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처럼 간다
토끼처럼 간다
  • 김재용
  • 승인 2018.04.12 07: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야곱이 바로에게 아뢰되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백삼십 년이니이다 내 나이가 얼마 못 되니 우리 조상의 나그네 길의 연조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창세기 47:9)

예배를 마치고 식탁에 앉았다. 서로 서로 편한 사람들과 식사를 하기 위해서 앉아서 자신이 퍼온 뷔페 접시 위에 원하는 반찬을 놓고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출석하는 송파에 위치한 교회를 출석하기 위해 최근에 신갈로 이사를 하시면서 60대 부부 권사님 내외가 차량을 구입했는데, 이런 저런 대화중에 갑자기 길찾기에 대한 대화가 시작되었다. 핵심은 네비게이션에 대한 얘기로 변했다. 이제는 길을 이렇게 저렇게 설명해주고 약도와 지도를 제공해도 알아듣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네게 이렇게 말했다. “목사님, 무조건 아는 길로 가는 게 최상입니다.”

그러자 곁에 있던 원래 목사님이 얘기를 덧붙인다. “김 목사님 그거 알아요? 토끼는 가는 길만 그대로 갑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아버지 권사님도 돕는다. “맞아요, 토끼는 신기합니다. 그대로 그 길만 갑니다.” 교회에 찾아오는 길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다 네비게이션으로 시작된 이야기가 토끼의 귀소본능의 신통한 능력을 나누면서 나이드신 분들은 변화를 경험하면서 헤매는 것 보다는 토끼처럼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 더 편하다고 하시는 결론에 이르렀다.

누가 노인층을 향해 보수적이라고 하는가? 그러면 다른 길에 기웃거리는 것이 최선일까?
젊은 시절 그분들은 이길 저길 다 이미 가보았던 분들이다.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면서 독립하는 나라를 경험하고, 한국전쟁을 경험하고, 1960년대의 보릿고개를 경험하고 부동산 시장이 활발할 때 투자와 이사 등 다양한 경험을 해 본 분들이다. 그렇기에 오히려 지금 젊은 장년층보다 더 많은 경우의 길을 경험해 보았고, 소위 이것저것 경험하며 인생의 쓴맛 단맛을 경험한 인생이다. 그런 삶을 경험하고 말한다. “하던 것을 아는 것을 그대로 하는 것이 최선입니다._”라는 지혜를 발견한다.

젊은 사람들은 자기가 무언가를 해 보려고 너무 많은 노력해 한다. 그러나 은빛 지혜자들은 잠언의 말과 같이 이런 방법 저런 방법은 헛되다는 것이다. 검증된 방법을 따르는 것이 제일 안전하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노인이라 불리는 은빛 지혜자들은 새로운 변화를 신속하게 이해하지 못하지만, 토끼가 가듯이 간 곳을 다시 가고, 아는 곳을 다시 이용해서 찾아가는 것이 제일 속편한 것이지, 새롭게 이리로 저리로 그리고 이 방법 저 방법 찾아가는 것은 오히려 불필요한 시간 낭비라는 지혜를 전해주었다.

너무 복잡하고 유창한 것을 전하려고 하지 말자. 예수님의 설교도 이런 방법이 있고 저런 방법이 있다고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병자를 치유하고 간단한 메시지를 전해 주셨다. 교회에서 노년층을 위해서 간략한 순서와 간략한 매뉴얼을 주는 것이 더 좋은 교육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어르신들은 토끼처럼 간 길을 간다고 답답하다고 생각하지 말라. 제일 익숙한 방법이 제일 안전한 방법이라 믿게 되었기에 가장 편안하고 안전한 방법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