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통일을 위한 한국교회 8.15선언
평화와 통일을 위한 한국교회 8.15선언
  • KMC뉴스
  • 승인 2011.08.18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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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 깊은 광복절을 맞아 조국의 광복을 위해 헌신하신 애국선열들을 추모하며 삼가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100여 년 전 우리는 스스로를 지킬 힘이 없어 나라를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체념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독립운동을 펼쳐왔고, 마침내 1919년 독립선언을 하게 된 것입니다. 한편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가 더욱 강화되고 일본이 태평양 전쟁을 일으키는 등 기세가 등등 하자 일부 지도자들은 일제로부터의 독립과 해방이 불가능한 환상이라는 좌절과 체념에 빠져 일제에 순응하거나 친일로 돌아서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끝까지 저항하며 나라의 명맥과 법통을 이어 오려고 헌신한 애국선열들은 조국의 해방과 독립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세우고 조국의 독립과 해방을 준비하였습니다. 마침내 그들의 염원이 이루어져 천신만고 끝에 해방을 맞이한 것이 우리의 역사입니다.

민족의 통일은 조국의 해방과 독립의 완성이며, 정의와 평화, 공동체 사상에 입각한 제2의 건국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독립과 해방의 기쁨은 잠깐이었고, 우리는 남북 분단과 동족상잔의 참담한 비극을 겪었습니다. 전쟁의 폐허에도 불구하고 남한은 빠른 기간에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괄목할 정도로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 남북 대치라는 불리한 상황에서 개혁과 개방을 미루고 군비경쟁에 치중하다 보니 경제발전도 민주화도 답보상태에 놓이게 되었고, 북한의 경제난은 점차 심각해지고, 남북 간의 긴장 역시 해소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안타까운 상황은 남북 간의 분단을 극복하지 못한 것에 근본 원인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한반도 분단 해소와 통일된 새 나라를 건설하는 과업이 선열들의 해방과 독립운동을 완성하는 일임과 동시에 정의와 평화, 공동체 사상에 입각하여 한반도에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는 운동으로 추진되고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좌우를 아우름은 성경의 가르침인 동시에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이상이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분단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도적인 통일운동과 담론을 제시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좌파가 망친 나라를 바로 세우겠다”는 시각을 가진 이들과 “원칙적 체험적 반공이데올로기를 청산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진 이들 사이에서 양극화와 갈등의 상황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독교는 좌파도 우파도 아니며, 그 둘을 넘어서는 제3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여호수아1:7) 예수께서 생산의 효율성(마 25:14, 30, 막 4:1,9)과 분배의 정당성(눅 4:19, 막 10:21) 모두를 강조하셨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지도자들은 새로운 조국을 건설함에 있어 좌우대립으로 치닫는 이데올로기를 극복할 새로운 대안으로 좌우 합작의 제3의 길을 구현할 삼균주의를 임시정부의 헌장에 포함시켰습니다. 가능한 한 정치적 권력을 균등히 하여 민주화를 지향하고, 경제적 부를 균등히 하여 빈부의 양극화를 줄이고, 교육적 기회를 균등히 하여 모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삼균주의를 새 조국의 기초로 설정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이상은 성서의 가르침과 다르지 않습니다. 안타깝게도 남한과 북한은 선열들의 이러한 이상을 계승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교회는 성서의 가르침과 선열들의 교훈을 계승하여 통일된 조국을 이루는 비전과 지표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평화통일을 위해서 남북 간에 이미 합의된 내용을 존중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통일조국을 실현하기 위해 남과 북은 남북관계의 원칙이나 발전방향과 관련해서 그동안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합의를 해 왔습니다. 72년 7·4 공동성명, 92년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 공동 선언, 2000년 6·15 공동선언과 2007년 10.4 선언 등이 그것입니다. 이 5대 합의는 남과 북의 역대 정부가 남북의 국민에게 제시한 약속일 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대한 공개적 약속이었던 만큼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현재의 정부는 이전 정부가 만들어낸 통일의 성과 위에서 더 나아가기보다는 실용주의의 이름으로 전면적인 검토를 주장하다가 남북관계의 위기와 답보, 그리고 후퇴를 초래했습니다. 만약에 이제까지 합의한 내용만이라도 남북이 성실히 지켜왔더라면, 한반도의 통합은 상당히 진전되었을 것입니다. 남북의 정상과 지도자들은 속히 다시 만나, 지난 수십 년 간의 통일을 위한 노력의 결실인 5대 합의를 비롯한 남북 간의 모든 합의사항을 존중하고 실천하는 일에 적극 노력하겠다는 선언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쌍방의 약속을 성실하게 지켜 신뢰를 회복하는 일에 힘써야 하며,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은 피차 삼가해야 합니다.

