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올 때면 눈 전도!
눈이 올 때면 눈 전도!
  • 민돈원
  • 승인 2017.01.21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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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목회하던 지역은 겨울이면 눈과 뗄 수 없는 사역이라 해야 맞을 것 같다. 개척교회를 세워 첫 목회하던 영광은 서해안쪽이라 유난히도 눈이 올 때면 폭설인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교회로 가는 길이 경사진 곳이라서 눈이 오거나 기온이 급강하하여 빙판길이 됨으로써 보행과 차량 통행이 어려워지곤 했다.

더 걱정스런 것은 새벽과 주일 그리고 다른 예배 시간과 겹쳐 눈이 오는 날에는 으레 나는 눈 쓰는 제설 요원이 되어야 했다. 개척교회인지라 눈 쓸 사람도 없을 뿐 더러 시골인지라 연세가 많은 분들이었고 새벽 시간에 나와 골목을 쓸 리가 만무했다. 그래서 눈이 오면 내가 도맡아 하는 일이 되었다.

무엇보다도 그 때 내 심정은 골목의 눈을 치우지 않으면 교회로 올라오는 경사진 길을 차가 다니기 힘들고 혹이라도 연세 드신 교인 한 뿐이라도 예배 참석하려다 낙상의 우려가 있기에 새벽부터 눈이 오는 경우에는 최소한 4-5번씩 제설작업을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눈 올 때 해야 하는 큰 사역이었다.

그 작업 범위가 단지 교회 건물주변만 제설 작업하는데 그치지 않고 인근 집 좌우 전방 100여m까지 치우고 나면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는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래도 그 땐 뿌듯했다.

그 다음 목회지인 진주는 겨울에도 눈이 오지 않는 특이한 지역이기에 눈에서 해방되는 듯했다.

그러나 이곳을 비롯한 이전 목회지 모두 눈이 적잖게 오는 지역일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한 겨울 기온이 가장 낮은 곳이기도 했다.

그런데 눈 쓸기는 첫 목회할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럴만한 충분한 성도들이 있지만 눈 치우는 일꾼은 그다지 많은 것 같지 않다. 눈 치우는 일꾼이 따로 있어 보인다. 낮에 내리는 눈이야 어느 정도 기온이 올라 내리면서 녹기 마련이지만 주로 눈이 새벽에 내리기 때문이다.

또 그 시간에는 마음먹고 쓸지 않으면 쌓인 눈 제설작업이 쉽지 않다. 눈삽, 빗자루를 동원하여 교회 주변을 모두 제설 작업하고 나면 손바닥에 물집에 생기고 허리도 아프며 적지 않은 시간도 걸린다. 많은 눈이 오는 새벽의 경우 내가 경험한 교회의 경우 이럴 때면 성도들의 새벽기도회 발길마저 거의 뜸해진다.

이에 종종 성도들에게 이런 광고를 해 본다.
‘여러분! 눈이 오는 새벽이면 나오지 않던 분들도 더 일찍 일어나 교회뿐만 아니라 인근 집근처 다니면서 우리 성도들이 제설작업 합시다. 이것이 눈 전도의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

그렇다. 눈만 오면 성도들이 하나같이 힘을 모아 눈 치우는 일을 한다면 말로 전도하는 백번보다 훨씬 실제적인 선한 행동의 전도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다. 물론 이런 일을 일회성이나 이벤트로 그치지 않고 몇 년을 꾸준히 한다면 교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줌으로써 지역 복음화의 큰 효과를 기대할 있으리라고 강조하는데도 이런 신선한 제안을 힘이 들고 익숙하지 않은 일어어서인지 잘 받지를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은 돈이 들지 않고도 지역민들에게, 특히 자동차를 가진 운전자들의 사고 위험을 덜어주고 마음을 훈훈하게 해 줄 수 있는 전도방법이요, 연로하신 분들에게는 길거리를 안전하게 다니게 할 수 있는 배려의 차원에서도 교회가 할 수 있는 사명이라고 본다.

그래봐야 연중 그 횟수가 손으로 꼽을 정도 이상까지 되겠는가? 요즘은 자기 대문앞도 잘 쓸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사각지대인 이 일을 더 귀하게 여기고 해야 할 필요가 있다.

태도가치를 바꿔보면 부정도 긍정이 된다. 거침돌도 디딤돌이 된다. 걱정이 기대로 바뀌어 진다. 즉 이제라도 늦은 저녁부터 눈이 오기 시작하거든 이렇게 태도를 바꾸어 보자.

‘아! 내일 새벽에는 우리교회에 나도 눈 전도하는 날이어서 기대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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