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회장 직무대행의 과감한 인사가 과연 적절한가
감독회장 직무대행의 과감한 인사가 과연 적절한가
  • 곽일석
  • 승인 2020.03.31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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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 대규모 인사이동, 충직한 이 등용하고, 간사한 자 물리치며, 형벌을 신중히

1425년 변계량(卞季良)이 '화산별곡(華山別曲)'을 지었습니다. "긴 염려로 돌아보아, 편안할 때 위태로움 잊지 않으니, 아! 미리 대비하는 모습 그 어떠합니까? 천재(天災)를 두려워하고, 사람의 궁함 근심하여, 제사를 삼가 받드네. 충직한 이 등용하고, 간사한 자 물리치며, 형벌을 신중히 해, 옛일 살펴 지금 논해, 밤낮으로 잘 다스려, 날마다 날마다 삼가니, 아! 안일함이 없는 모습 그 어떠합니까(長慮郤顧, 安不忘危, 偉預備景其何如. 懼天災, 悶人窮, 克謹祀事. 進忠直, 退姦邪, 欽恤刑罰. 考古論今, 夙夜圖治, 日愼一日, 偉無逸景其何如)."

기독교대한감리회 본부 인사위원회(위원장 윤보환 감독회장직무대행)는 지난 3월 17일과 20일 거듭 회의를 열어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소위 역대 급이라 할 만큼 대부분의 직원들이 부서이동 혹은 대기 발령에 이르기까지 자리를 옮겼습니다.

아마도 전명구 목사의 감독회장 직인 도용 사건을 기화로 행정실장과 사무국 총무를 해임한 상황에서 본부의 기강을 바로 잡겠다는 의지의 방편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기도 합니다.

선교국의 국내선교부, 사회농어촌환경부, 세계선교정책부, 세계선교사역부, 선교사후원부, 교육국은 교육행정부, 사회평신도국은 사회봉사부 부장, 사무국은 건축행정부와 회관관리부, 행정기획실은 총회행정부와 서무행정부 부장이 교체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인사로 교육국 장년교육부 부장과 도서출판 kmc 마케팅부 부장은 공석이 됐으며, 금촌 부동산 관련 하여는 계약직 직원을 파견 하였으며, 선교국의 세계선교사역부와 세계선교사역부 부장은 직위해제 및 대기발령이 되었습니다.

이제 6개월여 남은 직무대행의 임기 가운데 이 시점에서 대규모 인사이동을 단행한 이유가 무엇일까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굳이 상무만 감당하기에도 벅찬 시국에서 감독회장 직무대행의 과감한 인사가 과연 적절한가 하고도 생각해 봅니다.

한 편에서 들리는 소리는 과연 직무대행의 인사가 너무 편파적이라는 것과 공석이 된 자리에 자기 사람을 심으려는 꼼수라는 등 차기 감독회장 선거를 염두에 두고 감리회 본부를 자신의 선거캠프로 꾸렸다는 이야기까지 뒷말이 무성한 까닭입니다.

안타깝게도 지난 십년여의 세월 동안 감리회는 고소와 고발로 너무나 많은 것들을 잃었습니다. 윤보환 직무대행의 가장 중대한 책임은 개인적이 야욕을 버리고 최선을 다해서 제34회 총회 감독회장 및 감독선거를 잘 관리하는 것입니다.

안불망위(安不忘危)는 주역 '계사전(繫辭傳)'에 나오는 말입니다. "군자는 편안할 때 위태로움을 잊지 않고, 지녔을 때 없을 때를 잊지 않으며, 다스려질 때 어지러울 때를 잊지 않는다. 이 때문에 그 몸은 편안하고 나라를 보존할 수가 있다(君子安而不忘危, 存而不忘亡, 治而不忘亂, 是以身安而國家可保也)."고 하였습니다.

지금은 하물며 위태로운 때이니 어찌 자신의 안위와 전정만을 생각할 수 있겠습니까? 모두 한뜻으로 힘을 모아야 할 때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시선이 머문 성전에서 우리 모두가 함께 예배드릴 수 있는 복된 날이 속히 오기를 기도합니다.

"혹 내가 하늘을 닫고 비를 내리지 아니하거나 혹 메뚜기들에게 토산을 먹게 하거나 혹 전염병이 내 백성 가운데에 유행하게 할 때에 내 이름으로 일컫는 내 백성이 그들의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낮추고 기도하여 내 얼굴을 찾으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들의 죄를 사하고 그들의 땅을 고칠지라" (역대하7: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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