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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되는 식당 잘되는 교회
2017년 10월 07일 (토) 12:15:27 민돈원 gunsa12@hanmail.net
   
▲ 가평에 있는 00식당

다음 주 우리교회는 금년 목회계획 중 가장 중요한 행사라고 할 만큼 비중을 크게 두고 에너지를 쏟고 있는 전도 집중 성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오시는 강사도 감리교회에서는 가장 전도에 탁월한 분으로 검증받은 분인지라 감리교회 교역자정도라면 거의 모를 리 없는 세칭 유명강사님을 모셨다. 본부나 연회 주최 또는 대부분 지방회 행사 때 잘 나가는 강사님이기도 한 분을 우리교회에서 모셨다고 하면서 몇몇 지인들에게 성회가 풍성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도 하되 이번 기회에 전도의 고수에게 배우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초청 겸 기도요청을 보냈다. 이에 의정부에서 목회하는 어느 동문 선배 목사님이 회신오기를 ‘지방회 행사도 아니고 개체교회에서 강사로 초청한 것 보니 민 목사님 대단하네요!...’라고 할 정도로 놀라는 반응이었다.

물론 나는 그 뜻을 짐작한다. 그런 반응의 이면에는 아마도 우리교회가 강사님이 담임하는 교회와 같이 그런 큰 규모나 그보다 못 미치는 중형교회정도도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는 면이 없지 않겠지만 이보다 더 근접한 이유는 그 강사님의 이른바 목회적인 스펙이 출중하여 아무나 모시기 힘든 분을 어찌 감히 섭외를 했을까? 하는 보편적인 인식 때문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 강사를 모신 이유는 사실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금년 중순경 막연한 전도 강조나 추상적인 전도설교 가지고는 전도하지 않는다는 판단 하에 목회자인 나와 성도들이 강력한 도전에 직면해야겠다는 절박함을 깨닫고 고민하며 기도하던 중 초청강사를 마음속에 선정하다가 확신을 가지고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전화통화를 통해 오는 10월9일부터 2박 3일의 일정에 합의했다.

그 이후 이 큰 성회를 위해 교회 주변 군 소재지 면소재지 3군데 등 13개 지정 게시대에 현수막을 3주전에 부착하여 성회 소식을 주위에 홍보하고 있다. 더욱이 이 성회를 위해 지난 9월 10일 선포한 이후 한 달간 계속되는 기도회 때문에 나는 이번 명절 연휴도 반납했다. 그리고 매일 저녁 기관별 릴레이 기도회가 교회성도들과 함께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

그러면서 이번 주 행사를 위해 혹시 식당을 미리 준비해 놓을 일도 필요하리라 여겨져 이 지역 맛 집으로 잘 알려진 메뉴가 다른 몇몇 식당들을 인터넷으로 검색하였다. 그 가운데 바로 하나가 위의 사진처럼 얼핏 사진으로 비춰진 모습은 고궁 같은 건물을 연상케 하는 식당이었다. 이 식당은 잣 두부 식당이면서 곤드레 정식 그리고 숯불 닭갈비 전문집이다. 이 식당을 답사할 겸 식사하러 갔더니 정말 우리나라 고궁과 같이 전통적인 고풍스런 기와집으로 지어진 지붕의 외관과 우람한 목재로 된 무게감 있는 기둥과 천장의 내부모습은 손님에게 위압적일 만큼 압권이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그 식당이 부러운 이유는 이번 긴 추석명절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성업(盛業) 중이라는 식당의 매력이 궁금했다. 이번 추석이 수요일이었다. 알다시피 추석은 그 어느 때보다도 그야말로 먹을 음식이 풍부한 때이다. 추석이 지난 지 불과 1-2일이라면 얼마든지 집에서 맛깔스럽게 장만한 음식을 먹고 난 입맛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시간대이다. 그런데 추석이 불과 하루 지난 다음날에도 이 식당은 영업 중이었다. 그날 몇 몇 식당에 전화해 본 결과 거의 대부분이 전화를 받지 않던지(영업하지 않기에) 아니면 토요일부터 한다는 곳이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틀 지난 오늘(금요일)찾아간 이 식당 앞에는 넓은 주차장에 주차한 차량만도 약 30-40대는 되어 보였다. 식당 자체가 매머드식당이었고 내부 홀이 굉장히 넓었는데도 거의 손님이 찰 정도로 성업 중이었다. 특별히 이 식당은 지역의 중심지나 번화가에 위치한 곳도 아니다. 다만 수목원을 가느라 관광객들이 찾는 길목에 위치해 있다는 좋은 조건 이 하나 외에는 일부러 찾아가야만 하는 시골 외진 곳에 위치해 있다.
대부분의 식당이 문을 닫는 추석 명절 지난 바로 다음날도 성업중인 이 식당은 나의 부러움을 살만하기에 충분했다.

