화의 가능성이 없다 하여 침묵한다면 감리교의 변화를 이룰 수 없을 것입니다. 아주 조금이라도 진일보하는 감리교를 위하여 작은 소리라도 모아주시기를 모든 감리교도들에게 간곡히 요청합니다.

부디 감독회장 직무대행과 감리교 본부가 우리의 외침을 외면하거나, 이 일을 정치적 활동으로 몰아 그 본래의 취지를 훼손시키지 않기를 바라고, 지금은 한국교회사에 기록될 만 한 위중한 때임을 인식하고, 역사적인 의식을 가지고 진중하게 답변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감리교 본부와 교단 전반의 온전한 회복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2020년 5월 11일

기독교 대한 감리회 중앙연회 성남지방 실행부 위원회
감 리 사 : 최정욱
실행부위원 : 유기성 김환수 길재준 신창규 황인주 송화신
김충기 김재석 엄성호 김우종 정성수 박동섭 문영숙 이상철 최주호 이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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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동욱 2020-05-12 19:42:31
위 글에 적극 동의합니다. 이번 감염병 사태를 보면서 무능한 대응으로 혼란을 야기했던 어떤 정치권 인사처럼, 개신교라 불리는 우리 교단들의 대응 역시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그 중에 가장 존재감이 없었던 교단 중의 하나가 기독교대한감리회였다고 생각하니 부끄럽기까지 하였습니다. 부디 이러한 외침에 귀기울여 환골탈퇴하는 감리회가 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