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에 대한 니사의 그레고리오스의 교훈(4)
완전에 대한 니사의 그레고리오스의 교훈(4)
  • 김수천
  • 승인 2017.08.1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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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는 모세의 생애에 나타난 완전을 향한 길에서 성부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 보려고 한다. 모세의 생애에서 성부는 완전을 향한 여정의 주도자요 신자에게 영원한 갈망의 대상으로 이해된다. 먼저, 완전을 향한 영적 여행의 주도자로서 성부는 계시자로서 묘사된다. 광야에서 고독과 관상의 삶을 살던 모세에게 하나님은 불타는 떨기나무를 통하여 자신이 누구인지를 계시하였다. 그리고 모세로 하여금 철학적 진리에서 종교적 진리를 추구하도록 그의 지성을 조명하였다. 그 하나님은 시내 산에서 십계명과 다른 계시들을 통하여 자신의 뜻을 나타내었다.
이러한 주도자와 계시자의 역할 외에 성부는 영적 갈망의 대상으로서 그려진다. 이러한 이미지는 모세가 시내 산에서 두 번째 대면한 하나님과의 대화에 잘 나타난다. 이 두 번째 대면에서 모세는 하나님에게 “주의 영광을 내게 보이소서”(출 33:18)라고 요청한다. 하나님은 “내 영광이 지나갈 때에 내가 너를 반석 틈에 두고 내가 지나도록 내 손으로 너를 덮었다가 손을 거두리니 네가 내 등을 볼 것이요 얼굴은 보지 못하리라”(출 33:22-23)고 대답하신다.

하나님이 등만 보이신 이 사건을 그레고리오스는 영적 진보에 대한 갈망이라는 관점에서 설명한다. 다시 말해, 모세의 입장에서는 하나님의 등만 본 것도 영적인 기쁨이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하나님 임재의 생생한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피조된 인간이 창조주를 만나 창조주와 직접 대화를 나누었고 창조주의 사랑을 경험하였기 때문이다. 이 하나님과의 직접적인 만남과 대화는 모세의 지성을 고양시켰을 뿐만 아니라 그의 영혼을 빛나게 하였다. 그 결과 모세가 하산할 때에 그의 얼굴의 광채로 인하여 사람들이 그를 주목할 수 없었다. 모세의 얼굴은 하산 후에도 한동안 계속 광채를 발하였다. 그래서 모세는 사람들을 대할 때 한동안 수건을 사용했다고 출애굽기 34장 33-35절은 기록하고 있다. 모세의 영혼이 하나님을 닮아 아름답게 변모한 것이다. 이 하나님의 닮음에 대하여 그레고리오스는 다음과 같이 기록한다.
그가 진실로 하나님의 형상을(εἰκόνα θεοῦ) 닮아 왔고 하나님의 성품으로부터 벗어나지 않았기에 그는 자신 안에 하나님 형상의 독특한 모습들을 가졌고 모든 면에서 그 원형과 닮았음을 보여 주었다. 그는 썩지 않고, 변하지 않는 것으로 그의 영혼을 복되게 하였으며 악함을 공유하지 않았다.
그러한 모세에게 이제 새로운 영적 목표가 생겼다. 하나님의 등을 본 것이 끝이 아닌 것이다. 언젠가는 하나님의 얼굴을 대면하게 될 것이라는 소망이 생긴 것이다. 하나님의 등을 본 것만으로도 모세의 영혼이 아름답게 되었다면 하나님의 얼굴을 보며 하나님과 대화한다면 그 아름다움은 얼마다 더할 것인가! 모세의 성품은 하나님의 성품을 닮게 될 것이다. 베드로후서 1장 4절에서 말한 “세상에서 썩어질 것을 피하여 신성한 성품에 참여하는 자가 되게 하려 하셨느니라”는 신화의 약속이 성취되는 것이다. 예수님이 명령하신 하늘 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 너희도 온전하라는 말씀이 성취될 것이다. 그래서 모세의 영혼에는 지극한 갈망이 생겼다. 그것은 하나님을 대면할 것에 대한 사랑이다. 바로 이 하나님을 대면하는 아름다움에 대한 영혼의 사랑이 동방정교회 영성의 한 핵심이 되었다.

요약하면 그레고리오스가 이해하는 성부는 신자가 영적 진보를 시작하도록 이끄는 주도자의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 여행 가운데 계시자로서 신자의 어두운 영혼을 조명하고 깨우친다. 나아가서 성부는 신자에게 완전한 연합에 대한 갈망을 갖도록 한다. 바로 이 성부와의 대면과 연합이라는 영적 아름다음에 대한 사랑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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