‘삼통’에 근거한 통합적 통일을 위해서 인도적 지원은 즉시 재개되어야 합니다

통일은 갑자기 올 수도 있지만, 진정으로 통합된 통일은 여러 단계를 거쳐 점진적으로 이루어집니다. 무엇보다도 통상, 통행, 통신이라는 ‘3통(三通)’이 확대되어야, 남북 간의 정치 경제 문화적 차이와 이질성을 극복하고 통합적 통일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개성공단을 비롯한 대북 통상과 경제 협력을 더욱 확대하면 남북한의 경제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며, 상호 경제 의존도를 높임으로써 통합적 통일의 경제적 기반을 확충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와 같이 남북 통상을 축소할 경우, 중국에 대한 북한의 경제의존도가 높아지게 되고, 이는 통일에 큰 장애가 될 것입니다. 2008년 7월 이후 중단된 금강산 관광과 개성 관광을 통한 민간교류 역시 중단없이 지속되어야 남북한 주민들의 상호이해를 넓히게 될 것이고, 통일을 위한 저변을 확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동서독 간에 통신의 개방이 독일 통일의 결정적인 공헌이 된 것처럼, 남북한의 통신을 상호 개방하거나 교류하지 않고서 통합적 통일은 요원할 것입니다. 우선은 이산가족들부터라도 시범적으로 서신교류와 통신의 기회가 주어져야 할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마 22:39)고 가르치셨습니다. 한국교회는 기아와 질병에 허덕이는 북한 주민에게 인도적 지원을 자유로이 하지 못하는 현실을 개탄하면서, 우리의 가장 가까운 이웃인 북한에 대해서 인도적 지원을 즉각 재개할 것을 촉구합니다.

평화와 통일을 위한 한국교회의 기도와 노력은 중단 없이 계속되어야 합니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평화통일운동에 앞장 서 왔습니다.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에서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의 3원칙이 발표되고 남북이산가족찾기가 본격화되자, 한국교회는 1979년 조국통일해외기독자회를 발족하여 1981년 평양에서 “조국통일에 관한 북과 해외동포 기독자 간의 대화”를 열음으로써 민간 통일운동의 물꼬를 텄습니다. 1985년에는 “한국교회 평화통일 선언”을, 1988년에는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의 선언”(88선언)을, 1995년에는 “평화와 통일의 희년선언”을, 그리고 2009년에는 “평화와 통일을 위한 한국교회의 3.1 선언” 등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또한 한국교회는 통일을 위해서 간절한 기도를 해왔으며, 민간인 대북교류와 대북지원에 적극적인 실천을 감당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통일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10여년 전보다 국민들의 통일의식이 오히려 낮아졌습니다. 통일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1994년 91.6%에서 2009년 55.8%로 감소했고, 2010년 북한에 대한 부정적 견해는 66.7%나 되었으며, 현재의 남북관계는 과거에 비해서 ‘큰 진전이 없다’(53.1%)거나 ‘후퇴했다’(15.8%)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주일예배 대표기도 가운데 빠지지 않았던 평화통일의 기도 역시 언제부터인가 한국교회 강단으로부터 사라지고 있습니다.

제66주년 광복절을 맞이하며 우리 평화와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는 다음의 사항을 요청하며 다짐합니다

우리 평화와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이하 평통기연)는 신앙의 선열들이 조국의 독립과 해방을 위해 기도하고 헌신한 것을 기억하면서, 조국의 평화통일과 번영, 북한선교와 민족의 복음화는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부과하신 특별한 사명임을 고백합니다. 제66주년 광복절을 맞으며 우리 평통기연은 다음의 사항을 요청하는 동시에 스스로 다짐하는 바입니다.

하나, 우리는 남북 각각의 정부가 그동안 남북 간에 이루어진 모든 합의들을 인정하고 실행할 것을 요청합니다.
하나, 우리는 식량을 포함한 대북 인도적인 지원이 즉각 재개될 수 있도록 정부가 모든 조치를 단행할 것을 요청합니다.
하나, 우리는 남북 정상과 지도자들이 즉시 만나 평화와 통일을 위한 큰 정치를 모색할 것을 요청합니다.
하나, 우리는 개인수입의 1%와 교회예산의 1%를 북한어린이돕기에 할당함으로써 대북 인도적인 지원활동에 앞장 설 것을 다짐하며, 한국교회가 동참할 것을 간곡히 요청합니다.
하나, 우리는 한국교회가 교파를 초월해서 교회 내에서 평화교육을 실시하고, 남북의 평화 통일을 위해 기도하는 일에 모든 열정을 다해줄 것을 요청합니다.

2011. 8. 14.
평화와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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