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는 축복이다
장애는 축복이다
  • 유흥주
  • 승인 2018.01.03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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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목사의 경험담이다. 어느 교회가 담임목사를 청빙한다기에 지원을 했다. 최종 후보에 올랐다. 그 교회에 가서 설교도 하고 교인들 앞에 선을 보였다. 예배가 끝나자 교인들이 한결같이 설교가 매우 좋다고 하며 기뻐했다. 따로 당회원들과 인터뷰를 했다. 신상에 관한 정보와 목회 경력 같은 내용은 이미 이력서에 담아 제출했기 때문에 자연히 이야기는 목회 비젼과 신앙고백 같은 것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평소 그려왔던 목회 소신과 비젼에 대해 신나게 이야기했다. 금세 당회원들의 표정이 밝아지면서 교회에 소망이 생긴다고 좋아 했다.공식적인 인터뷰가 끝나고 가족 소개가 있었다. 밖에서 기다리던 아내와 아들이 들어왔다. 아내가 휠체어를 탄 뇌성마비아들을 데리고 당회실로 들어오자 금방까지 밝았던 당회원들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긴 여행으로부터 집에 들어오자마자 청빙교회 당서기로부터 연락이 왔다. 목사님 죄송하지만 ,목사님을 청빙하려던 계획을 취소했습니다. 말씀드리긴 송구스럽지만 목회자 가정에 흠이 있는 자식이 있는데 어떻게 교인들 앞에 설수 있겠습니까? 목사님은 신학교에서 가르치는 일이나 하는 게 좋겠어요”

힌두교 속담에 "명심하라 자기가 한 말은 반드시 자신에게로 되돌아 온다"는 말이 있다. 예화로 들은 한 목사의 초빙과정에서 일어난 웃지 못할 에피소드는 우리에게 무언가 던지는 다른 메시지가 있다. 그것은 등장하는 목사는 피해자인가? 라는 것이다. 잘못된 장애에 대한 인식으로 개인적인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 것은 초빙공고를 낸 교회 당원들의 책임인가?우리는 그것이 교회든, 일반 사회든 공동체 안에서는 서로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 적극 동조했던, 방조했던, 침묵했던 간에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 한 공동체 안에서 일어난 사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교회라는 공동체 안에서 일어난 장애부모 목사에 대한 초빙거부사태에 해당 목사도 가해자로서 책임이 있다. 자녀의 신체적 다름이 자신과 부모와 가족의 영적구원과 연결시키는 이런 유형(요9)의 사고가 교회 안에서 자리 잡도록 방치하거나 침묵했기 때문이다.이러한 유형의 사건들이 지금도 한국교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각종 사건과 사고가 목사와 장로라고 피해가지 않는다. 필자가 매주 금요일 신촌세브란스병원 재활병동 기도회에 참여하고 축복기도를 한지 2년이 넘어간다. 그곳에서 기계에 발이 빨려 들어가 전단된 목사, 목사안수를 눈앞에 두고 쓰러져 6개월 동안 치료받은 침례교단 강도사, 통합측 장로, 합동측 안수집사 등 많은 이들을 만나고 상담했다. 심지어는 사모가 유방암 수술을 했다는 것이 빌미가 되어 쫓겨낸 필자의 대학후배 목사도 있다.이러한 현상이 일부 몰지각하고 무식한 기도원원장, 부흥강사만의 문제인가?  그저 세상적인 사고방식을 교회 안으로 끌고 들어온 철없는 평신도들의 문제인가? 너와 나는 가슴에 손을 얹고 주신 양심에 따라 대답해 보라!! 나는 축복이 건강한 신체, 아름다운 외모, 출세라고 설교한 적은 없는가? 두둑한 헌금봉투를 들고 낸 사람의 이름을 호명하며 축복기도 하지 않았는가?  아무 생각이나 저항없이 기복신앙을 따라 성도들의 눈치를 보며 아닌 것을, 잘못된 사고방식을 묵인하지 않았는가? 선지자성을 상실한 제사장들은 타락한 사회를 구원하지 못하고 함께 멸망한다는 것을 우리는 구약성서에서 배워 알고 있음에도 말이다.장애와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인식개선과 신학정립에 지금까지 미온적이었던 목사들과 교회는 이제 피해자가 될 것이다. 자신들 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이들이 쫓겨남을 당하고 있다. 그것은 내가 목사가 숨은 가해자임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죄를 회개하고, 아직 내게 장애가 불행이 임하지 않았을 때에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제 교회 안에서 장애와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의 절실함은 목사와 교회의 리더들에게 꼭 필요한 사명이며, 한국교회 공동체가 올바로 서기 위한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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