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로움
조화로움
  • 윤미애
  • 승인 2018.08.0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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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이상합니다. 다리의 길이가 다릅니다. 제대로 서 있을 수가 없습니다. 한쪽 다리를 곧게 펴니 다른 쪽 다리는 까치발을 서야 합니다. 까치발을 섰던 다리를 바로 하니 곧게 폈던 다리가 굽혀집니다. “다리가 왜 이러지?” 중얼거리며 반복해 보지만 곧고 바르게 서지지 않습니다. 당혹감이 밀려옵니다. ‘뭐야 이거....’

휴~~~ 꿈이었습니다. 하지만 꿈이 주는 여운이 쉬 가시지 않습니다. 이 꿈이 나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를 생각해 봅니다. 꿈이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를 물어봅니다. 한 단어가 마음속에 울려 퍼집니다. ‘조화로움’

며칠 동안 고민하던 것이 있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 마음의 상태가 달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에 관한 것이었지요. 고요하지만 기운차게 하루를 시작하는데 그 마음이 자꾸 변덕을 부리곤 하거든요.

꿈이 나에게 답을 주는 것 같습니다. 조화롭지 않아서 그렇다고 말입니다. 오전에는 주로 말씀과 기도의 시간을 갖습니다. 그러니 마음이 차분하고 고요하지요. 하늘에서 주시는 힘을 공급 받으니 기운이 넘칩니다. 오후가 되면 받은 힘을 쓰고 싶습니다. 그런데 제대로 쓰지를 못합니다. 그래서 우울해지나 봅니다. 믿음과 행함이 균형을 맞추지 못하고 있음을 알려 주려고 마음이 신호를 보내는 것이지요.

사도행전 10장에 고넬료라는 이방인이 등장합니다. 천사가 나타나 고넬료에게 한 말이 참 인상적입니다. ‘네 기도와 구제가 하나님 앞에 상달되어 기억하신 바가 되었으니’(사도행전 10장 4절)
사도 베드로조차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하기를 주저하던 때, 하나님은 베드로에게 환상을 통해 명령하십니다. 고넬료에게 가라고. 이방인 고넬료를 만난 베드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각 나라 중 하나님을 경외하며 의를 행하는 사람은 다 받으시는 줄 깨달았도다.’(사도행전 10장 35절) 그리고는 복음을 전하지요.

저에게는 천사와 베드로의 말이 이렇게 읽힙니다.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에 조화로움이 있는 사람을 하나님은 기억하시고 받으신다.’라고 말이지요.

조화로움.
나는 얼마나 조화로운 사람인가를 다시 생각해 봅니다.
기도와 활동은 얼마나 조화를 이루고 있는가?
믿음과 행함은 얼마나 조화를 이루고 있는가?
영성세계와 물질세계는 얼마나 조화를 이루고 있는가?
생각과 현실은 얼마나 조화를 이루고 있는가?
몸과 마음은 얼마나 조화를 이루고 있는가?

이 둘 사이의 간극만큼, 그 부조화만큼 삶이 불행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간혹 선택을 강요받기도 합니다. 배부른 돼지 혹은 배고픈 소크라테스, 둘 중의 하나를 고르라고 말이지요. 그런데요, 배부른 소크라테스가 되면 안 되는 걸까요?

삶의 구석구석을 다시 살펴야겠습니다. 조화롭지 않은 부분들을 점검해야겠습니다. 삶을 좀 더 조화롭게 가꾸어야겠습니다.
어느 날 또 꿈을 꾸면 좋겠습니다. 두 다리를 곧게 펴고 서 있는 나를, 씩씩하게 걷고 있는 나를 만나면 좋겠습니다. 그 꿈은 내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겠지요. ‘조화롭게 잘 살아가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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