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장치 해마
기억장치 해마
  • 이구영
  • 승인 2018.05.18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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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망각의 동물입니다.
망각이라는 단어는 어떤 일이나 사실을 잊어버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과거의 경험이나 이야기를 인간의 정신 속에서 간직했으나 되살리지 못하는 것을 망각이라고 합니다.
생명을 가지고 있는 인간의 기억 흔적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쇠퇴하거나 명료성을 잃어버리게 되어 있기에 어쩌면 망각은 당연한 일일 수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에는 그것이 유기체이든 무기체이든 어느 정도의 유효기간이 있습니다.
기억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잊어버리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뇌에는 해마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다의 해마와 비슷하게 생긴 부분입니다.
이곳에 뇌는 우리들의 경험을 저장합니다.
컴퓨터의 메모리 같은 부분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저장되어 영구적으로 보관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루 동안의 감각경험이 저장되면, 저장된 모든 자료들은 잠을 통하여 대뇌피질로 옮겨지게 되고
다시 저장 공간이 비워지게 되어 다른 경험이 그 장소를 대체하는 구조입니다.

어떤 경험에 대하여 끊임없이 움직이고 생각하고 다시 꺼내보며 바라보는 사람들은
이 기억장치가 이야기나 경험을 오래 보존합니다.
또 집중력을 높여서 기억을 단단히 만들어 놓는 사람도 기억장치 성능이 좋습니다.
그러나 상기하지도 않고, 바라보지도 않으면 기억장치는 쉽게 비워져 잊게 됩니다.

홍해를 가르고 지나온 사건은
이스라엘 사람들 뿐 아니라 소문을 들은 모든 이방민족들에게도 큰 뉴스거리이었습니다.
성경적 표현대로 하나님께서 홍해를 가르신 이야기를 들은 많은 이들은 하나님의 전능하심 앞에 간담이 녹았습니다. 정신을 잃을 정도이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놀라야 할 일은 그 엄청난 기적을 경험하며 홍해를 건넌 사람들은 그 기억을 망각했다는 것입니다.
오래 걸리지도 않았습니다.
단 사흘 만에 잊었습니다.

평생 간직하고 기억하고 또 전해주며 하나님은 이런 분이시라고 강조에 강조를 하며 순종해야 할 사람들이 사흘이 되면서 다 잊었습니다.
도데체 하나님께서 내게 해 주신 것이 무엇이냐고 떠들기 시작합니다.
지도자 모세가, 홍해를 지나 이스라엘을 인도하여 도착한 곳은 수르 광야이었습니다.
거기서 사흘 길을 걸었는데 물을 얻지 못했습니다(출 15:22)
그러자 사람들이 그 곳에 흐르던 쓴 물을 마라(고생) 라고 이름을 짓고 원망하기 시작했습니다.
10가지 재앙 속에서 살려주신 하나님을 잊었습니다.
홍해를 가르고 인도하신 하나님도 잊었습니다.
내 목마름 이라는 현실 앞에서 자기 사랑으로 뭉친 사람들이 사흘 전의 일을 잊었습니다.
해마의 기억저장소가 비워졌습니다.
오늘의 어려움 앞에서 과거의 사건을 불러오지 못했습니다.
‘불러오기’를 명령할 때 컴퓨터는 더러 이야기 합니다
‘삭제된 자료이기에 불러올 수 없습니다’
이방민족들도 오랜 세월 기억한 그 사건을 정작 그들은 기억해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데체 이게 어찌 된 일일까요?

은혜를 다시 새기지 않았습니다.
집중해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묵상한 적도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해 주시는 모든 일은 당연한 것이고 나만 편하게 살면 됩니다.
악하고 악한 죄인들입니다.
그들에게 그날의 물은 허락되었지만 영원한 천국은 허락되지 않았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세와 여호수아가 살아 있을 동안에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곤 했습니다.
자신의 무지와 악함, 마귀의 유혹에 넘어가서 자꾸 하나님을 의심하고 좋은 기억들을 지워버렸다 하여도 다시 외치는 여호수아의 음성 앞에 그나마 여호와를 택하며 살았습니다.
그렇지만 한 세대가 가기 전에,
여호수아가 죽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들은 또 우상숭배에 빠졌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기억은 잊어버리고, 몸에 저장된 죄의 습성은 그대로 살아났습니다.

오늘 우리들의 세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앙의 1세대가 가고 이제 신앙의 흐름이 2세대로 넘어 흘러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세대가 지나가면서 모든 기억들이 지워진 느낌입니다.

나는 오늘 무엇을 기억하려고 하고 있습니까?
아무리 엄청난 이야기와 경험이었다고 하여도 해마는 오래 기억하지 않습니다.
불러오기를 계속하고, 집중해서 묵상하기 전에 그 기억은 반드시 사라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성경은 늘 아이들의 귀에 이야기 해 주고, 손에 말씀을 적어서 매달아 주라고 가르칩니다
잊어버려야 할 원망과 안 좋은 기억은 오래 간직하려 하고
기억해야 할 은혜와 사랑과 용서는 쉽게 잊어버리려고 하는 시대에 망각을 다시 생각합니다.
하나님과의 아름다운 스토리들이, 성경에 기록된 그분의 약속들이 잘 기억이 나면 좋겠습니다.
유다자손 갈렙은 40년이 지나도록 네가 밟은 땅을 주리라 약속하신 그 말씀을 기억하고 있다가 마침내 그 땅의 주인이 되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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