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기 연습 : 주목받기
놓기 연습 : 주목받기
  • 김재용
  • 승인 2018.08.23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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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목회 칼럼 20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예비역 장성이 퇴직 후에 우울증을 겪으면서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집 안에서 생활하고 있어서 함께 사는 아내도 힘들어 했단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현역 때의 집무실을 그대로 재현하여 한 쪽 방을 꾸미고 일과 시간에 남편에게 그 곳에서 생활하게 했더니 우울증이 사라졌다고 한다. 누구네 이야기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이야기이지만 이야기가 전하는 의미는 웃음보다는 교훈이 스며있는 내용이다. 직장생활과 사회생활을 하다 퇴직을 경험하게 되면, 만나자고 하는 사람도 없고, 갈 곳도 없고, 그동안 찾아와서 도움을 구하던 사람들도 연락이 끊기고 외롭다는 호소를 하는 분들을 만이 만나보았다. 그래서 자기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서 무리하게 교회 일에 목소리를 내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과 껄끄러운 관계를 만들기도 한다.

장년의 시기를 지나면서 가정에서는 자녀를 양육하고 사회에서는 점점 성공적인 자리로 승진하면서 혹은 사업이 확장되거나 성취를 경험하면서 사회적으로 내세울 것이 있고, 명함을 갖고 다니면서 서로 인사를 할 수 있던 지위에 있었던 사람이 퇴직이나 건강상의 문제로 무직자가 되는 순간부터 환경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를 발견하기도 한다.
보통 현역이라고 표현하는 경제 활동 생활 속에서는 자기 관리와 주목 받기 위해서 활동을 하지만 퇴직 이후에는 주목 받기보다는 주목 받도록 다음 세대를 돕는 연습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 사회는 주목 받는 것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SNS의 대표적인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페이지, 인스타그램과 블로그 등에 올라오는 수많은 사진과 내용을 살펴보면 지인들의 자랑거리도 만만치 않게 올라온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사회 이슈에 대해서 자신의 견해를 분명하게 밝히기도 하고 대립적인 시각에서는 댓글을 통해서 의사표시를 확실하게 한다. 그리고 연예인 부럽지 않게 주목 받는 이들도 있다. 물론 대다수는 아니라 할지라도, 노년층에서도 사진 동호회 활동과 스마트 폰을 사용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SNS 활동을 하는 분도 증가했고 젊은이 못지않게 활동하는 분들도 주변에 많이 있다.

자존감을 넘어서 주목 받는 것을 즐기다 보면 자칫 교만에 빠지기 쉽고 판단력이 흐려질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은 계속 자기애를 추구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은퇴하여도 주목 받고 싶은 욕망이 계속 타 오른다. 이런 행동도 놓기 연습을 해야 한다. 주목 받기에 대한 놓기 연습은 “나 없이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내가 도울 수 있어서 기쁘다”는 마음으로 변화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직장 퇴직 후에 오는 외로움, 주부의 경우 자녀를 출가 시킨 이후 외로움 등 다양한 변화 속에서 다음 주자를 위해서 길을 닦고 바통을 넘긴 것으로 기뻐하고 응원하는 것이 건강에 유익하다.
집무실을 꾸미고 앉아있어서 하루 품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나 마음을 변화시키면 그런 공간을 꾸미지 않고 나가서 친구랑 담소를 나눌 수도 있다. 주목 받았던 삶에서 이제는 마음 편하게 내려오면 더 편하고 가볍다는 느낌을 선물로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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