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도

2020-01-23     김욱동

노을을 삼킨 저녁바다는
까맣게 야위어 가고

제방 끝
동화로 이어진 섬에는
삶의 무게가
어둠 되어 마구잡이로 내린다

성큼성큼 밀물 따라
펄 언덕엔 새로운 길이 열리며

먼 바다까지 사랑을 쫓던
어부의 노래가
해녀의 가쁜 숨비와
은밀히 살을 섞던 밤

올 사람 갈 사람
아무도 없는
바닷가 빈 의자엔
그리움 하나가 앉아 있었다.

숨비 – 해녀가 자멱질 할 때 풀 위로 올라오면서 내쉬는 깊은 숨소리(휘파람 소리 같기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