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기 연습 : 참견
놓기 연습 : 참견
  • 김재용
  • 승인 2018.08.16 07: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인목회 칼럼 19

이런 저런 방식으로 놓기 연습을 하면 노년의 삶속에서 행복해 질 수 있는 방법이 더 많아질 것이다. 지방회 임원 일을 서기부터 시작해서 회계, 교육부 총무, 선교부 총무까지 모두 경험하게 되는 행운을 얻었다. 농담 삼아 주변의 선후배들은 감리사 빼고 다 했다고 놀리기도 했다. 그런데 임원을 맡고 일을 할 때는 몰랐는데, 임원을 마치고 후배들에게 일을 넘겨주고 보니, 이런 일을 행정적으로 이렇게 하면 좋겠는데, 저런 일은 저렇게 하면 좋겠는데 하면서 참견을 하고자 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깜짝 놀랐다. 시어머니가 되면 며느리에게 잘해줘야지 마음을 먹었지만 막상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자기 고백을 하는 권사님처럼, 나 자신도 말을 아껴야 하는데 입으로 나가려고 하는 말이 너무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말할 수 없는 부끄러움에 사로잡혔던 적이 있었다.

행정 일을 하면서 배운 경험을 후배들에게 알려주는 것은 좋은 것이지만, 전달하는 위치와 방법에 따라 그것이 의도를 빗겨 나가 전달 될 때가 있다. 목회를 이양하고 은퇴하고 혹은 직장생활을 은퇴하고 또는 교회 내에서 직임을 이양하고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기에 그 일에 대해서 참견을 하고자 할 때가 있다. 이 또한 놓기 연습을 해야 한다. 실수를 줄여서 더 좋은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도록 지혜를 전달해 주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지혜자에게 와서 듣고자 하지 않는 상황에 참견을 하기 시작하면, 은퇴자와 담임자의 갈등이 생기고, 먼저 회계연도의 재무부장과 지금의 재무부장의 갈등이 발생하고, 선교회 내에서도 마찬가지의 일이 발생하게 된다. 직분과 직임과 관련된 교회 내의 갈등의 대부분은 먼저 일을 맡았던 충성스러운 일꾼이 다음 주자에게 전달하고 나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때, 은빛의 지혜자는 참견하고 싶은 욕망을 잠재워야 한다. 들려오는 정보에 참견하지 말고, 토들 달거나 재해석 하지 말고, 당사자가 조언을 구하러 올 때까지는 조신하는 것이 오히려 교회를 살리고, 선교회를 살리는 길이 된다. 그래도 문제가 있을 때는 참견이 아닌 조언을 위해서 당사자를 만나서 노하우에 대해 알려주고, 이런 부분에 대해서 도울 일이 없는지 살피고 언제나 조언을 물으러 오면 돕겠다고 하고 견해차에 대해서 인지 정도 주면 된다.

그러므로 놓기 연습에서 가장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 참견에 대한 문제라 생각한다. 참견이 아니라 고견을 듣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스스로 계속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행정에 대해서 더 공부를 하고 싶어서, 숭실사이버 대학에 등록을 하고 경영학을 수료했다. 행정조직에 대해서 배우고 나니, 참견을 하는 것이 아니라 후배 임원들이 오히려 의견을 듣고자 와서 배우고 가는 것을 경험했다. 참견을 놓고 공동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전문성을 키우면, 고견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위치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노년기를 생활하는 지혜자들은 참견하고 싶은 마음을 놓고, 고견을 줄 수 있는 자리까지 성장하도록 배움의 길을 가기를 권한다. 주자들이 함께 하는 계주에서 바통이 넘어간 이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응원이기 때문이다. 배움이 비움이 되고, 그 비움이 사랑으로 지지해 주는 힘이 될 때, 교회도 선교회도 그리고 가정도 행복한 모습이 되리라 믿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