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신발 뒷굽이
철길 마디 사이로 숨을 때
텅 빈 도시를 남겨두고
맞은편 차에 오른다
빗방울 하나가
초점 잃은 눈과 마주치자
허공에 매달리며 잠시 멈췄다
고개 숙이는 순간
폴짝 땅 위에다 물구덩이를 판다
점점 빨라지는 풍경이
연이어 화면을 바꿔 달면서
서로 다른 승차권을 나누어 가지던
기억을 지우며 아늑해진다
눈 감은 채
그럴 수 없이 평온하게
열차의 흔들림에 몸을 맡기다
하늘 천막이 힘겹게 무너지자
왈칵 울음을 찢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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