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문화의 옷 입고 소통 주도해야
교회, 문화의 옷 입고 소통 주도해야
  • 정택은
  • 승인 2018.01.25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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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화두 가운데 하나는 문화이다. 점차 문화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교회는 어떻게 현대 문화를 접목한 목회를 실천할 수 있을까? 또한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어떻게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문화를 변혁할 수 있을까?

현대교회는 목회의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하나는 영성이고, 다른 하나는 문화이다. 영성이 내용이라면 그것을 표현한 것이 문화이다. 그런데 문화를 중요시하다가 문화가 담아야 하는 콘텐츠를 잃어버리면 껍데기만 남을 수 있기 때문에, 영성과 문화의 균형을 이루어가는 목회를 해야 할 것이다.

루터가 종교개혁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당시 라틴어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하면서 시민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 문화적 요소가 있었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도 성경이 영어로 번역되었기에 영국 종교개혁의 기초가 되었다. 우리나라도 한글로 보급되면서 한국이 복음화 되는데 큰 기여를 했다.

이러한 성경보급의 확산은 기독교문화를 교회의 건축양식, 예전에 묶어두지 않고 성도들을 실제적 문화 창조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성경은 많은 예술가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고 역사적인 예술작품들을 창조하는 데 영감을 주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는 모두 성경에서 받은 영감으로 작품을 그려냈다. 또한 성경은 바흐, 베토벤, 하이든, 모차르트, 헨델 등 많은 위대한 음악가들에게도 깊은 영감을 주었다.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서 볼 때, 복음이 현대문화의 옷을 입고 다가가지 않는 한 현대인들은 복음을 이해할 수 없다. 예수 그리스도도 성육신 하셔서 이 세상의 문화적 옷을 입으셨다고 말씀하셨는데, 하나님이 인간이 되셔서 우리 인간과 소통하기 위해서 온 것이 성육신 원리이다. 그런 의미에서 복음의 문화적 원리는 중요하다. 교회 역시 세상 속으로 들어가 또한 성육신해야 한다.

복음 자체가 문화를 통해서 선포되었기 때문에 복음의 초월성과 우위성에 관점을 두면서 문화를 복음 선교의 도구로 사용해야 한다. 특별히 20세기 후반 들어서 이성보다는 감성이 강조되는 포스트모더니즘 사회로 접어들면서 이성중심이 아닌 통합적인 감성중심의 시대적 요구에 따라 예배에서도 문화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은 논리적으로 이해해서 복음을 받아들이기 보다는 감성적으로 느껴져서 복음을 받아들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화목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120여 년 전에 한국에 복음이 전해질 때 신문, 잡지, 출판, 교육, 병원 등 서양의 문화적 역량이 총체적으로 들어왔다. 이로 인해 복음이 이 땅에 정착할 수 있는 용이한 환경을 만들어 갈 수 있었다.

그런데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오랫동안 문화선교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교회문화사역의 성패는 그 교회의 영적지도자인 담임목사의 영적 그릇의 크기에 좌우된다. 또한 교회 안에서 기독교문화가 꽃피려면 그 텃밭인 평신도들의 문화적 안목과 수용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목회자들과 마찬가지로 평신도들도 기독교 문화예술은 돈이 많이 든다며 투자에 옹색하다. 어떤 화가가 교회에서 무슨 일을 할지 몰라 자신의 재능과 상관없는 봉사활동을 하는 것을 보게 되는데, 교인 중에 예술가가 있어도 활동영역이 전무하거나 관심을 안두는 경우가 허다하다. 교회가 유능한 인재를 두고도 활용치 못하고 있다는 것은 교회나 당사자에게도 손해가 아닐 수 없다.

현대사회의 키워드는 변화이다. 우리는 급변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멀티미디어의 진화가 빠른 한국 사회는 더욱 그렇다. 그러므로 변화를 따라가지 말고 변화를 이끌어가는 문화적 안목과 역량을 개발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복음은 시대마다 새로운 전달수단의 옷을 갈아입곤 했다. 언어라는 수단을 통해 복음이 전해지고 활자를 통해 더 많은 이들에게 보다 더 체계적인 복음을 전하게 되었다. 또한 문화라는 수단을 통해 복음은 더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으로 전해졌고, 그 감동의 물결이 사람들의 감정과 영혼에 깊은 도전이 되었다.

20세기에 들어 복음은 과학기술의 옷을 입게 되면서 여러 가지 제한점을 극복해갈 수 있었다. 또한 컴퓨터의 개발과 통신혁명이 결합한 인터넷은 지리적, 공간적, 시간적, 언어적인 제약을 딛고 인류의 부흥기를 맞이할 수 있게 했다. 이제 인터넷은 단순한 도구의 차원을 넘어 또 하나의 삶의 공간이요 표현이 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교회는 SNS, 인터넷과 가상공간에 대해 깊이 생각해야 한다. 왜냐하면 선교의 장소로서 가상공간, 선교의 대상적 측면에서의 네티즌, 선교의 수단으로서 대화의 도구이며, 오늘날 문화의 큰 주류를 이루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의 생활이 되어버린 정보화된 가상세계는 현실이 현실을 바꾸는 것보다 가상의 세계가 현실을 주도하는 현상을 피부 깊숙이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바로 이 가상의 문화 속에 우리의 기독교도 함께 공존함을 기억하면서, 어떻게 교회가 SNS, 인터넷을 통해 선교적인 접근을 할 것인가를 적극적으로 고민해 가야 할 것이다. SNS, 인터넷은 이 시대의 복음을 담아내는 그릇이요, 중요한 옷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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