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의 연재를 마치며
2년간의 연재를 마치며
  • 신상균
  • 승인 2016.12.27 2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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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교회의 시골목사 이야기 2016년 12월 28일 수요일

2015년 1월 7일 ‘장수만세’로 시작했던 글이 어느덧 2년이 다 되었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그동안 목회했던 일들을 되돌아보며 글을 쓸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옛날 수첩을 뒤적거리며 이야기거리를 찾았다. 과거의 생각을 떠올리며 글을 쓰던 나는 갑자기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과거의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현재에도 많은 이야기거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과거의 이야기를 접어 둔 채 현재의 이야기들을 적기 시작했다. 그러다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왜냐하면 현재의 이야기들에 너무나 많은 것들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었다.

무심코 지나쳤던 일들을 다시 생각해보니 하나님의 은혜요, 성도들의 사랑이었다. 그 순간 나는 목회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도대체 목회한다고 하면서 나는 무엇을 했던가?

목회의 대상인 성도들과 어떤 관계를 가졌으며, 목회의 터전인 교회에서 무엇을 했으며, 목회의 목표인 영혼구원을 위해 어떻게 살았는가? 나는 목회자로서 어떤 성품과 자질을 가지고 있으며, 더 나은 목회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

나는 깨달았다. 목회도 묵상 없이는 생명력이 없다는 것을,

매일 새벽 말씀을 전하면서 나는 성도들에게 말한다.

“성경을 읽기만 하면 안됩니다. 성경을 묵상하고, 성경을 외워야 합니다. 그리고 성경말씀 대로 살아야 합니다.”

그러면서 나는 나 자신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목회를 열심히 하기만 해서는 안된다. 묵상하고, 기억하고, 목회자로서 살아야 한다.”

얼마전 어느 목사님이 신문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목회자만 보지 말고 하나님을 바라보세요.”

맞는 말이다. 그러나 사도바울은 이렇게 말했다.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권하노니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가 되라”(고전 4:17)

목회자는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다. 그런데 ‘나를 보지 말고 내가 전하는 하나님의 말씀만 들으세요.’하고 말하는 것이 좋을까 ‘나를 본 받으라’ 하고 말하는 것이 좋을까?

지난 2년동안 글을 쓰면서 나는 목회에 대한 묵상이 참으로 필요함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백운교회에 부임한지 13년 9개월이 되었다. 나는 새해를 준비하면서 교회에 안식년을 달라고 부탁했다. 다행히 교회에서는 목사님이 원하시는대로 해 드리겠다고 했다. 정말 좋은 교회다.

안식년을 달라고 한 것은 이제 남은 나의 목회를 다시 한번 묵상해보기 위해서이다. 이제 목회한 날들보다 목회해야 할 날들이 적은데, 정말 좋은 목회를 해보고 싶기 때문이다.

그냥 열심히 하는 목회가 아니라, 목회자로서의 자부심과 성도에 대한 사랑과 교회에 대한 열정, 그리고 영혼구원의 사명자로서의 목회를 하고 싶어서 한달에서 두달정도 안식년을 가질 생각이다. 그동안 읽지 못했던 책도 읽고, 성경에 푹 파묻혀 살아보고도 싶고, 책상에 장식용으로 꽂혀있는 주석서를 독파해 보고 싶기도 하다. 전국 교회를 돌아다니면서 설교를 듣고 싶기도 하고, 다른 교회 부목사로 사역도 해보고 싶기도 하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못했지만, 14년만에 맞이하는 안식년을 통해 목회에 대한 묵상으로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해 본다.

그 동안 ‘산골교회의 시골목사 이야기’를 읽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종이 더욱 열심히 노력하여 정말 좋은 목회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기회가 온다면 그때 새롭게 달라진 모습으로 여러분을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KMC뉴스의 송양현 목사와 모든 구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6년 12월 마지막 수요일에 

천등산 박달재에서 신상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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