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방 한 칸에서
작은 방 한 칸에서
  • KMC뉴스
  • 승인 2018.05.23 08: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결국 철거된 빛마을교회...

▲ 결국 철거되고 있는 빛마을교회
지난 2월 중순부터 4월 말까지 빛마을은 교회 철거와 이사로 중노동에 시달려야 하였습니다. 지체들의 짐과 교회 짐이 뒤섞여 있어 이삿짐센터를 부를 수도 없는 상황, 구정 명절까지 반납하고 다같이 매달렸던 이유는 건물이 곧 철거예정인 상황 속에 함께 살고 있는 어린이들과 학생들이 곧 학기와 농사철이 시작되어 생활할 장소가 시급히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과정 중에 누군가가 다치지는 않을까.. 하루하루 교회가 헐릴 위기감 속에 초조하여 하던 일까지 내려놓고 모두들 철거와 이사에 매달렸습니다.

새롭게 매입한 교회부지는 토목 설계를 해야 개발이 가능한 임야인데다 워낙에 가파르고 돌이 많은 산이라서 섣불리 손을 댈 수 없는 곳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당장 옮겨야 할 상황이었기에 발만 동동 구르던 중 다행히 철거를 며칠 앞두고 기적같이 인근 마을에 2개의 월세 집을 구하게 되었고, 그곳은 각각 남녀숙소 겸 임시 예배처소가 되었습니다. 담임자 가정도 사택을 구하지 못하여 숙소 방 한 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부지 매입과 함께 건축할 여력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빛마을은 다시 작은 방 한 칸이 예배처소가 되었습니다. 함께 살며 예배하고 선교하던 생활공동체가 뿔뿔이 흩어지게 되어 예배도, 삶도 혼란스러운 요즘입니다.

▲ 빛마을 이전부지 임야

생활과 예배처소가 안정화되는 일이 시급하여 토목설계사, 건축설계사와 상담을 하였는데 걱정 어린 눈으로 예산은 있느냐며 기가 막힌 표정을 지었습니다. 우리는 아무것도 없지만 하나님이 하실 것이라고 큰소리를 쳤습니다. 교회가 가야할 바를 몰라 밤새도록 근심하며 기도하였을 때 걱정하지 말라 하시며 하나님 주신 꿈을 더 구체적으로 그리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현실은 막막하지만 우리는 말씀하신대로 이루실 하나님을 믿습니다.

▲ 숙소 한 칸에서 드리는 예배


작은 방 한 칸에서 드리는 예배, 하지만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우리의 중심이기에 상한 심령으로 나아갑니다. 이렇게 철거와 이사로 교회 일부터 하다 보니 지체들은 기본적인 생활에 필요한 경제력을 잃은데다 농사시기까지 놓쳐 모두가 지쳐갈 때쯤 좋으신 하나님은 농사 품앗이로 협력할 지역 주민을 만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올해부터 청년농부를 지원하는 국가 정책이 시작되어 (*청년창업농 지원정책: 기존에는 재산과 기반이 없는 청년들은 농촌 정착이 거의 불가능하였는데, 금년부터 농업에 대한 확실한 계획을 가진 청년들을 선발하여 3년간 생활비를 지원해 줍니다) 감자와 고구마, 고추와 생강을 심게 되면서 농촌회복과 건강한 나라에 대한 각오를 다시 한 번 굳히게 되었습니다.
▲ 가까운 전통마을에서 올려진 마을청년 전통혼례식에서 공연예배로 축복하는 공동체원들

우리는 이렇게 아직 자신의 몸 하나 가누기도 어려운 상태인데 하나님께서는 이런 우리에게 신학교와 재소자 형제들, 어린이 캠프로 섬겨야 한다고 하셔서 순종하며 따라갑니다. 특히 편지를 주고받는 재소자 형제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가족들조차 찾아오지 않아 외로워하는 형제들, 그러나 감옥에서 거듭나 새로운 삶을 깊이 열망하는 그들은 빛마을을 통하여 희망을 본다고 하였습니다. 신문기사를 보고 보내온 편지가 이제는 6명으로 늘었습니다. 삶의 소소한 이야기들과 신앙적 고민들을 나누는 중에 출소 후 빛마을에서 함께 주님을 섬기고 싶어 하는 희망자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 중에 친구와 함께 운영하던 룸살롱과 일수를 정리하겠다고 결심한 형제, 출소하면 함께하고 싶어 하는 전도대장형제, 이 귀한 형제들이 출소 후 다시는 영원히 죄의 덫에 빠지지 않고 강력한 복음의 영향력 아래 새 인생 살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빛마을이 이들 모두를 품어 살리는 주님의 가슴으로 자라가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참 고통스러운 시간들이었지만 하나님께서 더 성숙하게 자라가라고 주신 시간으로 믿고 인내하며 더욱 꿈꾸고자 합니다. 작은 농촌교회, 그러나 하나님 주신 꿈을 품고 믿음으로 몸부림치는 청년들이 이곳에 있습니다. 건강한 농촌에서 시작되는 뿌리가 튼튼한 나라, 성경적인 정치, 경제, 문화를 세워갈 다음세대를 일으키는 일에 함께해주세요!

*함께하시는 방법: 주중예배나 주일 오후 예배 때 빛마을에 주신 하나님의 꿈을 말씀으로 나누고 함께 기도할 수 있는 시간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언제든지, 어디든지 가서 나누겠습니다.
이희진 목사 010-7768-0675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