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들이 게 맛을 알아?
니들이 게 맛을 알아?
  • 최광순
  • 승인 2024.01.19 2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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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이 게 맛을 알아?

한때 TV 광고를 떠들썩하게 했던 유명한 대사입니다.

게를 먹어보지 않고 말할 수 없듯 공감의 능력은 참 중요합니다.

경청은 공감의 시작이지만 진정한 공감은 같은 아픔을 누려보았나에 따라 깊이가 다릅니다.

고난이 반가운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나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고난을 겪은 사람은 다른 사람의 아픔을 이해하는 능력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주님이 내게 주신 고난은 참 아프지만, 시간이 지나면 타인에게 힘을 주는 위대한 능력이 됩니다.

허리디스크로 고생하는 사람을 보면

나도 수술을 2번이나 했어요!

우울증으로 죽음의 길목에서 아파하는 사람을 보면

나도 극단적 선택으로 일주일 동안 의식을 잃었어요!

경제적 어려움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에겐

나도 신용불량으로 전화벨 소리에 시달려 보았습니다.

개척교회로 힘들어하는 사람에겐

나도 아무도 없는 지하에서 아내와 뱃속의 아이만 데리고 해보았습니다. 그때 월세 내는 날은 왜 이리 빨리 찾아오는지?

생존의 문제로 이중직업을 갖는 목회자에겐

나도 찌는 불볕더위에 곡괭이질하고 콘크리트를 부었어요. 지금도 중노동 하며 사역하고 있어요.

교회 건축하며 힘들어할 때

나도 교회 건축하며 건축비가 없어 직접 일하느라 새벽 4시에 일어나 다음 날 새벽 1시에 잠들었어요. 주님 도와주세요! 발버둥 쳐 보았어요.

갖은 모함과 억울함에 괴로울 때는

나도 목회하며 참 많은 공격으로 아픈 상처가 있습니다.

목회하며 성도가 없을 때

나도 가족과 가정예배 드리고 있어요.

제겐 4남매가 있는데, 그중 셋째가 아들입니다.

지하 개척교회 시절 어느 때보다 바쁠 때였습니다. 개척 초기보다 이제 막 자립해서 교인이 늘어날 때는 헌금은 적고 지출이 많아 더 어려울 때입니다.

그때 아들이 태어나 힘들고 바쁘다는 핑계로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했습니다. 몸이 약해 한 달이 멀다고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당시 변명은 모세기관지염(천식)이었습니다. 약봉지와 호흡기 네블라이저를 달고 살았습니다. 당시 교회와 주택 앞이 6차선대로였기에 약한 아이의 기관지엔 치명적이었습니다.

그런 잦은 병치레로 아들의 발달성장에 치명적이었습니다. 그 결과 경계성 지능 장애. 말도 너무 느리고 인지력도 한참 떨어졌습니다. 지금은 지적장애인에 등록되어 있습니다.

그런 아들이 올해 2년제 대학에 합격했습니다. 장애인 전형도 아니고 일반인 전형으로 3:1의 경쟁률로 말입니다. 장학금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우수해서가 아니라 아들은 부단한 노력을 했습니다. 다른 아이들에겐 어렵지 않은 암기지만 아들은 그것을 외우기 위해 수십 배는 더 노력해야 했습니다. 끊임없이 장애를 가졌다는 것을 인지시키고 스스로 할 수 있는 훈련을 시겨야만 했습니다.

첫째는 한동대, 둘째는 건국대, 넷째는 과학고에 들어갔지만, 아들의 대학 입학 소식은 누구보다 연약했기에 감동이 더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남들이 1시간이면 될 것을 몇 날 며칠, 아니 몇 달을 더 노력해야 했습니다.

똑똑하지 않지만, 주님은 아들에게 근면하고 성실하고 인내하는 능력을 배나 주셨습니다.

며칠 전 자녀가 병으로 아파하는 목사님과 통화했습니다. 발달장애로 아들과 같은 경계성 지능 장애가 있다는 말에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같은 처지가 아니었다면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하는 위로였을 겁니다.

나에게 일어나는 고난과 역경은 하나님이 주시는 놀라운 능력입니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자책하며 원망할 때는 사탄의 도구가 되지만,

"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인하여 내가 주의 율례를 배우게 되었나이다"(시편 119:71)

유익으로 선택은 하나님의 놀라운 능력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 능력은 다른 사람을 살리는 힘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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