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異端) 불감증에서 시작되는 배교
이단(異端) 불감증에서 시작되는 배교
  • 송근종
  • 승인 2018.03.30 2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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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1일부터 토요일마다 격주로 새롭게 연재됩니다. 필자 송근종 목사는 관앙중앙교회 담임목사로 '세례앨범'이라는 목회에서 실제로 적용하고 필요한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편집자 주)

지난 해 말, 감리교회 모 신학대학교 발행 학보에 이단(異端) ‘기쁜소식선교회’ 교주인 박옥수 씨의 저서가 실리는 해프닝이 발생하였다. 감리교회 차원에서 이단사상 여부를 조사하면서 알게 된 진실은 한 학부 학생 기자의 이단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저자가 이단 사상을 설파하는 주요 인물인지도 모른데서 비롯된 사건이었다. 그저 한 유명서점의 도서 검색 순위만을 믿고서 내용과 저자를 확인하지도 않고 학보 광고에 실은 것이다.

여타의 다른 학생들과의 면담에서 ‘이단이 무슨 뜻인지는 아느냐?’는 질문에도 한 두 명을 제외하고는 ‘이단’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형편이었다. 아마도 이것이 이단에 대한 신학교 학생들과 교인들의 현주소가 아닐까 하는 우려의 마음이 들었다. 지금도 주변의 많은 학생들과 교인들이 이단의 포교 활동에 넘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기우가 아닌 현실이란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이는 비단 학생들과 교인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학교와 교회가 이단에 대한 경계심이 약하고 교육이 없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일 것이다. 다행히도 신학대학교는 이번 일을 교훈으로 삼아 다음 학기에 ‘정통과 이단’이란 과목을 개설하여 학생들에게 이단 경계 의식을 갖도록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그래도 학교 당국이 발빠르게 이단문제에 대응하는 모습은 격려 받을 만하다.

그러면 교회 현장은 어떨까? 아마도 대부분의 교회에서도 교인들에게 이단에 대한 교육이 부재할 것이다. 더욱이 이단에 빠진 교인이나 가족을 만나지 못한 교회에서는 그 경계심조차 없을 것이다. 소위 ‘이단 불감증’에 걸려 있는 것이다.

반면에 이단 교회에서는 철저하게 교육과 상담과 신도 관리를 하고 있다. 이단 포교자들에게 철저하게 전도교육을 시키는 것은 물론 이단에 빠진 교인들이 기존 교회와 신앙을 부인하도록 반복 세뇌시키는 교육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조직적으로 이단 교인들을 관리하여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런 이단의 행태에 반해 정통 교회는 어떤가? 대부분이 이단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인지하지만 아직 본인에게는 일어나지 않았거나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만 가지고 있다. 혹시나 이단에 빠진 교인이나 가족들이 있으면 그것을 개인적인 일로 치부하여 안타까운 마음을 갖지만 속수무책인 경우도 많다.

한국사회의 병폐 중의 하나인 ‘안전 불감증’에 대한 문제제기가 오랫동안 거론되고 있지만, 삶의 현장에서 국민들의 체감온도는 아직도 낮다. 말로만 안전을 이야기하지 실제로 안전을 위한 조치들은 아직도 미진하다는 것이다.

정통교회에서 ‘이단 불감증’에 대한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기독교 언론에서 이단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고는 있지만 아직도 교회 현장에서는 남의 일로 치부되고 있다. 뚜렷한 이단대처 매뉴얼도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이 교계 현실이지만 그보다 먼저 이단에 대한 경계심조차도 느슨한 교회 현실이 더 큰 문제이다.
종종 이단에 대해 설교하고 가르치는 일이 곧 나와 교회와 교인들과 자녀들을 이단의 포교 활동으로부터 지키는 일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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