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바라는 대상 아닌 ‘돕는 배필’
부부, 바라는 대상 아닌 ‘돕는 배필’
  • 정택은
  • 승인 2018.01.18 08: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날 가정이 급속도로 해체되어가고 있다. 수년간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는 이혼율, 심각한 부부간의 갈등을 겪고 있는 이웃들을 주변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기독교인 가정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하나님께서는 부부를 ‘한 몸’으로 부르셨고, 두 사람이 하나 됨을 누리시기를 원하신다. 이 하나 됨은 지적, 감정적, 육체적 일체감뿐 아니라, 신앙생활을 하는 부부에게는 영적 친밀감을 누리는 축복까지 더해진다. 개인의 영성도 끊임없는 훈련과 성장을 요구하듯, 한 몸으로 부름 받은 부부의 영적 친밀감에도 지속적인 노력과 성숙이 필요하다.

하나님은 에덴동산에서 하와를 ‘돕는 배필’로 지으셨다. 물론 아담도 하와에게 돕는 배필이다. 돕는 배필로서의 삶이 영적인 삶이다. 그러나 많은 부부들이 결혼한 후 ‘돕는 배필’이 아니라 ‘바라는 배필’로 살아가고 있다. 끝없이 바라고 불평하고 요구한다. 바라는 배필은 배우자의 실수나 약점이 드러날 때 그 때문에 자신이 불편하고 화가 나서 배우자를 공격하고 비난한다. 배우자에게 바라는 부분이 있는 한 둘은 결코 친밀해질 수 없다.

반면 돕는 배필은 배우자의 실수나 약점이 드러날 때 자신의 존재의미를 깨닫게 된다. 돕는 배필은 잔소리를 하지 않고, 배우자의 실수나 약점이 드러나면 허물을 덮어주고 부족한 부분을 말없이 채워주는 것이다.

부부의 행복은 영적 친밀감을 위한 출발점이 된다. 부부의 영적 친밀감을 키우려면 부부관계의 친밀감부터 우선 회복해야 한다. 부부간의 마음이 나누어지면 영적으로 하나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부부관계의 친밀감이 바탕이 될 때 영적 친밀감으로 나아갈 수 있고, 이런 가정은 영적인 성령의 열매를 맺어나갈 수 있다. 그러나 부부가 서로 마음이 하나가 되지 못하고 친밀감이 사라진 가정에서는 성령의 열매 대신 좌절, 분노,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부부간의 친밀함을 바탕으로 한 가정회복을 통해 이루는 행복이야 말로 영성회복의 열매가 될 수 있다.

부부가 친밀감의 표현을 풍성히 나눌 수 있다면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친밀함이란 나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나의 벽을 허물고 더불어 하나가 되는 것이다. 하나가 된다는 것은 서로를 온전케 하고 완전케 하는 관계이다. 결국 사랑은 그에게 나를 내어줌으로 말미암아 그를 얻는 것이다. 가족의 친밀감은 가족의 모든 눈물, 아픔을 치유하고 회복할 수 있다. 그것이 가족이다. 가정 안에 친밀감이 있다면 밖에서 실패와 좌절이 있더라도 가정 안에서는 회복되고 힘이 되는 공동체가 될 수 있다.

가족은 기쁜 마음으로 예배할 수 있어야 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기도할 수 있어야 한다. 갈등과 분노 후에 드리는 기도와 예배는 하나님 앞에 바른 자세라 할 수 없다. 진정한 영적 환경을 준비하려면 마음의 환경을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 부부는 예배, 성경묵상 그리고 헌금 등에 대한 원칙들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십일조, 감사, 교회공동체를 향한 나눔과 헌신에 대해 부부가 대화를 통해 원칙을 세워 지키지 않는다면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일에, 영적으로 나아가는 일에 있어서 부부의 영적 친밀감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

영적 친밀감을 위해서 부부는 적어도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는 자기 신앙에 대해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때때로 믿음이 연약해지고 갈등하기도 한다. 욕심과 유혹이 우리를 사로잡아 하나님을 생각하지 못하게 하기도 한다. 그러할 때 부부사이에 자신의 영적 실패와 좌절마저도 같이 나누고 정죄하지 않고 격려할 수 있는 부부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는 돈과 자녀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만 믿음에 관한 이야기는 잘 나누지 못한다. 부부가 같이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의 믿음을 나눌 수 있다면 영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온전히 하나 된 가정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부부는 서로의 개인적인 영적성장을 위해, 그리고 영적으로 건강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여성 사역자 엘리스 모건은 “부부의 깊은 영적 사귐을 위해서는 나눔과 기도, 섬김이 필요하며 그 출발점은 언제나 대화”라고 강조한다. 어떤 관계에서든지 대화 없이 친밀감을 누리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부부간의 관계에 있어서도 대화가 중요하다. 대화는 상대편을 설득해 가는 과정이 아니라 이해해가는 과정이며, 차이를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해소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화는 부부간의 친밀감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또한 부부간의 친밀감에 있어서 섬김은 중요한 요소이다. 진정한 섬김은 상대방의 필요를 알고 그것을 채워주는 것이다. 섬김은 대가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사랑을 증명하기 위한 노력이나 강요, 거래가 아니다. 배우자의 사랑과 헌신으로 마음이 열릴 때, 예수님의 사랑과 가르침에도 마음이 더 크게 열리고, 자연히 부부간의 영적 친밀감도 더 커지게 된다.

아울러 신앙의 나눔을 통해 형성된 영적 친밀감은 부부사랑으로 이어져야 한다. 불행하게도 많은 부부들이 사랑한다는 말, 행복하다는 말을 잘 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랑의 표현은 영적 친밀감을 높게 만들고 이것을 통해 더 풍성한 영적 축복을 나눌 수 있는 유익이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