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에 대한 니사의 그레고리오스의 교훈(3)
완전에 대한 니사의 그레고리오스의 교훈(3)
  • 김수천
  • 승인 2017.08.09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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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는 모세의 생애에 나타난 조명과 완전에 대하여 살펴 보려고 한다. 불타는 떨기나무에 대한 해석은 영적 진보의 두 번째 단계인 조명에 대한 그레고리오스의 견해를 잘 보여 준다. 먼저, 그레고리오스는 조명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고요하고 평화로운 삶을 유지해야 함을 강조한다. 그리고 모세가 신을 벗어 자신을 준비한 것처럼 비존재에 대한 우리의 견해들을 먼저 정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모세가 경험한 조명을 다음과 같이 해석하고 있다.
그래서 누구든 오랜 기간 동안 고요함 속에서 보다 높은 철학적 문제들에 대해 탐구한다면 스스로 존재하는 것에 의하여, 그것의 본질 자체에 존재를 포함하는 참된 존재와 형상에 의해서만 존재하는 비존재에 대하여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성[조명된 모세의 이성]은 어떤 존재도 참 존재에 대한 참여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참 존재는 모든 존재들의 갈망의 대상이고 그 존재들이 참여하는 대상이지만 그 참여에 의하여 축소되지 않는다. 이것에 대한 깨달음이 진리에 대한 지식이다.

여기서 그레고리오스가 이해하는 조명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영성가들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조명의 의미는 자신에 대한 성찰과 하나님의 뜻에 대한 깨달음이 주된 내용이었다. 그런데 그레고리오스는 그러한 일반적인 의미와는 달리 첫째, 철학자들이 추구하던 것과 유사하게 현상과 궁극적 실재 또는 비존재와 참 존재에 대한 깊은 사유를 포함하고 있다. 둘째, 동방정교회에서 추구해 온 신화의 사상과 같은 맥락에서 설명될 수 있다. 참 존재는 모든 비존재들의 갈망의 대상이며 모든 비존재들은 참 존재에 참여하려고 한다는 사상은 비존재인 인간이 참 존재인 창조주의 성품에 참여하는 자(partaker of the divine nature)로서 피조 되었다는 관점과 상통한다.

다음으로, 모세가 체험한 시내산 경험과 죽음에 대한 기록은 연합의 의미를 잘 설명해 준다. 먼저, 모세의 시내산 경험에 대하여 그레고리오스는 다음과 같이 기록한다.
모든 감각에 의한 것과 지성에 의하여 알려진 것들을 뒤로하고 보이지 않고 이해되지 않는 것에 이를 때까지 나아간다. ...그러므로 모세가 지식에서 자라 갔을 때 그는 어둠 속에서 하나님을 보았다고 선포했다. 즉 그는 모든 지식과 이해를 초월하는 신성을 알게 된 것이다.
모세는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어둠 속으로 들어가서 자신의 모든 지식을 뒤로하여야 했다. 이제까지 자신이 알고 있던 모든 신에 대한 지식을 부정해야만 했다. 그리고 다만 침묵 가운데에서 하나님을 기다려야 했다. 인간의 모든 지식을 거부하는 침묵, 그것은 바로 신적인 계시가 임하는 통로가 되는 것이다. 이 침묵을 통하여 인간과 신은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만남을 통하여 인간은 참된 지식을 얻게 된다. 바로 여기에서 우리는 그레고리오스가 하나님과의 만남과 연합을 지성의 완성이라는 측면에서 이해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하지만 그레고리오스는 하나님과의 연합의 의미를 지적인 측면으로만 설명하지 않는다. 모세의 죽음에 대한 해석을 통하여 그레고리오스는 연합이란 하나님의 성품과 일치하는 것 즉 신화라고 강조한다.
우리 삶의 한 가지 목표는 우리가 사는 삶의 덕들을 통하여 하나님의 종들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하나님의 형상에 진정으로 가까워지고 신적 인격에서 벗어나지 않는 자는 자신 안에 구별되는 흔적들을 지니게 되고 모든 것에서 자신의 원형과 일치를 보이게 된다. 그는 자신의 영혼을 썩지 않고 변하지 않으며 전혀 악한 면이 없는 아름다움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레고리오스의 관점에서 완전이란 지적인 면에서 성장하는 것만이 아니라 하나님의 성품에 참여하는 자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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