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해를 구합니다
양해를 구합니다
  • 전태규
  • 승인 2023.08.2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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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은 많은 사람을 옳은대로 인도한자는 그날에 별과같이 빛난다고 하였다.
나는 여러 단체서 일하면서 신입회원을 많이 입회시켰다. 
과거 세계복음화중앙협의서는 신입회원을 16명을 입회시킨 신기록을 세웠다.
그때 입회한 분이 지금 대표회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나는 사람을 몰고 다닌다고 할까 내가 생각해 봐도 신기하다.
그러나 막상 목회하면서 불신자를 얼마나 전도했느냐고 물을 때는 눈에 확 들어오는 사람이 
별로 없다.
1974년 11월 말 논산 성민교회서 첫 목회 할때 11개월 목회하는 동안 두 사람을 전도하였다. 그중에 한 분은 유명한 목사가 되었고, 또 한 분은 똑똑하고 지혜로운 사모로 헌신하다가 지난해 남편이 은퇴하였다.
나는 오래전 감리교 언론지에 ‘첫 목회 지서 맺은 첫 열매’라는 내용으로 이들에 대한 글을 기고하였다. 

이후 군대를 다녀온 뒤에 1979년 12월 지금 섬기는 교회를 개척하여 44년째 목회를 해오고 있다.
나는 오늘 문득 내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동안 수십 년을 한교회에서 목회 해왔는데 네가 전도하여 예수 믿고 구원받은 사람이 몇 명인가?
이런저런 영향을 준 사람은 많겠지만 막상 생각해 보니 내가 전도하여 예수 믿은 사람은 너무 적어 얼굴 들기가 부끄러웠다.
그동안 많은 단체서 여러 일을 하고 글도 많이 써서 김장환 목사님의 대담 프로까지 나갔는데 실상 알맹이는 적다.

그런 나에게 체면과 격려를 해주는 성도가 있어 소개하려고 한다. 
수년 전 제주도를 가려고 김포공항가는 지하철을 탔다. 
발산역 가기 전에 어느 분이 내게 어느 공단을 물어보는 것이다. 순간 그가 외국에서 왔음을 눈치챘는데 그는 너무 선해 보였다. 나는 아내에게 상황을 말하니 아내는 내리기 전 빨리 연락처를 받아 놓으라고 말한다. 나는 그에게 목사라는 신분을 밝히고 명함을 전하면서 연락처를 물으니 알려 주었다.
훗날 그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서 이야기 나누니 그가 흑룡강성에서 온 것을 알았고 나는 그의 필요한 부분을 최선을 다해 도와주었다. 
그는 고마웠던지 내가 말하지 않았지만 할아버지가 교회를 다녔다면서 본인도 교회를 나오겠다고 하였다.

그렇게 교회를 출석하여 후에 세례받고 지금은 집사로 임명받아 신앙생활을 잘하고 있다.
나는 신앙생활의 두 기준을 첫째는 주일성수와 둘째는 십일조 신앙에 둔다.
그러나 그의 주일성수 신앙은 목회자인 내 관점에서는 흡족하지 않다. 
그러나 한편 이해는 된다.
평소에는 연락이 뜸하다가 주일에 주로 문자로 연락이 온다. 평균 점수가 50% 쯤 된다.

그가 주일아침 보내온 글 몇 가지만 소개하면

목사님, 우리 부부가 치질 수술하여 오늘 교회 못갑니다. 양해를 구합니다.
목사님, 오늘 제가 사정이 있어 교회 못갑니다. 양해를 구합니다.
목사님, 내일 인천공항에 딸이 손주를 데리고 와 마중을 나가 교회 못갑니다. 죄송합니다.
목사님, 오늘 손주와 같이 월미도 소풍을 가서 교회 못갑니다. 죄송합니다.
목사님, 오늘 손주하고 실내 박물관 체험실 같이 가서 교회 못가니 죄송합니다.
       감사헌금 부탁합니다.
목사님, 저 오늘 큰처남 70세 환갑잔치 가느라 교회 못 참석하여 죄송합니다.
목사님, 오늘 우리 가족이 처음 모여 바다로 놀러 가자 해 죄송하지만 교회 못갑니다.
       헌금 부탁합니다. 

이걸 어떻게 봐야할까, 내가 판단하긴 어렵지만 주님은 뭐라고 평하실까, 늘 궁금하다.
나는 신앙생활에서 주일성수를 신앙의 높은 기준에 두지만, 
이 집사 만큼은 관대하고 열외로 두는 편이다.
그렇지만 그는 가끔 목회자인 나를 놀라게 할 때도 있다.
저 집에 올라왔습니다. 이번주일 설 명절에 예배 올립니다.
목사님, 오늘 예배 안드려요? 목사님 힘 내세요.
요즘 세상을 요지경이라고 하는데 나는 목회를 하면 할수록 요지경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 주님, 부족한 종을 통해 복음을 접한 이 집사 가정에 큰 복을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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