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에 대한 니사의 그레고리오스의 교훈(5)
완전에 대한 니사의 그레고리오스의 교훈(5)
  • 김수천
  • 승인 2017.08.23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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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는 완전을 향한 길에서 성자와 성령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 보려고 한다. 먼저 성자의 역할에 대하여 그레고리오스는 대속의 희생제물과 질병의 치료자라는 관점을 강조한다. 한편 그레고리오스는 성자를 완전을 향한 진보의 과정에서 신자가 서야 할 덕의 반석(the rock of the absolute virtue)으로 해석한다. 모세의 두 번째 시내 산 등정에서 하나님은 모세에게 “내 곁에 한 장소가 있으니 너는 그 반석 위에 서라”(출 33:21)고 말씀하시는데 이 구절을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또 다른 성경 구절에서 그 진보는 조용히 서 있는 것을 의미하는데, ‘너는 그 반석 위에 서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는 마치 모래언덕 위를 오르는 것처럼 끝없이 수고하는 자 와 같다. 비록 장시간 발걸음을 내딛지만 모래 위에서의 발걸음은 언제나 아래로 미끄러진다. 그러므로 많은 동작에도 불구하고 진보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시편 기자의 말처럼 그가 진흙 구덩이에서 발을 들어 올리고 완전한 덕이 되시는 그리스도의 반석 위에 둔다면 그가 바울의 권고처럼 그 덕 안에서 더 견고하고 흔들림 없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경주를 더 빨리 마치게 된다.
요약하면 그레고리오스는 완전에 이르는 길에 있어서 성자는 구속자와 치유자의 역할도 하지만 완전을 향해 달리는 신자를 위해 특별한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그 특별한 성자의 역할이란 완전한 덕으로서 신자가 그 위에 서 있음을 통하여 흔들림 없이 더 빨리 달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덕을 실천하는 자만이 덕의 완성을 향해 더 빨리 진보할 수 있는데, 덕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완전한 덕이신 성자에게 토대를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완전에 이르는 길에서 성령은 신적인 은혜 또는 돕는 자로서 묘사된다. 먼저 모세를 돕는 아론에 대한 해석을 통해 성령의 사역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리의 본성에 주어지는 하나님의 도움은 덕의 삶을 옳게 사는 자들에게 주어진다. 이 도움은 우리의 출생 때에 이미 존재하는 것이지만 우리가 우리 자신들을 더 높은 덕을 향해 열심히 훈련하고 보다 더 강한 시험들에 노출할 때 잘 나타나게 된다.
성령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은 홍해를 건너기 전에 나타난 구름에 대한 묘사를 통해 설명한다.

이 건넘에 있어 구름은 안내자의 역할을 한다. 우리 이전 사람들은 구름을 성령의 은혜로서 곧잘 해석하였는데 그 성령은 선을 향한 안내자로서 가치 있는 자들을 안내한다. 누구든지 그를 따르는 자는 물을 통과하는데 왜냐하면 그 안내자는 그 따르는 자들을 위하여 물 가운데 길을 만들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완전을 향한 성령의 역할에 대하여 그레고리오스가 세 가지의 관점을 제시하고 있음을 본다. 첫째, 성령은 돕는 자로서 완전을 향한 영적 여정에서 안내자 역할을 한다. 둘째, 성령은 인간의 출생 때부터 하나님의 보편적 은혜로서 이미 존재한다. 셋째, 그러나 그 성령의 활동은 신자의 영적 훈련의 정도에 비례한다. 위 인용문에서 ‘가치 있는’(worthy)를 의미하는 헬라어 단어(ἀξίος)가 형용사인데 복수, 중성으로 쓰인 것에 주목해야 한다. 다시 말해 성령은 영적 진보를 위해 헌신하는 신자들에게는 성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그 진보를 돕기 위해 안내자 역할을 한다. 이 점에서 완전에 이르는 길이란 신적 은혜와 인간의 노력이 상호 협력하는 결과로서 이루어지는 신인 협력설(divine-human synergism)의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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