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님과의 대화를 통해 얻는 교훈
누님과의 대화를 통해 얻는 교훈
  • 민돈원
  • 승인 2017.03.2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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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고종 사촌 누나와 전화 통화를 한 이후 내 뇌리에 떠나지 않고 곱씹게 하는 한 마디 말이 남아 있다. 그 누나는 목포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60대 초반으로서 나를 학교 다닐 때부터 아껴주던 분이다. 안부 인사 등을 물으면서 항상 친척이면 그렇듯이 목회하는 나를 안쓰럽게 여긴 나머지 내게 조언해주는 핵심 요지의 말인즉 이렇다.

‘전에는 성도들이 목사님을 섬겼지만 지금은 목사님이 성도들을 섬겨줘야 한다. 그 분들에게 잘 해줘야 한다. ...’

전화를 끊고 나서 두 가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하나는 섬긴다는 말의 의미가 무엇인가? 그리고 다른 하나는 진정한 섬김이 무엇인가? 를 규정해야 했다. 이에 우리 말 사전을 찾아 섬김의 정의를 살펴보았다. 동시에 성경에서 말씀하는 섬김은 어떤 것인지를 다시 보게 되었다.

우선 우리말 사전에서 정의하는 ‘섬기다’란 뜻은 (아랫사람이 윗사람을)공경하여 받들어 모시다. 여기에서 다시 공경이란 남을 대할 때 몸가짐을 조심스럽게 하고 받든다는 뜻이고, 여기서 받든다는 뜻은 1)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의 명령이나 뜻, 말을)받아들여 지지하고 소중히 여기다. 2) (사람이 무엇을)공경하여 높이 모시다. 3) (사람이 물건을)손바닥으로 밑에서 받아 올려 들다 란은 뜻이었다. 한마디로 매우 무게감 있고 품격 높은 단어인 것만은 분명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아쉬운 것은 옛날 신하가 임금을 섬기는 일방통행적인 색채가 더 가까운 단어로 이해되었다.

이에 다시 성경에 나오는 섬김은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떤 섬김이 진정한 섬김인지를 찾아보았다. 최초로 섬김의 단어가 등장한 곳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종살이하던 애굽에 있을 때 모세를 통해서 바로에게 가서 말하라고 명령하신 말씀이었다. 즉 “... 내 백성을 보내라. 그들이 나를 섬길 것이니라.”(출7:16, 8:1) 이 말씀이다. 여기서 '섬긴다'는 말씀을 영어성경(NIV)에서는 예배(worship)라고 표현했다.

다음으로 신약에서 이 섬김은 밤낮 성전을 떠나지 않고 금식하며 기도로 섬긴 안나 여선지자(눅2:36-37)를 볼 수 있다. 또한 자신의 소유(재산)로 섬긴 여러 여인들에게 나타나 있다(눅8:3), 그리고 최종적으로 주님을 따르는 것이 섬김이라고 주님을 가르쳐 주신다.(요12:26)

이런 섬김을 바울은 그의 서신 로마서에서 여러 은사 중에 섬기는 일이 있음을 말씀하면서 “...주를 섬기라”라고 연결시킨다(롬12:7,10) 그리고 히브리서에서 모든 천사들은 섬기는 영으로서 구원받을 상속자를 섬기라고 보내신 자들(히1:14)임을 말씀하고 있다.

이런 말씀을 종합해 볼 때 주를 믿는 사람들이라면 주님을 섬기는 자들임은 물론 믿음의 형제들을 서로 섬기는 것이 성경에서 말씀하는 성경인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이런 섬김의 본을 누구보다도 예수님이 몸소 보여주셨다. 예수님은 섬기는 자가 큰 자라고 하셨고 주님 자신이 섬김을 받으려 이 땅에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셨고 그것은 자신의 목숨을 우릴 위해 대속물로 내주시기까지의 섬김이셨다.(마20:26-28)

그렇다면 이제 서두에 언급한 바 있는 전에는 성도들이 목사님을 섬겼는데 지금은 목사님이 성도들을 섬겨야 한다는 말이 어딘지 이런 말씀과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그렇게 되면 성경에서 말씀하는 섬김이 이전과 지금이 바뀌었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성경은 문제가 없으니 결국 우리 믿음의 문제이다. 물론 사랑으로 목회해야 한다는 그 누님의 말로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

다만 이 시대를 우려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쓰는 나는 또 다른 이면 속에 있는 것 때문이다. 즉 아마도 주님이 주인 되시는 교회가 아닌 자꾸 인간적이고 세속화 되어가고 있다는 징조(sign)가 있지 않는가 하는 우려를 떨쳐 버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하면 지나친 기우일까? 그게 아니라면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이 해에 조용히 묻고 누구라 할 것도 없이 각자가 이에 응답하고 개혁이 필요하다면 겸허한 마음으로 과감히 새로운 변화를 주저하지 말아야 할 때라고 외치고 싶다. 뿐만 아니라 주님이 보이신 진정한 섬김의 정신으로 성도들을 잘 섬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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