이거다. 잘 되는 식당은 연휴에도 잘 되는구나! 안 되는 식당은 사람들이 다니는 길목에 있고, 이른바 아무리 목이 좋아도, 그리고 쉬지 않는 평일에도 안 되는데 말야! 주위에 잘되는 사람을 보아도 그렇다. 잘되는 사람은 시간이나 건강이나 환경이나 조건, 적성이나 배경이나 가진 것이나 심지어 자라오면서 받은 상처까지도 무색할 만큼 초월한 사람들이다.

잘되는 교회도 그러하다. 그러나 안 되는 교회는 안 되는 요소만 찾아 다 갖고 있다. 이를테면 더우면 덥다고 추우면 춥다고 때를 타는 성도, 날씨의 기상도에 따라 예배기복이 심한 성도, 명절이나 휴가 타는 성도, 몸 상태 따라 들쑥날쑥 하는 성도, 집안일과 형편 따라 불안정한 성도, 말 한마디에 상처받고 토라지는 성도, 주님 십자가 수치보다 자신의 자존심 앞세우는 성도, 등 등...

그러나 잘 되는 교회는 이런 갖가지 함정과 사소한 문제들을 훌쩍 뛰어 넘는다. 마치 장애물 경기의 승자와 같다. 그런 이면에는 완충역할을 잘 하는 중간 사역자들이 반드시 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이 그 문제마다 떠안고 자기를 희생함으로 교회를 살리는 생활 속의 순교자들이다. 따라서 교회가 잘되려면 이 식당처럼 연휴 중에도 잘 모일 수 있는 영적 실력이 있어야 한다. 연휴중에 모인 가족들과 친지들을 대상으로 집회를 열 수 있다면 영적 실력이 있는 교회다.

나는 지금까지 목회하는 동안 한 번도 명절 때문에 공적예배를 휴무하고 외부로 다녀오거나 ‘예배를 쉽니다.’ 라고 광고한 적이 없다. 물론 이런 문제에 대해 목회자마다 목회철학이 다를 수 있다고 여겨지지만 나는 이 식당을 보면서 가슴에 찡한 도전을 받는다. 안되니까 문을 닫는 것보다는 도리어 잘되니까 문을 닫으면 손님들의 전화가 빗발칠 만큼 문전성시(門前成市)를 이룬 그 식당은 성공한 에피소드가 많을 식당이다.

만에 하나를 양보하여 교회가 잘되어 명절 때에 더 잘 모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향 교회를 배려하기위해 파송하는 마음으로 명절에 예배를 쉬었다면 실력 있고 여유가 있는 교회이고 그나마 자랑할 말이라도 있겠지만, 교회가 힘들고 안모이니까 별수 없이 쉬는 교회라면 할 말도 없고 부끄럽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우려컨대 갈수록 놀고 쉬고 여행가고 명절로 인해 교회가 점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에 결국 교회가 그들의 비위와 장단에 맞춰 버린 나머지 어느 곳이 될지 모를 그 예배당들이 텅텅 비게 되는 날이 온다면 그 책임을 오늘 그렇게 만든 우리에게 묻지 않겠는가?

그렇기에 나는 오늘 이 식당을 다녀오면서 이렇게 질문하고 싶다. 왜 이런 시골 식당도 되는데 주님이 주인 되시고 머리되시며 성령님이 역사하시는 교회라고 한다면 안 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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