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도전
끝없는 도전
  • 김재용
  • 승인 2018.06.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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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목회 칼럼 12

노년의 삶에는 따라오는 3가지가 있다. 외로움, 경제적 빈곤, 그리고 노화되어 나타나는 질병의 문제이다. 질병으로 인해 의료비 지출이 증가하고, 또한 각종 연금과 자녀들의 용돈으로 노년을 지탱하는 노년을 사는 분들에게는 제한된 수입에 비해 증가하는 지출은 악순환의 고리로 삶을 힘들게 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의 악화와 경제적 빈곤은 결국 사회생활의 위축을 몰고 온다. 스스로 고독을 경험하게 된다. 또한 친구가 이 세상에서 떠나감으로 말미암아 외로움과 두려움도 몰려온다.

예배를 마치고, 노년부 은빛 지혜자들과 식사를 하고 있었다. 평소 가깝게 지내던 동료의 장례식에 참여하고 주중 내내 힘들었다고 하시는 말씀을 들었다. 건강하게 생활하시다 갑작스럽게 발생한 암으로 인해 투병하시다 결국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는데, 투병 과정에서 많은 병원비를 지출하게 되어 남은 배우자와 자녀에게도 부담이 되지만, 무엇보다도 걱정스러운 것은 죽음의 문제가 점점 더 가까이 오고 있는데, 이 불안감으로 누구와 나누지 못한다는 외로움이었다.

말씀을 나누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노년기에 나타나는 3無에서 가난을 급속하게 바꾸기란 쉽지 않고, 노화되는 건강을 만병통치약으로 모두 고치는 것도 어렵다. 그러나 하나 가능한 것이 있다는 것을 대화를 통해 깨닫게 되었다. 친구가 없는 외로움은 내가 무조건 짊어질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혼자 기운 없이 방에서 고민하고 끙끙 앓는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집에서 나와서, 이불 속에서 나와서 친구를 만나면 외로움의 얼음은 녹기 시작한다. 그래서 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교제를 나누는 시간은 노년기에 중요한 시간이다. 이때 교역자들은 은빛 지혜자를 살피고 격려하며 지지해 줄 필요가 있다.

런던 타임즈에서 ‘친구’의 정의에 대해 설문을 했다고 한다. 응답자들로부터 받은 결과를 토대로 “친구”에 대한 정의를 정리하였다. 첫 번째는, “온 세상과 모든 사람이 다 나를 버릴 때, 그때 찾아와 주는 사람이다”라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너무 괴로워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침묵할 때, 그 말 없는 말을 이해해 주는 사람이다”였고, 세 번째는, “내가 기쁜 마음을 가지고 만나면 기쁨이 배가 되고, 내가 고통스러울 때 만나면 고통이 반으로 감해지는 사람이 친구다” 이 내용을 대화중에 나누자, 권사님 한 분이 노년기에는 세 번째 내용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고통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친구 밖에 없기 때문이다.

모든 연령에서 친구는 중요한 의미를 차지하지만, 노년기의 삶을 사는 분들에게 친구는 더욱 중요한 의미를 차지한다. 왜냐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꼭 그렇지 만도 않다. 주민자치센터에서 문화강좌를 다양하게 만들어서 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다음 분기 수강생 모집을 위해서 오전7시 선착순 접수를 받는다고 공지를 했다. 당일 오전에 악기 하나를 배우기 위해 6시30분에 나가보니 이미 새벽 4시30분부터 와서 줄서 있는 분들로 인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강좌 과목은 각각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감되었다는 공지가 계속 게시판으로 알려졌다. 차밍 댄스, 기타 강습, 요가 등 거의 대부분의 강좌가 마감되고, 결원이 될 때 연락주기로 하고 예비자 번호도 받아가는 사람들도 보았다. 흥미로운 사실은 70%이상이 노년이었다. 줄을 서 있는데도 오고가며 인사하시고 강의를 몇 개 신청하시는지 서로 이야기도 나누고, 친구랑 전화하면서 떠드는 분도 계시고, 강좌를 통해 이미 사귄 분들에게 연락해서 빨리 오라고 재촉하는 분도 계셨다. 하나같이 목소리도 밝고 배움에 있어서 적극적인 분들이었다.

배움을 통해 뇌를 자극하고, 운동 강좌를 통해 건강관리에 도움을 주는 것이 일차적인 목적일 수 있지만, 노년의 삶을 사는 은빛 지혜자들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친구를 계속 만들어가고 있었다. 황혼의 즐거움을 만끽하기 원한다면 오늘도 집 밖으로 나가서 친구를 만나고 또 새로운 친구를 만들기 위해 끝없는 도전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 계속 친구를 만들어서 노년 외로움을 탈출하기를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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