쏠리지 않고 균형 잡힌 교회
쏠리지 않고 균형 잡힌 교회
  • 민돈원
  • 승인 2017.11.25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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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 20일은 두 군데 가야 할 곳이 겹친 날이었다. 그날 이미 몇 번의 공문을 통해 1년에 두 차례 신학교 M.Div 총동문회 공지가 있던 날이었다. 어지간해서 이 총동문회만큼은 지난 수년간 잘 거르지 않고 줄 곧 참석해 왔던 모임이다.

그런데 이후 또 다른 곳에 가야 할 일이 생겼다. 바로 전도세미나였다. 지난 달 우리교회에서 경인지역 전도 콘퍼런스가 있었다. 참석자가 거의 우리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전도프로그램이었다. 이 두 가지 일이 다 중요하지만 하나를 택해야만 했다. 나는 총동문회보다 뒤늦게 알게 된 전도세미나이긴 했지만 당연히 총동문회 쪽을 접고 2박3일간 진행되는 전도세미나에 참석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면서 전도하는 일은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기에 당시 콘퍼런스에 참석했던 같은 지방 목사님부부가 있었기에 그분에게 함께 참석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권유했다. 그러나 심방 때문에 가지 못한다는 답변이었다. 교회에서도 함께 갈 수 있는 사람을 속회 인도자를 통해 광고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마지막으로 특별히 지명해서 권유한 교인 역시도 자신들의 이유를 들어 불응했다.

그러나 정작 참석한 거의 대부분이 세미나가 열리는 이곳 광림수도원에서 가까운 곳이 아닌 5시간 이상 거리는 여수, 고흥을 비롯하여 영광, 전주, 대구, 대전 등 먼 거리 교회에서 온 목회자와 성도들이었다. 이런 검증받은 전도 세미나이지만 주최측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갈수록 참석률이 급격히 줄어든다는 것이다. 지난 8년 전부터 1년에 두 차례씩 이번까지 16회째 진행해 오는 동안 이번이 가장 저조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보통 기본적으로 3-400명은 참석했고 최소한 100여명이 넘는 참석률이었는데 이번은 100여명에도 훨씬 못 미쳤으니 그럴 만도 하다. 등록비라고 해야 최소 비용인데다 지출되는 강사비, 적지 않은 일간지 광고비, 진행하는데 따른 모든 경비 등을 고려하면 주최측에서 상당한 액수의 재정적 마이너스를 감수하면서까지 진행하고 있음을 볼 때 참석하는 나로서도 안타까움이 더했다. 5명의 강사로 강의한 분들 모두 6년 전 혹은 3년 전부터 이 전도시스템을 적용하여 건강한 교회, 행복한 교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데 대해 한 목소리였다.

나는 몸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전도하는 일이 우선순위라고 여겨 참석하였다. 세미나가 열린 광림수도원에서 머물던 첫날 새벽은 기침을 많이 하여 함께 숙소에 있던 분들에게 어찌나 미안했는지, 그러나 이틀째는 많아 좋아져 잠을 편하게 잔 후 새벽 2시 반에 기상하여 세면한 후 너무 이르기에 잠시 잠자리에 들었다. 다시 4시경 일어나 아무도 아직 오지 않은 다락방채플(강의실, 예배당)로 갔더니 문이 잠겨 있었다. 이에 수도원에 코스마다 조형물로 예수님의 공생애에서 부활까지 잘 만들어 놓은 기도동산을 오르며 새벽 깨끗한 공기를 마시면서 산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전도 세미나는 단순히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가장 마음을 끌었던 것은 교회 숫자적인 부흥성장에 목적을 두거나 또 다른 프로그램이 아닌 교회 본질에 충실하려고 하는 소수의 몸부림임을 볼 수 있었다. 강사들을 통해 받은 도전은 영혼구원에 대한 열정이 누구보다 남다르다는 모습과 함께 포기하지 않은 꾸준함이 무엇보다 돋보였다. 또한 평신도들 대부분이 스스로 전도하도록 움직이는 건강한 교회가 되어가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하루도 기도하지 않으려는 오늘의 현실에서 자그마치 52일 특별 새벽 기도회 등을 비롯하여 강력한 기도의 동력화가 기본적으로 일어날 때 전도 결실에 탄력을 받아 정착이 잘됨으로 매년 실제적인 성장을 경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전도할 마음이 없으면 핑계만 보이고, 전도할 마음만 먹으면 사람이 보인다.
전도하지 않는 사람은 시간나면 불평을 전하지만 전도하는 사람은 시간나면 예수님을 전한다.
기도하지 않는 사람은 뚜껑이 열리고 기도하는 사람은 하늘이 열린다.

전도세미나 이후 마음에 들려오는 소리이다. 균형잡힌 교회가 되어야 넘어지지 않는다. 교회도 한쪽으로 쏠리면 무너진다. 교회다운 교회가 되기 위해 기도와 전도로 균형을 잡아야 할 때가 지금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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