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폭우
  • 김욱동
  • 승인 2019.04.18 0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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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신발 뒷굽이

철길 마디 사이로 숨을 때

텅 빈 도시를 남겨두고

맞은편 차에 오른다

 

빗방울 하나가

초점 잃은 눈과 마주치자

허공에 매달리며 잠시 멈췄다

고개 숙이는 순간

폴짝 땅 위에다 물구덩이를 판다

 

점점 빨라지는 풍경이

연이어 화면을 바꿔 달면서

서로 다른 승차권을 나누어 가지던

기억을 지우며 아늑해진다

 

눈 감은 채

그럴 수 없이 평온하게

열차의 흔들림에 몸을 맡기다

하늘 천막이 힘겹게 무너지자

왈칵 울음을 찢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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